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들은 2016년 재작년 5살이었습니다.
5월 어린이날부터 주말까지 이어지는 연휴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계신 강원도 횡성에 찾아갔고,
5월 6일까지 근무 예정이었던 저는 6일 근무를 마치고 횡성으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5월 6일 아침 출근하고 얼마 있다가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숨이 없다며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진정되지 않는 마음으로 서둘러 아이가 있는 횡성으로 출발했습니다.
횡성의 병원에 도착하니 장인장모님은 울고 계셨고, 아내는 아들녀석을 안고 왔는지 옷에 온통 피칠을 하고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넋이 나간 모습으로 있었습니다. 울음을 간신히 참으며 아이가 누워 있는 침대로 찾아 가자 머리에 피를 쏟고 감지 못 한 뜬 눈과 생기 없는 모습으로 누워 있는 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들을 안고 숨죽여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이 병원장으로부터 소견을 들어야 한다며 간호사 선생님이 안내했습니다. 소견은 외상으로 인한 두개골 골절 및 뇌손상에 따른 사망이라며, 이미 손 쓸틈도 없이 사고 당시 그 자리에서 사망해서 병원으로 왔었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고 당시 아이가 고통이 없었을지 물었고, 선생님은 아마 그랬을 것이라 답했지만, 아들이 그렇게 사랑했던 엄마, 외할머니, 형과 인사도 못한 채 갑자기 떠나게 된 것이 더 큰 고통이었을 거라 생각하며 가슴이 더
아려왔습니다.
병원에 와있는 교통계 경찰관과 함께 사고지로 이동하며, 사고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해자는 장인과 외팔촌 관계에 있는 친척으로 저는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사람이었고, 그가 포터트럭에 시동을
거는 순간 차량이 급발진 됐노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5월 8일 어버이날 3일장을 마치고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가해자의 차량급발진 탓으로 사고 2주만에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검사하는 단계까지 갔었고, 결과는 차량 이상 없음 소견이었습니다. 가해자는 본인이 차량 예열을 위해 1단기어에 있는 차량 밖에서 손으로 기어와 패덜들을 조작해 시동을 걸다가 사고가 났음을 자백하였습니다.
가해자는 합의를 요청해왔습니다. 순순히 본인의 잘못을 시인해도 평생 가슴에 멍으로 지고 갈 사람들인데 차량 탓만하던 사람에게 합의를 해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법으로 어떻게든 제값을 치루게 하고 싶어서 여러 법률 자문을 받아 봤지만, 형사재판은 국가와 피고간 성립되는 재판으로 피해자나 유족측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것 뿐이라는 설명과 함께 안타깝지만, 현행 법으로 초범, 고령에 질병이 있으면 실형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가해자의 진심을 담은 사과를 포함해서 합의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는 안내가 있었습니다. 법에 대한 무지한 저는 사람이 죽고 유족측은 피눈물을 흘리는데 정작 가해자는 어떠한 구속 수사도 없이 정상적인 삶을 지속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여러번 있었던 가해자의 합의 요청에도 거부하다가 결국 합의를 했습니다.
합의금 외에 가해자의 땅에서 급작스레 떠나게 된 아들을 언제든 추모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고 가해자측도
그런 공간이 마련되면 본인들도 추모하겠노라며, 사고지점을 포함한 토지 일정부분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습니다. 가해자는 합의 이후 태도를 바꿔 합의 된 토지는 분할 조건이 최소 60m2이상 되어야 하는데
본인이 주기로 한 토지는 그 정도의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줄 수가 없으며, 토지분할을 위해서라면 필요 면적
만큼의 토지를 평당 400만원에 사라는 요구를 하였습니다. 그 횡성소재 답지는 공시지가 평당 2만원에 상당하는 곳으로 사고 몇 년전 가해자가 자신의 배우자 명의로 평당 약10만원에 사들인 땅이었지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오히려 평당 400만원을 달라며 돈을 요구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합의가 정상적으로 이행되었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1,2심 형사 재판과 합의서를 근거로 해당 토지에 대한
가처분 금지신청과 가해자측의 이의신청까지 약 10회 정도의 재판에 참석하게 되어 마음은 극도로 피로하고
상처는 더욱 커졌습니다.
