지난주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는 후배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스물여덟의 나이로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했던 후배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저나 주변인 모두에게 굉장히 큰 슬픔과 아픔을 주었습니다.
아마 저번주 기사로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현대글로비스 워크샵 중 신입사원 사망> 그 기사 속의 신입사원이 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제 후배입니다.
대학교 내에서나 직장에서 행해지는 강압적인 술 문화로 인해 누군가 사망했다는 기사는 사실 여러 번 접했습니다.
팟캐스트나 다른 언론매체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라고 알고 있습니다. 막연히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그 문화로 인해 제 주변인이 떠났습니다.
사건에 대한 사실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기사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어 이 후배의 죽음이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한 일인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후배는 이번년도에 현대 글로비스에 입사했고, 몇 주 전에 경영지원팀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그리고 저번주에 있었던 워크샵은 회사 전체가 아닌 팀 워크샵이었습니다.
후배가 몇 없는 막내였다고 합니다. 후배는 종종 저에게 ‘워크샵 갈 바에는 야근을 하는 게 낫다’며 우스개로 말을 했습니다.평소 본인의 힘든 점을 잘 말하는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워크샵 및 연수에 대한 부담감을 늘 갖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유품 정리를 하러 집에 갔더니 책상 서랍에는 숙취제가 몇 개 준비되어 있었고, 워크샵에 가져간 짐에도 숙취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평소 교회를 다녀서 술 마실 일이 없던 친구가 갑작스럽게 숙취제를 미리 구매한다는 것은 회사 측의 술문화가 버거웠던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대 측에서는 와인 1잔 밖에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기사(파이낸셜투데이)가 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회사 사람들의 진술에 따르면 와인 뿐 아니라 소주 몇 잔과 맥주도 먹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평소, 그 후배는 주량이 세지 않아 술 마시는 걸 즐겨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맥주 한 캔만 먹어도 목에서부터 벌겋게 달아올랐습니다. 게다가 본인에 대한 관리를 늘 잘하는 친구였기 때문에 한 번도 자발적으로 본인이 술을 많이 먹거나 한 적이 없습니다.
후배는 평소 혈압이 조금 높았다고 합니다. 입사 전 한 건강기록에도 명시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그 서류는 회사 측에 분명히 보고가 되었을 것이고, 후배의 몸 상태나 주량 상태를 안다면 워크샵 내에서도 후배에게 술을 권하는 일은 없었어야 했습니다.
12일 열한시 삼십분 경에 숙소로 돌아온 제 후배는 다음날인 13일 오전 7시 경에 죽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TV조선 뉴스의 기사에 따르면 호텔 측 관계자가 ‘제가 알기로 글로비스 쪽인데 상태가 안좋았다고 전해 들었는데’라고 인터뷰를 한 내용이 있습니다.
방으로 걸어올라가기까지 후배가 어느 정도로 취해있었으며, 술을 얼마나 많이 마셨을지 짐작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참고해주세요.
부검을 한 후 부검 결과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아 조직 검사를 하였습니다. 그 조직 검사는 2-3주 정도 후에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후배의 사인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4월 17일 뉴스엔뷰와 뉴시스 기사를 보시면 돌연사로 잠정 결론이 났다고 제목과 내용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돌연사라고 잠정 결론이 난 적도 없습니다. 조직 검사 후 몇 주 뒤 나오는 결과를 기다려야한다고만 했습니다. 그 기사들은 도대체 어디서 뭘 들어서 작성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여러분 아직 사인도 정확하게 나지도 않았는데 여러 매체에서 <돌연사로 잠정 결론>이 났다는 내용을 그대로 믿지 말아주세요.
또한 이 후배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현대에서 정확한 정황과 사건을 파악하고, 본인들의 잘못이 있다면 다 인정하고, 유가족에게 2차 상처와 피해를 주는 일이 없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미 하나 뿐인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지금도 충분히 힘들어하고 계십니다.
더불어 현대 및 모든 기업들과 대학교에서 자행되고 있는 강압적인 술문화가 법적으로 금지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저도 다른 사건을 뉴스로 접했을 때는 그저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어요. 이게 제가 사랑하는 후배의 일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청와대에 <현대글로비스, 신입사원 워크샵 중 사망> 건으로 청원을 걸어놨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동참 또한 부탁드립니다.
청원 링크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98778
관련 기사 ⬇️
http://naver.me/IMiqT6m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