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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사입니다.이대목동사건에 관해 씁니다.

ㅇㅇ |2018.05.20 13:56
조회 690 |추천 2


별로 안 궁금해 하실수도 있겠지만.. 사람 수 얼마 없는 병원약사가 주위에 있는데도 한마디도 안하고 있으면, 모든 말들이 다 맞다고 인정하는 꼴이 될거같아서... 그냥 몇분 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서 글 씁니다. 그리고 전 병원에서만 일해봤기 때문에 약국 약사들의 일은 잘 모르며(이번 사건에선 관계도 없습니다), 이건 병원 약사가 쓴 글임을 밝힙니다.

일단, 필요한 기본개념은 '처방권은 의사가 가지고 있다' '병원에서 나오는 인쇄물은 처방대로 인쇄가 된다' 입니다.



이 봉투의 흰 라벨에 적힌 인쇄 글씨 '하루 1회 복용'은 의사가 처방한 내역으로 인쇄된것입니다. 
그리고 'X'치고 '주1회' 글씨는 누가봐도 수기로 쓴것이며 약사가 쓴것 입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황당하시겠지요. 이건 병원에 일하는 사람들이 보면 아주 명백한 상황입니다.

의사가 매일1회 용법으로 처방을 냈고, 약사가 주1회로 요청했으나, 처방수정하면 당연히 시간이 소요되므로 그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환자 민원 등을 이유로 대며 의사가 처방 수정을 거부하며&'이래저래서 처방 고치는건 힘들고, 교육을 주1회로 해주세요'라고 한 것입니다.


약사가 주치의에게 처방수정 요청 안하고 마음대로 적은거 아니냐고요? 그럴리 없습니다. 하루 최대 복용량이 정해진 약을 '필요시 드세요'라고만 처방낸경우 환자분에게 '하루 최대몇알까지만, 시간간격은 이만큼씩 두고 드세요'라고 교육하며 적어드릴순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매일 복용'과 '주1회'처럼 간극이 큰 내용을 교육할땐 꼭 주치의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건 명백히 약사가 주치의에게 처방 변경 확인을 하였으나 주치의가 처방변경은 거부하였고, 하지만 약사의 변경 요청이 옳다고 여겼기때문에 교육을 그렇게 해달라고 한겁니다.***


같은 성분이지만 처방된 약과 제약회사만 달라도 주치의의 확인이 필요한데 하물며 이런내용은.. 당연하지요.





이런 일은 매우 흔합니다.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모를수가 없어요. 이건 병원약사들이 기록하는 조제기록부(감사일지)인데, 처방 검수와 조제시 있었던 모든일을  다 적는 화면입니다. 여기서 이번과 비슷한 일만 볼게요.

-위에서 네번째줄:주치의가 안과전공이 아니라 안과에 협진 요청을 했고, 안과답변은 '하루에 한번 안약을 넣으세요'였는데 주치의가 '하루에 4번'으로 처방을 내서 약사가 차트 확인후 변경요청한겁니다.

-밑에서 두번째줄:qod 는 격일로 복용하는 용법인데, 이틀연속 처방되어(repeat이라고 하죠, 전산에 전날 처방을 자동으로 불러오는 기능이 있습니다) 처방변경요청했으나 지금 당장 처방의에게 확인 안되니 나중에 변경하겠다는 뜻입니다.

-맨 아랫줄:이건 시럽인데, 처방의가 용법을 '필요시 하루1포 '로 처방을 내서 '필요시 20ml'로 처방변경요청했으나, 변경힘들다고 1)교육만 20ml로 하고 2)라벨을 고쳐야만 했다 라는 내용입니다.  이번일과 굉장히 비슷하지요.




이건 주치의가 VT(하루1번 질내 삽입)으로 처방을 내면서 동시에 코멘트는 하루2번으로 입력했습니다(코멘트도 처방의 일부분입니다. 처방의가 입력합니다). 안맞죠, 처방과 코멘트가. 

그래서 확인하니 코멘트대로 하는게 맞는 처방이라 VB(하루 두번 질내 삽입)로 변경요청했으나, 처방은 수정안하고 교육만 하루두번으로 한다고 한겁니다.





이것도 같은경우. 항암제 희석시 약효가 유효한 농도의 범위가 있는데, 처방의가 수액부피를 많이 처방하여 유효 농도를 벗어나 처방수정요청했으나 처방은 변경못하고, 기록만 남긴 뒤 고친 부피로 조제한 경우입니다.


이건 시간 지연등을 이유로 하며 처방 수정은 거부하며, 조제/교육만 수정된 내용으로 해달라고 하는 만성적인 의사들의 행태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병원 의사 협회는 이걸 약사의 조제오류라고 해석하더라구요(http://m.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10610), 위 상황을 모를 입장이 아닐텐데요. 조제오류는 처방과 다르게 조제한 것입니다. 이 사건이 지금 그런 맥락인가요, 아닙니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에서 병원 약사 이외에, 처방의에게 처방 변경을 요청하거나 환자에게 복용법을 알려준 사람이 누가 있나요? 



-관련 내용을 더 읽고싶으시면 아래 글도 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naver.me/5rQ8fE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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