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 친구들과 지인에게 물어보고 이야기를 해도
사실은 제 스스로가 답정너라는 것을 알기에
혹시나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용기를 얻고
제가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면 현실적인 이야기가 듣고 싶네요.
간단하게 제 배경을 이야기 하자면
저는 30 중반이고 아직 미혼에 여자친구는 없습니다.
작년 중순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훌쩍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일한지는 10년이 좀 덜되구요. 처음 회사를 작은 회사에서 박봉으로 시작해서
빚은 없지만 모아 놓은 돈도 크지 않습니다.
그나마 마지막 회사는 나름 안정적인 회사였지만, 일과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몇 해 전부터 갑자기 영어가 배우고 싶은 찰나, 마침 회사와의 마찰이 좀 있어서(퇴근 후 학원을 다녔습니다만 한계가 있더군요)
회사를 그만두고 영어권 나라로 훌쩍 떠났습니다.
사실 20대 시절 학교다니며 열심히 알바하고 또 국내지만 나름 잘 싸돌아다녀서
해외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나가야 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취업을 했고, 앞서 말씀드렸다싶이 영세한 회사이고 바빠서
딱히 해외로 나갈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기회가 있어 해외여행을 짧게 갔다 왔는데,
왜 진작 다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만 들 정도로 너무 만족스러웠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매년 여행을 다녀왔고, 결국 6개월이라는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올해 초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지금까지 약 3개월간 취업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자꾸만 해외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물론 영어가 그리 뛰어난 편도, 제가 했던 업무 자체가 해외취업이 가능한 업무도 아닙니다.
해외에 나가게 되면 신입으로, 또 아무나 할 수 있는 그저 그런 일로 밥벌이 정도만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비전따위는 없겠죠.
비전도 없고, 능력도 없는데 나갈 생각을 하니 제 스스로가 한심하다는 걸 알지만 계속 생각이 그 쪽으로 흐르네요.
지인을 통해 일 할 수 있는 회사는 알아본 상태라 더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해외에서 들어와서 이력서를 처음 쓸 때만 해도 조급해지지 말자 라는 생각이 컸고
그래서 사실 이력서도 많이 넣지 않았습니다.
조건이 맞을 것 같은 회사, 그리고 제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회사만 넣었는데
지금까지 5군데? 정도 밖에 안돼요. 2~3주에 하나씩 뜨더군요.
하지만 그마저도 면접 기회조차 없으니, 자괴감과 함께 조급함이 밀려옵니다.
근데 사실 생각해보면 이 일을 계속 한다고 해서 비전이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제가 남들만큼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 생각이 들지도 않고, 또 막 치열하게 제 승진과 돈을 위해서
스트레스 받아가며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게으르거나 일을 대충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지, 경쟁의 스트레스가 두려울 뿐입니다.)
아무튼 취업이 된다면 십수년 일하다가 명퇴를 준비해야 할테고.
그러면 그때 다시 제 사업을 할지 새로운 직업을 찾을지 고민해야 되는
뻔하디 뻔한 스토리가 될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분명 처자식이 있을테고, 부모님은 많이 연로하셔 책임감은 더 무거워지겠죠.
두렵습니다.
서민이라 딱히 부모님에게 기댈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에
결혼, 자녀, 집, 노후... 앞으로 준비해야 할 모든 것들이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더욱이 제가 정말 토종 한국인이라 그런지 주변의 기대와 시선을 무시 할 수가 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좀 더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물론 위의 고민은 좋은 직장에 취업이 된다면 향후 몇년간은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좋은 사람 만나서 가정 꾸리고 행복하다면 생각자체가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하면서도 해외는 갈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그 취업이 언제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그걸 마냥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
답답하고 조급해집니다.
그렇다고 해외 나가서 무조건 행복해질 거라고, 인생이 펼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을테고 적응을 하다보면 거기도 여기랑 똑같아 질 수 있겠죠.
오히려 경력은 단절되고 죽도 밥도 안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는 거겠죠.
생각도 정리할 겸 조언과 질책을 받아볼 겸 적긴 했는데 제가 봐도 한심하네요.
그럼에도 꿋꿋이 쓰고 있는 이유는...... 그냥 제가 마냥 떠나고 싶나 봅니다.......
이 답정너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따끔한 질책을 따뜻한 위로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