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0대 초중반이고 예전부터 가족과 사이가 매우 안 좋습니다.
입에서 엄마 아빠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도 매우 어색하고요.
속으로 생각할 때도 아저씨 아줌마로 생각합니다.
글 쓰는 것도 엄마 아빠보다는 아저씨 아줌마가 더 편하므로 그렇게 적겠습니다.
아저씨 아줌마는 올해 환갑으로 연세가 많으십니다.
옛날 가부장적 마인드를 그대로 갖고 계십니다.
제가 기억하는 어릴 때의 아저씨의 모습은 가정폭력 밖에 없습니다.
사소한 일로 죽일 듯이 싸우고 때리고
어릴 때의 저는 아저씨에게 계속 맞은 기억 밖에 없네요.
아줌마는 그래도 나를 태어나게 한 책임감 때문인지,
아저씨로부터 많이 보호해주려 애쓰셨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아줌마도 아저씨에게 많이 맞으셨습니다.
여자가 남자가 하는 일에 끼어든다, 여자가 남자가 하는 말에 말대답한다,
여자가 집안일을 제대로 안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옛날 가부장적 모습 그대로이죠.
아줌마는 자기가 공부를 못해서 결혼을 잘못했다 생각하고
어릴 적부터 저에게 지나친 공부를 강요했습니다.
밤에 방에서 공부하는 것을 옆에서 감시하다가 제가 피곤해서 조는 모습이 보이면
머리를 세게 때려가면서 공부 시켰습니다.
제 기억상에 어릴 때의 아줌마는 저를 계속 감시하고 때린 것 밖에 기억이 안 납니다.
제 방과 가방들을 계속 감시하고 뒤지면서 사생활을 없앴습니다.
제 방에 만화책이라도 나오면 그날은 많이 혼났습니다.
성적표를 보여줄 때 낮은 성적이 나오면 저를 죽일 듯이 때렸습니다.
눈에 보일 때 마다요. 그날 하루는 계속 맞았습니다.
그래서 성적표를 위조하다가 걸린 게 다반사였습니다.
나름 살고 싶어서 한 짓이었지요.
제 위로 오빠가 한 명 있습니다.
오빠는 공부를 잘합니다.
그래서 아줌마는 어릴 때부터 공부를 못하는 저를 매우 부끄러워하시고
오빠는 공부를 잘해서 자랑스러워하십니다.
어릴 때 우연히 아줌마 지갑을 봤는데 오빠 사진만 있더군요.
고등학생 때 담임선생님께서 저에게 직접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학부모 상담 때 아줌마(제 엄마)가 왔다 갔는데 제가 공부를 못해서 죄송하다고
계속 굽실거리면서 다녀갔다고요.
제가 많이 부끄러우셨나 봐요. 단지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요.
이렇듯 가족들이 전부 저를 부끄러워하고 계속 혼나고 맞으면서 자라서인지
저는 우울증에 걸렸습니다. 자살시도 한 적도 있고, 자해한 적도 많습니다.
오빠는 저에게 심한 장난을 많이 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의 애정표현이었던 듯합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에게는 스트레스만 받았었습니다.
오빠가 장난쳐서 싸우면 아저씨는 저를 혼냈습니다.
하루는, 한 번만 더 싸우면 저를 집 밖으로 내쫓아 다시는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내가 못할 것 같냐. 한 번만 더 해봐라. 그 때는 두 번 다시 이 집에서 못 살게 할 것이다.
그러니 오빠가 무슨 장난을 치든 반응을 보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살고 싶었던 저는 그 이후부터 오빠가 무슨 장난을 치든 무반응 무관심으로 무시했습니다.
그렇게 쭉 지내다 보니 어느새 오빠랑 사이가 많이 어색해졌네요.
많이 안 친합니다. 단둘이 있으면 어색해 뒤질 정도로요.
서로 없는 취급을 많이 합니다.
오빠와의 사이는 이렇고,
최근 아줌마와 아저씨는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상태이긴 합니다.
아저씨는 제가 성인이 되자 폭력을 없앴습니다.
큰 변화였죠.
그래도 변해봤자 본성은 안 변한다고요.
올해 설날 때, 아저씨와 오빠와 저 이렇게 할머니 댁에 간 적이 있는데
친척들 앞에서 아저씨는 오빠와 저를 비교하면서
저에게 대놓고 너는 촌스럽고 공부도 못한다.
오빠는 삼성에 다녀서 취직도 잘 되었고, 공부도 잘한다고 칭찬을 엄청 했습니다.
이때의 저는 나름 최근에 변한 모습의 아저씨에게 조금 마음을 열었었는데
이 말을 듣고 너무 슬퍼서 울고 그 이후로는 아예 마음을 닫았습니다.
사람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저런 비교하는 말과 너는 촌스럽다 공부도 못한다는 말을
대놓고 할까요. 저 또한 그쪽의 딸이었습니다. 오빠와 비교 대상으로 오빠를 띄워주는 역할이
제가 태어난 이유가 아닙니다.
역시 가족은 믿을게 못된다는 교훈과 함께 아예 마음을 닫았습니다.
아줌마는 저와 싸울 때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것이 아닌, 고집으로 이것이 맞다
우기고, 조금이라도 자기 마음 상하게 하면 울고,
완전 성격이 어린애 같습니다.
매일 저를 볼 때마다 잔소리하고, 저에게 스트레스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번에 대학에 졸업하는 저에게 아직도 취업 못했냐고
평생 백수로 살 거냐고 볼 때마다 맨날 뭐라 하십니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아줌마와 말도 섞기 싫게 되었습니다.
얼굴 마주치는 것도 싫고요.
어쩌다 밥이라도 같이 먹으면 여자가 나이 들면 취업 못하는데
너는 아직도 취업 못했냐고 해서 밥 먹다 체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두 번 다시 밥도 같이 먹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아줌마는 제가 체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해 하고도 남을 사람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요. 제가 잔소리를 흘려듣지 않고 잘 듣고 있다는 얘기니깐요.
이것도 가족이라면 가족이었습니다.
현재도 가족(이라고도 말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이지만) 들과
마음을 열고 의지하기는커녕 말 한마디도 안 섞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가족들과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있으면 부럽고 신기합니다.
다른 분들도 다들 이런 환경에서 지내나요?
제 가정이 평범한 건가요?정말 궁금합니다.
저에게도 부모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볼 때 웃음을 지어 보이시면서,
뒤에서 절 따듯하게 지켜봐 주시는 그런 부모요..
그런 생각 할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왜 저는 마음 놓고 얘기할 가족이 한 명이라도 없는 건가.
내가 무얼 잘못한 건가. 하고요.
마음 놓고 얘기할 부모가 없는 것은..
24년 동안 지내왔지만 정말 힘든 일이네요..
또 생각하니깐 눈물이 나네요.
정말 그런 부모가 있을까요
뒤에서 따듯하게 지켜봐 주시는 부모요..
저 정말 민폐 안 끼치고.. 징징거리지도 않을 테니깐..
제 부모가 되어주실 순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