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주에 일을 그만 둔 22살 여자입니다.
너무 억울하고 화도 나고, 하지만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조언을 듣고자 글 씁니다.
내용이 길지만 끝까지 읽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3월 19일부터 한 프랜차이즈에서 알바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작년 9월에 그만두었던 곳과 같은 라인이랄까, 주로 프랜차이즈를 내서 운영하는 기업이고 각 매장마다 다른 프랜차이즈이고 다른 시스템으로 돌아갑니다. 인연이 있어서 이력서를 넣고 면접 없이 바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원하는 매장이 따로 있었는데 제가 지원한 곳보다 더 급한 매장이 있어서 그쪽으로 가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기업인 것도 이 날 알았고 이동하게 된 매장에 대해 사전 정보가 없어서 막연하게 동의했습니다.
제가 일을 하게 된 그 매장은 최악이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직원이 거의 다 그만두게 되어서 사람을 계속 구하고 있었던 거였어요. 기존 홀 직원은 4월 첫 주쯤 모두 그만두었고 사람을 구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매장의 점장님은 늦게 발령받은 건지 저보다 늦게 일을 시작했고 직원분도 다른 알바도 모두 4월이 넘어서 구해졌습니다. 인원 부분을 급하게 채우는 게 보일 정도로. (그럼에도 사람이 부족해서 파출을 부릅니다.) 기존 직원이 없고 다 새로운 사람이다 보니 규칙이나 서열도 없는 엉망진창입니다. 제가 있던 구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으니 한명이라도 아쉬운 상태였겠죠. 하지만 이건 겉으로 보는 상황일 뿐.
매장이 돌아가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고 새롭게 룰을 만들어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모두가 맞춰가야 빠르게 안정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점장님이란 사람도 관리자로서 매장의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하고 누구보다 전체적인 매장의 흐름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런 능력이 없는 관리자였습니다. 홀에서 불편한 거 해결하려고 저는 한걸음 더 걸었고 손을 한번 더 움직였습니다. 필요할 때만 홀 소속이라며 이용하고 한 번도 저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지 않았어요. 오히려 주방에서 더 저를 챙겨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을 하는 기간 동안 제대로 쉬는 시간을 가져본 적은 한 번밖에 없습니다. 저는 질서도 규칙도 없는 이 곳에서 약 2달 반을 일했습니다.
원래 제가 여기 들어올 때 이 매장은 브레이크 타임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 매장으로 옮겨야한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이 브레이크 타임은 2주 정도면 없어질 거라고 했습니다. 저는 9시 반부터 출근해서 5시나 6시까지 근무하고 싶다고 했는데 브레이크 타임 때문에 3시에 퇴근했어야 했으니까요. 그 브레이크 타임 저번 주에 없어졌습니다. 6월 4일이요. 2주가 아니라 2달. 저는 홀 소속이지만 홀과는 다른 출퇴근 시간으로 일했습니다. 일하는 구역이 달라서인지 일하는 양도 다릅니다. 손님이 없으면 홀은 서있고 놀고, 화장실도 자유롭게 갔다 올수 있습니다. 잠깐 빠져도 커버가 가능하니까요. 저는 손님이 없어도 기물 정리, 반찬 쌓기 등 항상 일이 있습니다. 모두 화장실 다녀오라고 하는데 제가 다녀오는 동안 이 구역은 비어있습니다. 화장실 다녀오면 빌지가 3, 4개 들어와 있고 기물은 밀려있고 당장 음식도 빼야 합니다. 일이 밀려요. 제 쪽에서 음식을 안 빼면 홀에서는 배달을 못합니다. 이 매장은 서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어서 한쪽에서 일이 밀리면 타격이 커요. 저는 혼자 이 구역을 보니까 더 쉴 수 없습니다. 생리할 때 오픈부터 마감할 때까지 한번도 생리대를 못 갈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날따라 너무 바쁘기도 했고. 혹시나 하고 입었던 속바지도 다 피로 젖었고 저는 퇴근 후에 생리대를 갈면서 서러워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제가 힘들다고 하면 네가 힘든 일이 뭐가 있냐며 꿀빤다고 좋겠다고 비꼬는 사람들만 있거든요.
이 매장은 항상 직원만 있었기 때문에 알바 출퇴근에 대해 처리가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의견을 냈고 요구하는 입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일하는 구역에서 일을 안 해봤기 때문에 그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하고 해결책을 조율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되지 않아서 답답했습니다. 그리고 점장님은 이미 끝난 이야기를 번복하고 당사자인 저와 상의하지 않고 설명 없이 통지하는 식으로 일을 처리해서 제 구역에 대한 일이 바뀔 때마다 항상 힘들었습니다. 이것들이 반복되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평일 5일 근무이기 때문에 참는다고 참아도 한계가 항상 눈앞에 있는 기분으로 일했습니다.
