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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은 도시

럽이 |2006.11.15 16:28
조회 18 |추천 0

잠들은 도시

서화성

하나둘 불빛이 자라나는 저녁 6시.
밤새 잠들었던 도시는 기지개를 켠다
기지개를 켤 때마다
도시의 불빛들은 서서히 어둠을 갉아먹는다
일회용파스에 일회용 삶의 무게를 붙인 채
삶을 거래 당한 부도난 얼굴들.
마른기침에 피를 토해내고
가파른 숨을 헐떡이는,
도시의 얼굴들은 용감했다
거룩한 전쟁을 치르고 도시의 터널을 빠져나온 골목길.
불신의 잔불을 무덤에 파묻은 가로등은 눈부셨다
먹이사냥에 눈독이 오른 불빛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환하게 웃음을 짓는다
눈이 보이고 귀가 들리고 섹시한 입술이 그려진다
먹이를 가득 실은 밤 9시. 뉴스가 나온다
썩고 케케묵은 오늘의 뉴스를 발빠르다며 속보라며
세상을 어지럽힌다 불빛들이 잠시 요동을 칠 뿐.
부풀어 오른 배를 두드리던 도시는
어느새 보름달처럼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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