1심재판의 결과는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2심재판의 결과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교통교육수강명령 등이 내려졌습니다.
2심 재판부는 가해자의 1심의 형량이 다소 가볍다며 상기와 같이 판결하였습니다.
재판부는 보호관찰의 특별준수 사항으로 유족측에 "범죄행위로 인한 손해를 회복하기위하여 노력할 것"이라는 단서를 붙였고, 재판부로 부터도 집행유예 2년 기간안에 특별준수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시 집행유예가 취소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 있어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합의 이행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지난주 가해자의 담당 보호관찰관으로 부터 대통령특별사면으로 가해자의 형이 정지되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016년말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당시 있었던 여러 사회적 모순들에 대하여 저항하며 촛불혁명을 통해
새로운 정부로의 정권 교체가 이뤄졌고, 많은 이들이 현 정부에 그러한 여러 사회적 모순이 해결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가해자는 재판부에는 머리를 조아리지만, 유족에게는 합의 이행을 하지 않고 오히려 돈을 요구하는 뻔뻔함으로
일관하며 유족에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1심보다 2심판결이 무거워졌는데도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특별사면이 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되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재 검토하여 지금이라도 잘못된 사면이라면 바로로 잡아야 하고 앞으로도 특별사면에 대하여 교통사고, 가해자의 연령, 병력등 카테고리로 사면을 정하는 것이 아닌 범죄자 개별적으로 신중하게 검토가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가해자는 보호관찰 중이었고 유족측에 내려진 특별준수사항 "범죄 행위로 인한 손해를 회복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에 대하여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음에도 사면이 되었습니다.
가해자는 재판중에 직업을 "목수"라고 바꾸어 제출했지만, 가해자 본인이 실질적인 인테리어가구 공장을 운영하는 경영자임에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가해자 본인의 아내를 대표로 세워 운영하고 있는 재력가입니다.
그는 특별사면의 취지인 형사처벌이나 행정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 서민이 결코 아닙니다.
어떠한 면에서도 특별사면의 취지에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법의 면죄부를 받으니, 유족은 법으로 부터 보호 받지 못 한 설움과 자식을 잃은 아픔에 편히 쉴 수 없습니다.
어제가 사랑하는 아들의 2주기였습니다.
2년 전 4월 봄날 아이와 소풍 갔던 덕수궁 사진, 놀이공원 사진이 5월에 영정사진이 되었습니다.
우리 유족은 그냥 법이 그런거니까, 우리가 힘이 없으니까, 자식을 잃어도 범죄자의 죗값을 치름을 보지도 못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을 장치도 없어지는 것이 당연한 숙명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인지, 과연 이미 내려진
대통령사면 중 재검토가 이뤄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인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청원해 봅니다.
또한 현행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피해자와 유족입장에서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위반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업무상과실•중과실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지 않고 물건만 훔쳐도 6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이라는 벌이
주어질 수 있는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은 징역이 아닌 최대 금고 5년이 고작입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의 아이들 또는 피해자들 입장에서 반드시 법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글을 읽고 공감이 되시면 아래URL에 접속하시거나 청와대국민소통광장 -> 국민청원에서 글번호181674를 참고하시거나 검색창에 '사면'을 검색하시면 해당글 확인과 청원 동의가 가능하십니다. 공감하시면 청원 동의 및 전파 부탁드립니다.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226163?page=2
20만이상 동의를 얻어야 관계자의 답변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는 그저 아이를 잃은 힘 없는 부모일뿐이지만, 여러분의 관심으로 더 나은 세상으로 바꿀수 있다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