그냥 손발 안 맞는 사람들이랑 일하는가보다 하고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성폭행 피해자입니다. 작년 9월 알바를 그만두고 그 이후 다른 일을 하는 도중에 일어나 일이었고. 그래서 처음에 같은 기업이라고 했을 때 그냥 문제되지 않겠거니 넘어갔습니다. 첫 출근 날 손님을 보는데 제가 기피하고 싶어 하는 연령대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홀에 나가는 게 무섭고 괴롭고 온몸에 벌레가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기존 직원에게도 다른 관리자님께 저는 티카(제가 일하는 구역)에서 안 나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티카는 홀에 있는 게 아니라 주방에서 나온 요리를 홀에 전달해주는 중간 단계입니다.) 자세한 이유는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만난지 별로 안된 사람들, 그리고 남자인 관리자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는 거 자체가 쉽지않은 알이었습니다. 성폭행피해자라고 하면 안 좋게 보는 그 눈 정말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 분들은 알겠다고 하셨습니다. 배려해주겠다고 저는 감사해서 주방일도 하고 세척일도 하는 등 홀을 제외한 모든 일을 했습니다. 제게 주어진 일보다 2배, 3배를 일했습니다. 그 정도로 홀에 나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매장이 어느 정도 안정된 이후로 기존에 가려고 했던 매장으로 옮길 수 없냐고 물어봤더니 안된다고만 하셨습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만큼 일을 못 하고, 다른 사람과 다르게 일을 더 많이 하는 거는 우습게 보일정도로 홀에는 필사적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브레이크 타임이 없어지기 전 주에 점장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나는 이러한 이유로 여태 홀에 못 나갔던 것이고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점장님은 제가 매장에 있어서 걸림돌이라 했고 뒷말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수치스러운 것도 다 참고 얘기했는데 정말 후회스럽기도 했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풀근무하는 날이 있으니 그때 저녁시간에 홀에 나와보고 조금씩 노력하고 극복해진다면 점심시간에 잠깐이여도 홀에 나오겠다고 했습니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노력하겠노라 약속했고 인정했습니다. 이 말을 한지 2주. 다른 직원들 다 있는데 대뜸 “그냥 누구 사정 봐주는 거 없이 홀과 티카 돌리겠다.”라고 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 매장 상황이 이러하니 양해바란다 미리 말하는 것도 아니고 통보, 그건 저를 무시하는 순간이었고 제가 참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시급문제 예민하니까 다들 밥 먹을 때 밥 안 먹고 일을 했습니다. 내 일 끝내고 퇴근하는 게 뒷말도 안나오고 나만 힘들면 끝이니까요. 다른 사람이랑 같은 시급인데 혼자만 몇 배는 일하고 뒤에서 욕하는 거 알면서도 모르는 척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문제가 있고 해결하려고 했고 점장님에게 도움도 요청했는데 아무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그럼 나는 누가 봐주느냐? 너무 억울해서 물어봤는데 되려 어이없어하는 모습에 그만 둔다고 했습니다. 근로계약서에 쓴 내용으로 일하지도 않았고 6시간 맞추는데 2달 걸리고 애초에 2주 만에 브레이크타임이 없어졌으면 돈은 더 벌었을 것인데 저는 이곳에서 일한 시간이 너무 아깝고 저를 이렇게 처리한 거에 대해 화가 납니다. 개인 업장도 아닌 프랜차이즈에서 이런 일들이 말이 되나요?
6시간 근무하면 휴게시간 주는 거라면서요? 브레이크 타임있을 때 한번도 쉰적이 없습니다. 근로계약서에는 10시-17시 일하고 휴게시간 14시-15시라고 되어있는데 애초에 이런 스케줄로 일해본적이 없습니다.
안그래도 발목이 안좋았는데 여기서 일하는 시간동안 통증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만둔 날에 정형외과를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이전의 진료기록을 보더니 도대체 3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냐고 혼났습니다. 인대가 너무 망가졌다고 했습니다. 당분간은 서있지도 말고 걷지도 말라고 하셨을 정도로. 한 달은 발목아대를 계속 하고 그 이후에도 왠만하면 착용하라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관절염으로 고생할거라고 하면서 좋게 진료는 끝이 났지만 나오면서 나는 개같이 일만 하고 손해보고. 정말 억울해요. 저는 약 한달 동안 일을 못 구할 거고 이 불합리함에 대해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