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안녕, 잘 지내?
우리가 연락을 안하게 된 지 벌써 두 달이 지나가고있네.
그 때 내가 오빠를 잡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헤어지고 연락을 안하게 된 시간이 세 달이 되어가고있었겠다.
오빠는 지금 어때? 내가 없는 일상이 크게 다르지않겠지? 마지막 오빠모습을 떠올려봤을 땐 지금 오빠는 오히려 더 편하고 즐겁게 지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랑 시간을 갖는 동안 나 없이지내면서 신경써야 할 게 하나 줄어든 기분이라 좋았다고 얘기했었으니까
난 시간을 갖는 4일동안 연락하고 싶고 보고싶은 거 꾹꾹 참아가면서 지냈던건데 그동안 내 생각도 안하고 잘지내보이던 오빠가 너무 밉더라.
4일이라는 시간이 어쩌면 오빠에게 너무 조급했었나 내가 더 참고 오빠에게 시간을 충분히 줬었으면 달라졌을까 후회도 많이 했어.
점점 소홀해지고 달라지는 오빠를 보면서 언젠간 오빠랑 그만해야 할 날이 오겠다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오게 될 줄은 몰랐었나봐. 그래서 나 혼자 받아들이지 못하고 헤어지고나서도 오빠한테 계속 기댔던거같아 오빠는 더이상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였는데도.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마냥 매정하다고만 생각했었던 오빠말이 다 맞더라.
아프고 힘든거 다 내 몫이었고, 아니라는사람 계속 붙잡아도 결국엔 상처받는 건 나라는거
마지막에 오빠의 처음보는 단호한 모습에 정신이 확 들더라구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던 오빠 못지않게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내 모습에
아 이제는 그만해야겠다 여기서 놔주는게 맞겠다 마음을 먹었던거같아
그렇게 마음을 먹고 이를 악 물고 버티던 시간이 지나고나니까 이렇게 또 괜찮아졌어. 아니 어쩌면 아직도 괜찮아지고있는 중인지도 모르겠어
오빠를 잡을 때 한 번 연락하면 두 번 세 번 계속 무너졌던 나를 생각해보면서, 오빠의 흔적을 먼저 눈에 보이는 곳에서 걷어내야겠다 싶었어.
연락이 끊기고나서 넋나간사람처럼 sns, 메신저를 뒤져보다가 어느순간부터 내가 지금 뭐하는걸까 이제 아무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뭐하고지내는지 알 필요도 없는 사이인데 예전에 좋았던 사진들, 메세지를 봐도 어차피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인데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을거고 나만 더 힘든건데 라는 걸 깨달았고 하루종일 그것만 붙잡고 보면서 무너지고 내려앉아 지내는 내가 한심해서 오빠 sns, 카톡, 번호 내가 오빠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지우기로 마음 먹었어 그렇게 모든 걸 지우고 지낸 지 2주가 되가는거같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 나한텐 소용없는 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인가봐 이제 하루에 오빠가 생각나는 순간들도 많이 줄었고, 오빠를 생각했을 때 가슴찢어지게 아팠던것도 많이 무뎌졌어.
내가 오빠를 잡았던 2주동안 이기적이여서너무 미안했고, 그 마저도 2주동안 못끊어내고 다 받아줬어서 고마웠어 비록 끝에 단호하고 냉정하게 끊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가장 고마워. 독하게 잊을 수 있게 마음먹게해줘서
아직까지 오빠는 나한테 아픈기억이고 아픈사람이지만, 오빠 더 잘 살겠다고 떠난거니까 어디서든 잘 지내고 잘 살고있길 응원할게.
나 또한 그렇게 지낼거고. 후에 오빠가 후회하길 바라기도해. 내 생각에 가슴찢기게 아파 올 시간이 오지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 진짜 그럴 날이 온다면 나를 다시 찾거나 그리운 척 연락은 안했으면 좋겠다. 애써 단단하게 잡은 마음 다시 무너지기 싫고 처음 아팠던 날처럼 돌아갈 자신도 없어 만약 뒤늦게 아프더라도 그냥 서로 그렇게 지나가자. 난 아직도 오빠가 나한테 했던 말들 표정 다 너무 생생하게 기억나서 전처럼 돌아갈 순 없을거같아.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있는 것도 내 미련이고 그리움이겠지만, 내 생각을 한 번 정리해보고싶었어.
지난 우리 사진들 메신저 속 나는 정말 행복해보이더라 나중되면 그 때 그 사진들이랑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들을 봐도 언제그랬냐는 듯이 무뎌지는 날이 올테지만 아직은 조금만 더 그리워할게. 그동안 너무 사랑했고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웠어. 앞으로 나를 그렇게 사랑해줄 사람이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정말 고마웠어.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