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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던 너에게

익명 |2018.07.09 14:35
조회 908 |추천 1

17살, 풋풋했던 시절 너와 나는 아름다운 봄에 만났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던 우리는 전화번호를 주고받고 다른 아이들과 같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어.
그리고 연락한 지 거의 한달이 되어 갈 무렵, 너는 내 손을 잡으며 수줍게 고백했었지. 그때 내가 얼마나 설레는 감정이었는지 아직도 생생해.

그렇게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고 서로에게 첫 사랑이었던 우리는 순수하고 아름답게 사랑했었어. 진짜 연애라는게 이런거구나 싶더라. 학생신분에서 멀다면 먼 거리에 살던 우리는 만날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너는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학교가 끝나면 피곤해도 1시간정도 버스를 타고 나를 만나러 와줬어.

너가 우리동네에 얼마나 많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만나러 너희 동네로 간적이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만큼 적다. 아직도 너를 더 찾아가지 못한것에 후회가 가득해. 많이 만나진 못해도 우리는 저녁마다 기본 3~4시간 씩 전화를 하며 서로를 더 깊게 사랑하려 했어.

그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진심으로 좋아했었어. 하지만 우리도 그냥 어린애 연애였는지 얼마 못가 너의 이별통보로 잠시 헤어졌었지. 그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헤어진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우리는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만나기 시작했어.

그렇게 잘 만나다가 너는 어느날 마음을 굳게 먹은 듯 나에게 전화해서 여자로 안보인다고 그냥 친구같다고 했어. 그렇게 말한 후에 내일 만나자고. 학교끝나면 가겠다고 말한 후에 전화를 끊었어.

그날 저녁에는 우느라 잠을 설쳤어.

다음날에 우리가 끝날거란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어. 다음날 너를 만났을때 너는 아무렇지 않게 평소같이 나를 대해줬지. 조금 마음이 풀어질 때 쯤 너는 나에게 할말이 있다며 각자의 길을 가자고 했어. 울기 싫은데 또 눈물이 나더라.

나는 당연히 싫다고 널 붙잡았고 너는 마음이 약해져 그냥 돌아갔지만 그때 이후로 너는 나에게 마음이 없다는게 눈에 보이더라.

전화를 할때도 그냥 친구같고 예전같이 진심으로 나를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어. 나는 다 알면서도 널 붙잡고 있었어. 너가 날 좋아하지 않는게 느껴져서 많이 원망스러웠어. 쓸데없는 기대만 계속 심어주는거 같아서.

12월 크리스마스날 너는 나랑 만나기로 이미 약속을 잡아놨음에도 크리스마스가 되기 며칠 전에 나에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친구와 약속이 잡혔다고 다음에 만나자고 했지. 너는 진심으로 미안해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다. 넌 아니라했지만 너는 나보다는 친구가 더 좋았을테니까.

모처럼 만나는 날에도 평소와 다르게 항상 대화가 끊겼고 우리는 서로의 눈을 보지않고 의무처럼 시간만 때우다 헤어지기 일쑤였지. 그럴때마다 나는 얼마나 마음이 미어졌는지 모른다.

점점 너는 친구를 만나는 시간이 많아졌고 친구를 만날 때면 연락도 제대로 안됐어. 나는 너를 기다리며 점차 마음을 정리하고 그렇게 혼자 정리하다가 혼자 끝냈어. 나만 손을 놓으면 끝나는 관계인 것을 알고 있었어.

너에게 전화해서 헤어지자고 말을 한 날, 너는 나에게 괜찮냐고 물었어. 너도 내가 혼자 정리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나보다.

헤어지고 난 후에 나는 후회했어. 내가 좀 더 잘해주지 못한 것, 한번쯤 갑자기 너희 동네에 찾아가주지 못한 것, 쓸데없는 이유로 짜증만 늘어놓았던 것, 그냥 모든게 내 잘못같았어. 너는 이유없이 나에게 헤어지자고 말할만한 나쁜 사람이 아닌걸 알고있었으니까.

너는 사귀는 동안 정말 날 배려해줬고 내가 불편하지 않도록 항상 생각해줬어. 조금 서툴때도 있고 그 흔한 질투 한 번 하지 않던 네가 내 맘대로만 행동하는 나랑 사귀는 내내 얼마나 혼자 앓았을까.

우리는 사귀면서 한번도 싸운적이 없었고 심지어 이별과 만남을 반복할때에도 싸우기는 커녕 너의 일방적인 이별통보와 너의 사과만 오갔었지.

순수하고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네가 나에게 그만 헤어지자고 정말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할때 나는 괜찮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어.

몇개월이 지나고 난 후에는 문득 생각이 날때가 있지만 예전처럼 힘들진 않았어.
지금 우리가 끝난지 반년이 지났어. 그 반년동안 네 생각도 많이하고 그리워했지만 이젠 아니야. 너는 이미 날 떠났고 앞으로 돌아올 일도 없는 걸 알아.
이제 널 완전히 잊을 때가 온거같아서 이 글을 써 봐.

그렇게 우리는 차가운 겨울에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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