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기대도 안하고 쓴다.
헤어진지 1년 다되간다.
7월 어느 날에 너랑 딱 1년되던 날 헤어졌지
그냥 생각나서 적는다. 정확히 1년은 아니지만 그게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고
너는 어땠을지 모르겠다.
나는 힘들었다. 그 원룸방에서 너랑 나, 고양이 강아지까지 있을 때는 너무 좁았고
헤어진 후에 내 짐만 남았을 때는 너무 버겁더라.
넓은 집에 버린다고 버려도 자꾸 니 물건이 나오더라.
그래서 이사를 갔고, 너랑 일본여행가려고 모아둔 돈으로 오토바이도 샀다.
솔직히 엄청 겁났는데 재미는 있더라 ㅋㅋ 스테레스도 풀리고
10월달 쯤 사고가 났다. 친구 데려다주고 집오는 길에 도랑같은게 파져있었는데 거기에 앞바퀴가 걸리고 중심 잃으면서 오토바이가 내 몸위에 떨어지더라 그래서 입원함ㅋㅋㅋ
있잖아, 나는 3개월이면 이제 다 잊었다고 생각했었거든
근데 문득 사고나고 응급실 실려가서 의사가 보호자 누구든 부르라고 화내는데 네 생각이 제일 먼저 나더라
엄마랑 사이가 계속 그렇고, 아빠는 이제 나이도 있고 돈도 없는데 새로운 분 만나고 있고
집에 가겠다고 일어나려고 하니 못나가게 하고 곤란하더라
물론 전화한다고 한들 네가 받을 것 같지도 않았고 해서는 안됬었고, 그래서 깊게는 생각 안했다.
친구부르고 결국 아빠한테 전화하고 입원하구 11월 말에 학교 돌아가서 2학기 마치구 지금은 아빠집으로 내려왔다.
헤어지고 한 달은 원망 가득했고, 한 달은 패닉이었고 한 달은 잊어보려고 하다가 사고나고 그리워하다가 지금은
솔직히 그냥 그렇다.
너는 어땠을까, 너는 어쩌고 있을까 싶고
내가 아직 너를 좋아하는지,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다시 사귄다 한들 잘 될거라고 생각도 안한다.
그냥 이야기 하고싶다.
너랑 다시 얼굴보고 그 때는 이게 문제였다.
나는 이랬다. 너는 그랬구나.
우리에겐 그럴 때가 있었다.
지금 나는 이렇다.
그냥 그러고 이야기라도 잠깐 하고싶다.
이유는 나도 잘 설명이 안되네
나도 잘 모르겠고, 너를 생각한다고 한들 막 가슴이 두근거리진 않는다.
그냥 문득 갑자기 어떤 계기로 너랑 있었던 것들이 기억나면 울컥한다.
아무렇지도 않은듯 별 생각 없이 보냈던 순간들이 지금 생각하면 너무 멋있고 특별했더라.
같이 누워 자던 때, 일어나던 때, 산책하던 때, 라면 끓여먹고 게임하고, 외가집에 인사하고, 이삿짐도 싸게 옮겨보고
불만이 있으면 화내지 말고 공책에 적어두자고 약속하고 사서는 한 번쓰고 만 분홍색 공책, 그게 눈에 보이면 또 생각나고.
그냥 가족들 멀리하구 혼자 지내던 내 옆자리가 그리운건지, 같은 처지라 지켜주고 싶었던 네가 그리운건지, 너 자체가 그리운건지 모르겠다.
그냥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다 이야기하고싶다.
물론 그럴 수 없겠지
안다.
그냥 미안하다.
너 지켜준다고 그래놓고, 못그래서 미안하다.
주말정도는 자기랑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안되겠냐고 그랬었제, 그것도 미안하다.
미안하다. 생각보다 너무 힘들더라.
학교다니면서 너 하나쯤은 내가 책임지고 지켜주고, 하고싶은거 하면서 행복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내가 자꾸 어머니집 가는거 안좋아하고 해서 싫다그랬제, 그것도 미안하다.
10년만에 보게 된 어머니 안만난다는거 만나보라고 보챈것도 나고, 그 쯤되면 너랑 어머니 사이 방해하면 안되는 것도 맞다.
근데 너무 무서웠다. 이대로 네가 어머니랑 같이 살게되면 나는 어떡하나 싶어서.
나는 돌아갈 곳도 없고, 너 없이 이 생활을 어떻게 하나싶어서 무서웠다.
미안하다.
그냥 다 오해였다고, 그러고 싶은게 아니었다고
사실 나도 너무 무서웠고 힘들었다고 이런 글, 말로는 알 수 없는 그 때의 많은 것들이
어떤건 무섭고 좋고 힘들고 그립다고 그냥 그거 말하고싶다.
지금은 그냥 나쁘지 않게 지낸다. 휴학내고 돈좀 벌어놓고 내년에 공익가고 그러겠지.
네 생각에 막 하루하루가 힘들고 1년이 다되가는데도 슬프고 그렇지는 않더라ㅋㅋㅋ
그냥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