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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가 부모님 안좋게 이야기하는데 한마디도 못한 나

김씨 |2018.08.18 02:21
조회 146 |추천 0


저는 30대 아이엄마입니다.
결혼은 20대후반에 남자친구(현 남편)와 사귀던 중 아이가 생겨서 하게되었어요.
그당시 혼전임신 사실을 알게된 저희는 패닉이었고
보름넘게 맘고생하다 어렵게 양가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각자 부모님께 집에서 따로 말씀드렸어요 )
일단 양가모두 난리가 났습니다
저희가 정식 교제를 시작한지 6개월도 안되서 일이 벌어졌고 남자친구는 직장을 잡기 전이었습니다.
저는 직장생활 중 이었구요.

남자친구네 부모님 특히 어머님께서는 울고불고 소리치시며 남자친구 등짝을 때리셨다고 들었습니다.
저희집 부모님은 처음에 한대 얻어맞으신것처럼 말문이 막히시다가 갑자기 떨리는 목소리로 혹시 결혼반대할까봐 그러는거냐. 그런거라면 거짓말하지 말아라. 하시더니 한참 침묵끝에 남자친구에 대한걸 물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좋을지 현실적으로 두분께서 이야기 나누기 시작하셨습니다.
제가 울며 죄송하다고 했더니 아빠께서
아이가 생겼다는건 축복인거다. 단지 네가 평범하게 축복받지 못하는 길을 가는게 아빠로서 속상해서 그런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저희 부모님 제앞에서는 내색한번 안하시고 계속 제 몸생각하셨는데, 엄마도 아빠도 저 몰래 우시고 엄마는 스트레스로 저 임신기간 동안 일시적 폐경증상 오셨었더라구요. (나중에 안 사실)
일단 남자친구 얼굴부터 봐야겠다며 남자친구랑 처음 만난자리에서도 저희부모님은 기본적인거 딱 두가지 물어보셨습니다. 내 딸이 왜 좋은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남자친구 이야기를 조용히 다 들으신다음에 아빠가 솔직히 말씀하시더라구요.
난 솔직히 애아빠될사람이 영 사람이 아닌것같다 싶으면 결혼시키지않고 우리가 딸이랑 함께 손주 키울생각도 하고있었노라고.
다행히 남자친구는 저희 부모님께 합격점? 을 받았고
저는 며칠 뒤 남자친구의 누나가 보자고 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만나자마자 남자친구의 누나(현 손윗시누)는 표정이 매우 어두웠고 저랑 얘기를 해보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거라고 했습니다. 처음 물어봤던게 아마 내동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뭐 그런비슷한 류의 질문이었던것 같은데 생각이 잘 나지 않습니다. 중요한건 그 다음으로 한 말인데
"나는 너희 부모님께서 바로 결혼승낙하셨다길래. 그게 너무 이상했다. 어떻게 딸네 부모님이 딸이 결혼도 전에 임신했다는데 그렇게 차분할 수가 있는지. 나같으면 난리났을것같다. 그래서 이상한 집안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라고 이야기를 하셨고 저는 그때 아무대답도 못했습니다.

제 생각에도 그당시에 부모님께서 예상외로 차분하게 결혼과정을 진행하셨기에 저도 의아했거든요.
그렇게도 철없던 딸은 애를 낳고 친정옆에 붙어살며 그제야 부모님의 속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저희 부모님은 큰 일이 있더라도 호들갑없이 진중하게 서로 의논하시고 해결해가시는 편이라는걸 뒤늦게서야 알았습니다.
아들이고 딸이고 결혼하고 애낳아봐야 철든다더니..
솔직히 아직도 철없는 딸일 때가 많고 효녀도 못됩니다.
그런데 그 때 시누가 저희부모님 이상하게 여길때 한마디도 하지못한게 왜이리도 속이 타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 어떤부모가 그 상황에서 저렇게 대처할 수 있었을까싶고 생각할 수록 감사하고 죄송할따름입니다. 무튼 현명한 부모님 덕에 정말 행복한 임신생활 보내고 결혼도 크게 부딪히는것 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되어 지금 아주 알콩달콩 화목한 가정 꾸리며 지내고 있습니다.(남편도 알만한 기업에 입사해서 잘 다니고 있습니다)

남들에 비해 좀 늦었을지 몰라도 전 30대가 되니, 특히 결혼생활을 해보니
어른이라고 다 어른이 아니라는 걸 여러경험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부모님은 제가 생각해도 참 성숙한 어른이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시부모님 말씀이며 다른 사람 이야기에 휩쓸리지않는 저희 남편도 장인장모님 말씀이면 무조건 옳다며
이유없는 행동하시는 분들 아니시라며
자기가 아무것도 가진것 없었을때도 눈치한번 준적없고 늘 귀하게 대해주시고 내마음 제일 어루만져주셨다며 무척 따릅니다.
물론 손주에게도 자애로운 할머니 할아버지십니다.
시어머님께선 내아들 힘들게하지말라고 가끔 손주에게 장난겸 호통치시기도 하는데
저희 부모님은 애들도 다 인격이 있다고 사랑받으려 태어난 아이들이니 곱게 대해라. 한번도 내딸힘들게 하는 존재라고 생각해본적없다. 나는 그냥 내딸이 엄마로서 책임감을 갖고 잘 키우길 응원하고 옆에서 도와주는거다. 손주는 손주라 마냥 예쁘다 하십니다.

사실 부모님 자랑하려면 정말 많은 스토리들이 있고
세상 그 어떤 위인보다 존경하는 엄마, 아빠지만
계속 쓰자니 너무 자랑글같아서 이만하고(이미했지만;)
저는 그냥 갑자기. 자려고 누웠다가 그 때 시누가 했던말이 생각나고 가슴이 답답해서 여기 글이라도 몇자적어보면 괜찮아질 것같아 써봤습니다.

적고나니 참 이야기가 밍밍하네요^^;
아 참고로 저희 시누 좋은사람입니다. 결혼 후 저 살뜰이 챙겨주시고 특히 제가 참 많이 좋아해요.
그래서 과거일꺼내서 이야기하는것도 그렇고.. 혼자 속풀자고 적어본겁니다ㅎ
음 그럼 전 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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