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방탈이라면 죄송합니다ㅜㅜ
여기가 보는 분들도 많아 보여서 이곳에 올려요.
편하게 풀어쓰고 싶어서... 반말로 쓸게요.
글이 많이 길어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일단 나는 재수생이고 현재 수능 준비중이야
그리고 남는 시간엔 독서실에서 공부를 해
나는 중학교 때 학교 다니는 게 너무 힘들었어...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 잘하는 애라는 말을 늘 들었어
(자랑이 아니라 배경 설명을 위해서 하는 거)
3년동안 전교 등수 1~3등 안에 늘 이름 올렸고
나 가르치는 쌤들 아니더라도 이름은 다 아셨어
전교생 1200여명, 한 학년이 최소 400명 초반이었기 때문에
등수 높은 애들은 그만큼 주변에서도 공부 열심히 하는 애들이었음
게다가 초등학교가 중학교 근처에 다 모여 있어서
애들끼리도 서로 얼굴을 모를 수가 없어
그러니까 나만 그런게 아니고 그런 애들이 몇 있는거야
그런 환경에서 중학교 입학 전부터 싸가지 없다고 소문이 났어
얼마전에 초중학교 동창인 소꿉친구가 술 마시면서 그러더라고
애들이 나랑 어울리지 말라고 했대 싸가지 없다고
그래서 걔는 쓰니 그런 애 아니라고 했다더라
(물론 걔랑은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어)
내가 애들한테 까칠하게 굴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아니야
누구나 기분 나쁠 때가 있고 친구랑 싸울 수도 있는거니까
근데 맹세코 누군가에게 해코지를 하거나 나쁜 짓은 안 했고
내가 잘났다고 누군가를 까내리거나 무시한 적도 없었어
원래 친구 잘 안 사귀는 성격이라 몇 명만 꾸준히 만났고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에 도서실 가서 책읽고 숙제하고
학원 다녀오면 하루 끝. 나쁜짓 할 틈도 없었어
시험 점수나 답 물어보면 대답을 잘 안 하긴 했어
공부 잘한다면서 너도 틀렸냐 그런 소리 들을까봐 신경도 쓰였고
원래 시험 끝나기 전까진 안 맞춰 봐 도중에 멘탈 무너질까봐
근데 그거 말고는 빌려달라는 거 다 빌려주고 부탁도 다 들어줬어
착한아이 컴플렉스 같은 게 있었거든
근데 어느 순간부터 애들이 날 보고 숙덕거리더라
굳이 이름 말 안 해도 알잖아 나보고 하는 소리인거
복도 사물함에 교과서 꺼내러 가기도 싫었어
등 뒤에 서서 손가락질하고 쟤가 걔냐고 그랬거든
학교에서 집에 가기도 싫었어
가는 길에 갑자기 남자애들이 나를 둘러싸고 서서
쟤 얼굴 좀 보라고 막 웃었어 못생겼다고
꾹 참고 고개 숙이고 있으면 그제서야 틈을 조금 만들어줘
그럼 나는 그 사이로 지나갔지
예쁜 얼굴 아니라는 거 알지만 그런 대접 받을 이유도 없는데...
걔네는 A와 B라는 남자애 두 명이 주축이 돼서 어울리는 무리였어
딱 노는 애들? 그런 애들이었어 질나쁜 건 아니고 적당히 노는 거
다같이 축구하고 밥먹고 놀러다니고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발표시키면 웃긴 이야기도 하고
어느 학교에나 있을법한 남자애들
중학교 1학년 때는 반장이 됐는데 할 수 있는게 없었어
체육대회 같은 것도 제대로 참여 못 했고
말해봤자 들어주는 애들도 없었고
네가 뭔데 우리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냐고 비꼬고
귀찮은 일은 내가 다 맡았어 반장이니까 그거라도 했지
동아리 선배들도 대놓고 구박했어
똑같은 양, 똑같은 방식으로 글을 써서 가면
나한테는 왜 이렇게 적게 썼냐고 화내더라고
하루는 너무 화가 나서 보란듯이 4배로 써 갔어
그랬더니 대드냐고 미쳤냐고 그러더라
그거 말고도 많았지
점심은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그냥 안 먹었고
스트레스 때문에 턱 관절이 비뚤어져서 치료받고
원인불명의 두통 때문에 별별 검사도 다 받았어
차라리 때리거나 그랬으면 신고라도 할 텐데
너무 교묘히 괴롭혀서 그러지도 못 했어
참다참다 선생님한테 말하니까 자기가 타이르겠다고 하더라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그랬어
물론 바뀐 건 없었지
다행히 몇몇 고마운 친구들 덕분에 이겨냈고
그 중 한명과 같이 기숙사 고등학교에 가서 잘 지냈어
수능을 못 쳐서 합격한 대학은 입학 포기하고 재수중이야
내가 사람 대하는 걸 어려워하는 건 맞아
친해지면 끝없이 퍼주는데 그 전까지는 낯도 가리고 그래
그래서 그냥 내 성격 탓이려니 했어
어릴 때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잊으려고 했고
그 때 내가 조금 예민했었다고 생각했어
그냥 중2병 같은 거라고...
