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 써봐요.
제가 기분 나쁜게 맞는건지 아니면 너무 예민한건지 객관적인 시선에서 이야기 듣고싶어서요.
우선 저는 40세 미혼이고요,
첫 연애를 엄청 길게 했는데 잘 안된 이후로 7년 정도 전부터 쭉 싱글로 지내고 있어요. 비혼주의자는 아닌데 딱히 남자가 필요치도 않고 또 누군가를 만나서 감정 소모하는게 이젠 너무 귀찮고 그래서요.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고 그냥저냥 지금 생활에 만족하며 삽니다.
제목에는 친구 남친이라고 했는데
사실 친구는 아니고 많이 친한 동생이구요, 전 직장 동료였고 같이 이직해서 지금도 같은 직장 다녀요.
동생은 34세이고 그 남친은 39세, 둘은 올 연말에 결혼예정입니다. 둘이 만난지 얼마 안되어 결혼 약속하고 날 잡고 하느라 사실 동생이랑은 자매처럼 친하지만 그 남친이랑은 교류가 없었어요.
2월에 동생 남친 차로 같이 저희집까지(20분거리) 한 번 데려다준적 있었고, 퇴근 후에 회사 앞에서 마주쳐 인사 몇 번 한 게 전부예요.
어제 토요일 직장 선배의 결혼식이 있었는데
동생은 남친이랑 만나서 볼 일을 보고 예식장으로 오고 있었고
저는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다가 예식장 근처 지하철역에서 동생과 그 남친이 저를 픽업하여 가는 상황이었어요.
차를 타고 인사를 했죠. 여기서부터 대화체 쓸게요.
저- 안녕하세요~
동생남친- 네~ 핑크핑크하게 입었네요~ (제가 분홍색 원피스 입고 있었어요)
저- 네 ㅋㅋ (그리고 뭔가 다른 말 하려고 생각하는 순간)
동생남친- 부담스럽게...
여기서 읭??? 했지만 분위기 어색해질까봐
저- 네~ 뭐... 결혼식 간다고 한껏 꾸몄네요.ㅋㅋ
동생은 그냥 까르르 웃더군요.
그러다 갑자기
동생남친- 쓴이님도 결혼해야죠??
저- 아... 뭐 결혼이 쉽나요. 결혼 준비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고... (갑자기 저런 질문이 들어오니 당황스러웠는데 딱히 할 말이 없어서)
동생남친- 그냥 뭐 이제는 같이 들어가 사는거지~
저- 아 그런가요. 하긴 XX선배(어제 결혼식 당사자)처럼 결혼하는거면 여자가 그냥 들어가 살아도 되긴 하겠다.
동생- 아~ XX선배는 남자쪽에서 거의 다 준비를 하거든...
그러면서 둘이 이런 대화를 합니다.
동생- 저번에 판사 아들 있다고 하지 않았어? (저 소개해주라는 뜻인듯)
동생남친- 응??
동생- 판사 아들 누구 있다며...
동생남친- 거긴 안돼~
동생- 안된다고?
동생남친- 그래~ 거긴 나이도 나랑 동갑이고.
동생- 그쯤이야... (그 정도는 연하라도 괜찮다는 뜻인듯;;)
저는 그냥 뒷자리에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자기들끼리 저런 얘길 하니까 좀 당황스럽고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저도 알죠. 판사 아들이 뭐하러 나이 마흔 연상을 만나겠나요. 그치만 누가 판사 아들을 소개해달라고 했나...;;
잠시 다른 얘기를 하다 또 이러는 겁니다.
동생남친- 쓴이님도 결혼해야죠~
저- 아휴... 저는 뭐 다 귀찮아요.
동생남친- 그래서 안할려구요?? 그래도 해야죠. 희망을 가져요~
거기에 대해선 그냥 아무 대답도 안하고 동생이랑 다른 얘기 하다가 예식장에 도착해서 그 남친이랑은 인사하고 헤어졌어요.
처음엔 너무 당황스럽고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왜 이런 말을 하나 싶었지만
그냥 친해지고싶은 표시로 얘기하는 건가보다 하고 대충 받아치긴 했는데 곱씹을수록 기분이 나빠요.
내 분홍 원피스가 왜 자기가 부담스러우며
판사 아들은 누가 소개를 해달랬나
나는 결혼 생각도 없는데
결혼을 하라니 마라니 희망을 가지라느니
내가 아무리 본인 여친과 친하다고 해도
본인과는 밥 한 번 같이 먹은적이 없는 사람인데
저런 얘기하는거 무례한거 아닌가요?
제가 예민한건가요?? 노처녀 자격지심에 기분이 나쁜건가요?
보통 혼기 지난 여자에겐 알아서 저런 얘기 안하지 않나요?ㅋㅋ
여태껏 살면서 결혼 관련한 얘기로 기분 나빠보긴 처음이어서요;;
동생은 착한 아이이고 둘이 너무 잘맞고 친하게 지내왔기 때문에 동생한테는 싫은 소리도 못하겠고 그냥 혼자 화가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