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요?
나는 그냥저냥 잘 지내는 것 같아요.
사실 그렇게 당신을 마음 속에서 떠나보내고, 죽고 싶을 정도로 아프다-라는 말을 입에 달지는 않았어요.
그냥 가슴이 허하고. 밤 중에 깨면 눈물이 나고. 가끔 심장 부근이 턱 막히는. 그 정도에요.
내가 당신을 많이 사랑하지 않았던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제대로 된 시작을 하지도 않아서였을까요.
원망스럽지 않아요.
내가 다가가고, 당신이 다가오기에는 우리의 상황에 많은 시련이 있으니까요.
이해해요. 누구나 수긍할 걸요.
어차피 끝이 보일 연애는 시작도 하지 않는 게 현명하죠.
그냥.
당신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내게 첫사랑의 설레임을 알게 해 줘서 고마워요.
당신을 너무 사랑했으니까, 더 이상 누군가를 또 사랑하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에게 설렜던 그 마음은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에요.
당신이 있는 곳으로 가기만 해도 떨렸던 내 심장과
당신의 안경알 너머 부드러웠던 눈빛과
나란히 걸을 때 들렸던 발자국의 나직한 소리.
재미있던 버릇과
느릿한 목소리와
특유의 웃음소리.
잊어야 하는데,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래요.
나보다 훨씬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을요.
그래서 당신은 나를 잊었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벌써 잊었을 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믿지 않아요.
몇 년 째 계속 되고 있으니까.
그저 내 생활이 바빠지길 바라요. 그래서 이따금 외로울 때 당신이 생각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가장 싱그러웠던 삶 속에 녹아들었던 당신이 생각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음 생에는 붙잡을 수 있을까........? 기회가 올까.
이렇게 형편없이, 보낼 수 없는 편지만 계속 쓰고 있네요.
잘 지내요?
너무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