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들의 수다` 한국식 作名 인기
도미니크→도민희 사오리 장→장소리 루베이다→유비단
한국에 미국 드라마 신드롬을 일으킨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에게 네티즌은 `석호필(石好弼)`이라는 우리말 애칭을 붙여주었다. 극중 이름 스코필드를 연달아 되뇌어 `석호필`로 변신시킨 것이다. 과학수사란 유행어를 만들어낸 `csi` 시리즈 중 마이애미수사대를 이끌고 있는 호라시오 케인(본명은 데이빗 카루소)은 늘 양손을 허리에 갖다댄다고 해서 한국 팬들에게는 `허리손 반장`으로 불린다. 네티즌은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글로벌 토크쇼 kbs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에게도 한국 이름을 지어주고 있다. id `원요셉`에 의해 작성된 `미녀들에게 한국 이름 지어주기`는 네티즌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더 그럴듯한 이름을 서로 지어주겠다고 나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 이름은 대부분 발음이 비슷한 것으로 한자를 고려해서 짓는다. 깍쟁이와 백치미 이미지로 많은 인기를 모으며 아파트 cf까지 찍은 에바 포피엘(영국)은 이부아(李富娥)다.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캐나다의 루베이다 던포드는 유비단(劉斐緞)으로 지어졌다. 캐나다 퀘백에서 온 도미니크는 도민희(萄旻熙)로 바뀌었다. 동양적 단아함이 엿보이는 일본의 준코는 지은경(智恩炅), 일본 여성 특유의 귀여움을 지닌 사오리 장은 장소리(張笑理)다. "한국 개고기 국물이 너무 시원해요"라는 한 마디로 일약 스타가 된 베트남의 하이옌은 민하얀(民하얀), 흐엉은 원미형(元美炯) 또는 원희영으로 다시 태어났고, 가끔 민감한 발언을 해 시청자를 긴장하게 하는 중국의 손요는 최선녀(崔善女), 상팡은 류상아(柳相娥)로 지어졌다. 한국에서 10년을 살아 한국 사람보다 예리한 시각을 지니고 있는 미국 흑인 여성 레슬리는 이슬기(李蝨綺), 예슬이, 이예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한국 속담과 은어까지 꿰뚫고 있는 핀란드의 따루는 박다울(朴多亐)이라는 예쁜 이름을 부여받았다. 늘신한 금발 미녀 엘리자베타 비알로바(우크라이나)는 예일리(詣逸籬), 라리사는 나이선(邏怡善), 디나는 지나영(智娜英), 율리아는 유리아(劉悧娥), 에카테리나는 예리나(詣悧娜), 멜리사는 민희상(民熙相)으로 불린다. 이 밖에도 말레이시아의 `박정아` 소피아는 소피아(紹彼娥), 대만의 허이령은 허이영(許梨瑛), 에콰도르의 디아나권은 권다나(權多娜), 오스트리아의 베르나데트는 배나진(培娜眞), 릴리안(독일)은 인리안(寅籬安), 비비안(싱가포르)은 박이안(朴怡眼), 체웨그메드는 한채희(韓綵熙) 등의 한국명을 받았다. 네티즌은 별 의미도 없을 것 같은 이런 일을 왜 하는 걸까. 미녀들의 한국명을 처음으로 지은 한 네티즌은 말미에 "휴, 힘들었습니다. 생각하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라고 썼다. 외국인에게 한국명을 부여하는 것은 친숙함의 표현이다. 루베이다가 씩씩한 말투로 수다를 떨어 루다도시, 또 나서기를 좋아해 루반장이라는 별칭을 이미 부여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우리는 2000년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을 히동구(또는 허둥구), 뒤이어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본프레레 감독에게는 조봉래라는 애칭을 각각 붙여준 적이 있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는 미녀들의 한국명 짓기도 한국 네티즌 특유의 소비방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