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해. 혹은 허무해. 나도 나를 모르겠어.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뭘까.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은 대체 뭘까. 사랑을 했지. 그리고 그 사랑은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지. 이별한지 수개월. 여전히 지금의 나는 울적하고 혼자 있으면 다시 한번 아파. 자꾸 좋았던 추억이 생각나서... 행복했던 추억이 비수가 되어 내 가슴에 박히는데 이제 익숙해질만도 하건만 여전히 새로 아팠던 그때처럼 계속해서 아파. 연애의 끝은 결국에는 뭘까. 결혼? 결혼이 아닌 연애의 끝은 모두 다 새드엔딩인걸까?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까지 가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인연인지. 지금의 나는 연애가 하고 싶은 건지 하고 싶지 않은 건지 모르겠어.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복잡 미묘해. 연애를 했을 때의 달콤함과 행복함을 이미 알았는데 근데 이별이 두렵고 무서워. 행복한만큼 아프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데 그 사람과의 달콤한 기억이 여전히 옅어지지 않아서 너무나 괴로워. 다른 사람과 행복해도 그 기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아서. 누구나 다 평생 가슴 속에 이렇게 가슴 아픈 추억을 묻고, 누군가를 마음 속에서 그리워하고 그걸 다 버텨내며 살아가는 걸까? 서글퍼. 내가 그리워하는 그 사람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아는데도 나는 계속해서 그리워해. 과거의 사랑했던 기억이, 그 기억 속의 그가 너무 보고 싶은데 이제 그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서. 내 아픔을 공유해주고 다독여주는 그는 이제 세상 어디에도 없어서 누구를 향해 감정을 쏟아내는지도 모른 체 나는 여전히 과거에 갇혀있어. 내가 그리워하는 건 누구지? 너무 보고 싶고 다정했던 그의 모습에 아직도 눈물이 아른거리는데....내 생애 처음 겪은 따스하면서 마음이 충만해지는 경험이었는데... 나는 그 기억을 누구와 공유하지? 눈물이 날 정도로 그리워. 그리운데 이제 그리운 그 사람은 없어. 나와 같이 서글퍼하고 슬퍼하고 있는 사람도 없어. 오롯이 나 혼자야. 달콤한 꿈이었던 것 같아. 깨고 나니 너무나 비참한 꿈. 벗어나고 싶어. 이제 6개월이나 지났으니 벗어날 법도 한데 지독히도 끈질기게 자꾸 생각이 나. 낮에는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밤만 되면 여전히 또 지겨운 기억의 반복이야.
낮에 카페에 가도 여전히 바보같이 오빠가 생각이 나. 친구들이랑 분명히 즐거운 마음으로 나왔는데도 건너편에 앉아있는 다정한 모습의 커플을 보면... 그냥 나도 모르게 자꾸 우리 좋았던 그 때가 떠올라서 기분이 가라앉곤 해. 나는 여전히 힘든 것 같아. 어떻게 이런 날 버릴 수 있었니. 나는 원래 더운 걸 지독히도 싫어하는 사람이었는데, 여름이 정말 싫은 사람이었는데 이번 여름은 달라. 나한텐 이번 겨울이 너무나도 지독히 길었어. 오롯이 혼자서 찬 바람을 버텨내는 기분이었어. 너무나도 추워서 누구한테 기대고 싶었는데 아무도 없더라. 봄이 와도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어. 이미 너무나 긴 추위에 익숙해져서 사무치도록 추워서 날씨가 어떻든 그냥 내 마음이 너무 시려서 끝나지 않는 겨울 속에 혼자 갇힌 느낌이었어. 근데 비로소 타들어갈 듯이 내리쬐는 햇빛이라도 받으니 이제야 강제로라도 차가운 겨울에서 끄집어내지는 것 같더라. 봄의 따스한 온기로는 녹지 않았던 추위가 타는 듯한 햇빛 정도는 되야 그래도 정신을 차리게 도와주더라고. 괴로워 여전히. 지긋지긋해서 이제 정말 그만 괴롭고 혼자 그만 청승떨고 싶은데 습관적으로 자꾸 괴롭고 힘들어.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었니.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내 사람이 아니라고 날 내칠 수 있었어. 나는 도대체 누구한테 이 괴로움을 쏟아내야 하는 거니. 언제까지 오롯이 홀로 버텨내야 무뎌질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