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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잘 살고 있어?

글쓴이 |2018.08.04 15:52
조회 2,001 |추천 1
이 글이 너에게 절대 전해지지않길 바라며 써.날이 너무 더워서 더위를 핑계삼아 너가 생각나서 써. 고등학교때 우린 끊어질 듯 안 끊어졌어. 사실 넌 끊었는데 내가 계속 붙잡고 있었나...고등학교 입학하며 처음 만난 넌 나에게 그냥 남학생이였어. 키 좀 크고 공부 잘 하는 같은 반 친구. 근데 내가 못 하는 과목을 가르쳐주는 모습때문인지
문제를 물어보면서 나만 보는 너때문이었는지... 강아지 닮았다며 날 보며 웃는 얼굴 때문이었나.. 나도 모르게 너한테만 시선이가고 너 옆에만 서면 스스로 놀랄 정도로 웃음이 많아지고 우리 집 고양이보다 심장이 빨리 뛰더라.
고등학교 수련회에서 한 진실게임 시간에 넌 나를 좋아한다 했어. 그때만큼 심장이 빨리 뛴 적은 없었을 거야. 사실 누군가 나를 좋아한게 너가 처음이였던 거 같아. 아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기적이 일어난게 처음이였지. 그렇게 내 첫사랑이 시작됐어. 그 설레는 감정에 벚꽃이 더 예뻐 보였고 우리 앞에 떨어지는 벚꽃도 우릴 위한거라 생각했지.
첫사랑은 모두 서툴대. 너와 나도 참 서툴렀어. 전교생이 모여도 난 너를 찾아냈고 공부하는 중에도 너 생각을 했어. 이미 다 푼 문제도 너에게 물어보고 좋아하지 않는 과자를 너가 좋아한다해서 그 과자만 먹고...나오는 모든 연애 글에 너와 날 대입했어. 친구들과 수다떨때도 너 얘기만 하고. 너의 카톡에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감정의 파도가 끝이 없었어. 그 더운 여름방학에도 너와 만나기 위해 학교를 갔고 예뻐보이기 위해 치마도입고 처음 화장도 해봤어. 그 여름이 나에겐 가장 뜨거웠어.

아마 매미소리가 지독히도 울리던 날이였을거야. 그날 밤 난 너에게 고백했어. 첫 고백이자 차이지 않을 고백이라 생각했지. 근데 넌 날 거절했어. 이유가 뭐였더라 기억도 잘 안나네.. 난 그날 저녁도 안 먹고 밤새 울었는데
넌 내 고백을 거절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잘해줬어. 오히려 더 잘해줬지. 우리가 함께 먹고 본 영화 영수증만 늘었지. 마음을 접을 수도 없게..아니 마음이 더 커졌던 거 같아. 내가 훨씬 더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넌 나를 좋아하지 않는단 걸 알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를 붙이며 인정하지 않으려 했어.

여전히 너를 신경썼지만 너무 힘들어서 마음을 닫으려고 계속 노력했어. 너에 대한 감정이 무뎌져 갈 때 쯤. 가을날 넌 나에게 사귀자고 고백했어. 난 그날 엄청 울었던 거 같아. 그토록 기다리던 고백을 들었으니. 너에게 받았던 상처들이 너의 말 한마디에 모두 나았지.
사귀는 게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어. 근데 알아갈 겨를도 없이 짧은 가을처럼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너무 짧았어. 색이 변한 낙엽처럼 너의 마음도 변했을까. 너의 말 몇 마디에 나았던 상처가 너의 말 한마디에 상처가 더 깊어졌어.
추운 겨울 카톡 하나 보내지 않는 너였기에 몇 번이나 마음을 다 잡았어. 연애소설도 읽지 않았고 전화번호부에서도 널 지웠어. 너에 대한 마음을 접고 또 접어도 이게 자동문인지...단톡방에 뜨는 너 이름만 봐도 계속 열리더라. 아무 의미없는 카톡에도 의미를 부여하더라. 그래도 못 보면 안 좋아지겠지..너랑 다른 반이 되길 바라고 또 바랬어.

잔인하게도 너랑 또 같은 반이 되더라. 같은 반이지만 너에겐 말 한마디 안걸었던 거 같아.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쿨한척 관심없는 척 너 들으라고 더 크게 웃고 다른 남자 친구들이랑 더 친한 척하고. 내 모든 신경은 항상 널 향하더라. 근데 너, 내 친구랑 사겼다며? 내 친구랑은 오래 사겼다며? 아마도 그 날 태어나서 제일 많이 울었을거야. 내 친구가 너랑 사겼던 사실보다도 넌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으니까

그 이후론 널 완전히 잊었다 생각했어. 그렇게 친하던 우리가 서로 축하한단 말 한마디 못할 정도로 멀어졌지. 너와 고등학교 졸업사진 한 장 같이 못 찍을 정도로..
졸업 후엔 너에 관한 소식조차도 들으려 하지 않았어. 잘 지내겠지. 또다시 너를 알면 흔들릴 것 같았어. 좋은 사람도 만나고 나 좋다는 고백도 들었는데 넌 안 잊혀지더라 진짜 지독하게도
동창회에 너가 혹시 나올까. 너를 다시 만난다는 설렘에 잠도 설치고... 그동안 열심히 쌓은 벽이 너의 안녕 한마디에 모두 무너지더라. 마시지도 않는 술을 계속 마셨어. 너 때문인지. 너한테 또다시 무너진 내가 한심해서인지.
너를 못본지 3년이 지난 지금의 난 괜찮아졌어. 너를 처음 만나고 6년이 지난 지금에야 괜찮아졌다. 나중에 길가다 혹시 마주친다면 그땐 정말 웃을 수 있을 거 같아.
넌 나에게 너무 큰 상처였지만, 널 좋아했던 그 시간이 행복했어. 그때의 난 너무 미련했지만 한 없이 빛났어. 앞으로도 그만큼 뜨거운 여름은 맞을 수 없을거야. 지금처럼 더운 여름을 맞을 때마다 가끔 너가 떠오르겠지.
이제서야 진짜 졸업한다.
축하해. 고마웠고 내가 정말 좋아했어. 안녕.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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