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에 댓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누가 부족하고 누가 좀 더 낫고..
이렇게 여쭤보는게 어찌보면 어리석은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친구말을 들어보니 조금은 속상해서..
평소 즐겨보던 판에 한번 여쭤보고 싶었어요.
남편도 준비기간동안 공부만으로도 힘들었을텐데,
제 직장스트레스까지 받아줬으니
저에겐 참 고마운 사람이고..
저도 남편이 하고자했던걸 도와준 시간이 힘들기도 했지만
둘이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과 희망이라는게 있었기에
두번 겪고싶진 않으나 그래도 보람된 날들이었다라고
회상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제 그동안 잠시 미뤄졌던 제 공부를
뒷바라지 해주는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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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결혼한지 이제 4개월차된 신혼이예요.
연애는 6년했구요.
다름이아니라 제 친구가 저한테
제가 남편에비해 엄청 기우는 결혼이라고 말해서요.
그런말 들을 정도인지 궁금해서 여쭙니다.
핸드폰으로 써서 오탈자 및 띄어쓰기 양해부탁드려요.
간략하게 얘기하자면,
전 34살.
중간중간에 알바하느라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여
대학졸업이 늦었고 3년전 대학원졸업했어요.
이후에 돈이 필요해서 전공과 무관한 회사에서 일을하다가
결혼준비하면서 바로 직장을 그만두었어요.
지금은 박사과정중이구요.
남편은 36살.
대학교 졸업후 회사다니다가
저랑 사귀는 도중에 자격증 준비한다고
퇴사후 4년간 공부를 했고 작년에 합격했습니다.
지금은 회사에 다니지만 나중에 따로 사무실차릴 예정이예요.
저희 둘은 남편이 합격발표난 이후
바로 결혼한 케이스구요.
결혼 준비당시, 전 돈이 없었어요.
통장잔고 30만원 정도..
그 이유가 바로 남편때문인데요.
남편이 오랫동안 시험준비를 하다보니
생활비, 학원비가 부족해서
제가 남편 뒷바라지 했거든요.
전공을 살릴수 없는데다가 나이도 많고..
그동안 직장생활이라고 말할만한게 없어서
제가 할수 있는 일이 굉장히 제한적이더라구요.
여튼, 급여도 거의 최저로 받으며 직장을 다녔고
그 돈은 오롯이
제 생활비, 남편 자취방 월세, 생활비, 학원비에 들어갔어요.
아껴쓴다해도 월급 150에 빠듯하더라구요.
당초 예상보다 시험준비가 장기간이되자
빚이 생기게 되었고
결국 제가 갖고 있던 목돈 (대학생때부터 알바나 과외로 모아둔 적금) 1700까지 쓰게 되었어요.
참고로 남편이 직장생활하며 벌은 돈의 대부분은
당장 융통이 불가능했어요.
직장 다니면서 부동산(땅)을 구매했던터라..
현금으로 갖고 있는 돈이 2000정도 밖에 안됐었거든요.
당초에 1년안에 붙을 수 있다고 호기롭게 시작했기때문에 (단기간에 붙을 시험이 아닌데 저나 남편이나 만만하게 봤어요.)
저돈이 당시에는 당연히 여유로운 편이었으나,
점차 시험이 장기간이 되면서
목돈까지 쓸수밖에 없었어요.
자취하는 사람이라 집청소, 설거지, 빨래도
일주일에 두세번씩 했구요.
당시에 이 상황을 알고있는 제일 친한친구 두명은
저보고 미쳤다고 난리였어요.
맞아요. 제가 미쳤었던거.
만약에 다시 그시절로 돌아가라면
그냥 남편이랑 헤어지던지
시험준비 못하게 막았을거예요.
근데 제가 남편을 정말 좋아했었고
그렇게 하고싶다는거 한번은 옆에서 도와주고 싶었어요.
비록 저나 남편이나 다시 돌아가고싶지 않은
암흑같은 시간이었지만요.
무튼,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다, 떨어지면 시험 접는거다라는 생각으로 준비했고 비로소 작년에 합격하게 됩니다.
합격발표 난 날 양쪽집에 전화해서 상견례 날짜잡고,
그 이후부터 결혼준비를 하게 된거구요.
마침 그 즈음에 남편 땅이 급등해서 팔게되었고, 그 돈이랑 자격증으로 대출받아서
신혼집전세마련하고 결혼준비했어요.
이 과정에서 남편 공부할때 썼던 1700은 저한테 다시 돌려줬고 그걸로 신혼여행, 티비, 냉장고했구요.
나머지는 다 남편이 했어요.
시댁에서도 제 뒷바라지 덕분에
남편 정신차리고 공부해서 붙은거라고.
다 제 덕분이니 아무것도 해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저희집은 제가 벌어서 혼수 다해간걸로 알고계시구요.
늦었지만 그제서야 저도 회사그만두고
박사과정에 들어가게 되고..
결혼도 하고..그렇게 잘 지내고 있어요.
근데 엊그제 결혼준비하는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어요.
예단문제로 친구랑 친구예비신랑이랑 다툼이 잦아서
위로해주려고 만났어요.
근데 하소연 들어주다가 마지막 말이 묘하더라구요.
'사실 넌 결혼 거의 거저한거나 마찬가지 잖아.
요즘 1700으로 결혼 못하지.'라고 하는데..
저 저렇게 연애하고 결혼한거 딱 친한친구 2명만
자세히 알거든요.
그 중 한명이 저렇게 말하니 좀 섭섭하더라구요.
근데 또 딱히 반박할 수 없는게,
사실 제 결혼비용이 1700밖에 안든건 맞는거니깐요.
근데 저도 돈이야 1700만 갖고간건데
그동안 뒷바라지 했던것도 있으니
전 제가 아주 부족했던건 아닌것도 같은데..
제 일을 모두 아는 친구조차도 저렇게 말하니
제가 정말 너무 부족하게 결혼한 사람인가 싶어서요.
말그대로 그땐 그때고,
지금은 상황이 바뀐거잖아요.
이젠 남편은 전문직 사짜인데,
전 그냥 아직까지 공부나하는 학생이고..
이제 제가 엄청 기울다는 식으로 얘기해서요.
남편도 제 덕 아니었으면 못붙었을꺼라고
합격발표한 날 울면서
이제 너 공부하고싶었던거 도와주겠다고했고..
가끔 밤에 둘이 술한잔하면
사람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정말 자기한테 너무 과분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제가 많이 부족해보이나요?
주변의식하고 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직접적으로 저런말을 들어서
속상한마음에 끄적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