정말 힘든 애들도 많은데 나는 별 거 아니었다고
돈 뜯기고 맞는 애들도 있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잖아
괴롭혔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일인데다가
그 때는 다들 철이 없었고 그래서 그런 거라고
다 잊어버린 줄 알았지
근데 오늘 독서실에 갔는데 A가 있는거야
사실 제일 못되게 군 건 B였는데 B옆에 늘 A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걔 얼굴을 보자마자 알아봤어
아직 그 무리 이름도 얼굴도 다 기억해
특히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애들이 제일 직접적으로 괴롭혔는데
A와 B가 그 때 같은 반이었거든
무섭더라고 진짜 숨이 턱턱 막혔어
독서실은 우리 부모님 지인 분이 운영하시는 곳이야
그래서 감사하게도 할인 혜택도 받았고 잘 챙겨 주셔
그런데 그 지인분이 A랑 같이 계시더라고
얘 너랑 같은 학교 나왔는데 아냐고 그러더라
그래서 대충 대답하고 내 자리로 도망쳤어
조금 진정하고 나서 따로 여쭤봤지 A가 여기서 공부하냐고
걔도 재수하는데 여기서 하기로 했대
심지어 걔가 나 알고 있는데 공부 잘했던 거 기억한다고
나랑 이야기 나눠 보고 싶다고 했다는거야
인사치레일지도 모르지만 그걸 듣는 나는 소름이 돋더라
오버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괴로워 했던 건 걔한테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나만 그렇게 3년동안 숨어다녔구나 생각하니까
울고싶더라 정말로... 그 때 기억이 다 살아났어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
나는 A와 마주치고 싶지 않아
그렇다고 독서실을 옮기기도 곤란하더라고
이미 내 밑으로 어머니가 돈을 많이 쓰셨는데
다른 독서실로 옮기면 당연히 지금보다 돈이 더 들겠지
걔도 손님인데 내쫓아 달라고 할 수도 없는 거잖아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아직 부모님께도 말씀 못 드렸어
부모님은 돈이랑 상관 없이 네가 원하면 옮겨준다 하시겠지만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
걔한테 만나는 일 없으면 좋겠다고 해야 할까
참고 지내다가 A가 말을 걸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할까
자꾸 A 생각이 나서 머리가 아프다...
그래도 익명으로 여기 털어놓고 나니까 조금 나은 것 같아
좋은 생각 있으면 댓글 좀 부탁할게. 고마워.
(+++ 추가글
갑자기 댓글이 많이 달려서 놀랐네요...
조언과 응원 모두 감사히 받겠습니다.
최고의 복수는 보란듯이 성공하는 거겠죠?
지금부터 더 열심히 해서 꼭 목표한 대학 가겠습니다.
글은 지우지 않고 힘들 때 와서 응원해주신 댓글들 보고 갈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친구 이야기는 조금 더 고민해보고 어머니께 말씀드리거나...
결론을 꼭 내릴게요.
주작이라 하는 분도 계시던데요.
성적표가 집에 있어서 성적표 받은 날 찍었던 사진 올려드릴게요.
인터넷 뒤져보시고 똑같은 사진 못 찾으신다면
제가 찍은 사진이 맞겠죠.
생년은 일부러 안 가렸습니다. 재수생인 거 확인하시라고요.
무엇보다 저는 정말 고민돼서 올린 건데 주작이라고 하시니
굳이 포스트잇 써 가며 인증이에요~ 하고 올려드릴 생각도 없어요
적었다시피 재수생인데 주작글에 시간 쏟을 여유도 없고요.
익명의 공간인데도 이렇게 응원해주시고 걱정해주신 분들께
한 분 한 분 감사하다는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해요.
추가글로나마 감사 인사 전하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힘내서 열심히 할게요.
무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