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를 얻을 수도 있지만 안티(anti) 또한 감내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스타’다.
예전 안티들은 끼리끼리 모여 반감을 갖고 있는 스타들을 조롱하는데 그쳤지만, 지금의 안티는 인터넷을 통하여 조직화되고 집단화되어 드라마 줄거리와 캐스팅까지 휘두르는 거대한 존재가 되었다.
이들중 ‘연예인?! 이제 그들을 말한다’(http://cafe.daum.net/nowwetalk)는 연예인 안티 커뮤니티의 대표급.
2001년 1월에 개설된 이 카페는 현재 120만 이상의 회원수를 과시하며 연예 기획사들이 기피하는 사이트로까지 성장했다.
지금 여기선 올 한해를 정리하는 ‘2004년 안티 시상식’이 한창이다.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이 시상식은 가수, 연기자, 개그, 영화, 드라마, 쇼프로 부문으로 세분화되어 각 부문 최고 안티를 뽑는다.
각 시상 부문에 누군가 추천한 스타나 프로그램을 올리면 다른 네티즌이 꼬릿말을 달고 그 꼬릿말 수가 투표수로 결정되는 방법이다.
여기에서 설득력 없는 꼬릿말은 투표에서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재밌는 점은 실제 연말 시상식에서 우승 후보로 점쳐지는 이들이 안티 시상식에서도 유력한 우승 후보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지난 29일 네이트(www.nate.com)의 올해 인기검색어 9위로까지 뽑힌 10대 아이콘 ‘동방신기’(797표)가 가수 부문 안티 1위를 차지했으며 발라드의 여왕 이수영(479표)은 그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연기자 부문에는 탤런트 정시아(428표)가 심한 ‘공주병’으로 1위, 컴백논란을 일으켰던 가수 서지영(401표)이 컴백방법 등 이유로 2위, 광고와 방송계의 러브콜이 쇄도하는 최고 기대주 김태희(215표)가 3위를 차지했다.
서울대 배경과 얼굴보다 연기력을 보고 싶다는 것이 안티들의 생각이다.
개그맨 부문 1위는 씨름선수에서 예능 mc로의 변신에 성공한 강호동.(315표) 과도한 액션과 출연자 폭력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평가다.
2위는 독설개그 김구라(222표), 3위는 음치개그 김미연(105표)이 차지했다.
김구라의 입담중엔 비난이 아닌 비방에 가까운 욕설이 많다는 것이 그 이유이고 김미연은 음치와 춤 말고 다른 개그를 보여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영화부문에는 귀여니 인터넷 소설을 영화화한 ‘늑대의 유혹’(김태균 감독, 조한선, 강동원, 이청아 주연)과 ‘그놈은 멋있었다’(이환경 감독, 송승헌, 정다빈 주연)가 각각 253표, 179표를 얻으면서 1,2위를 차지했다.
안티들은 기획의도가 의심되는 비디오용 영화이며 일부 배우 띄워주기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라며 일침을 가했다.
3위는 ‘내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곽재용 감독, 전지현, 장혁 주연). 과도한 ppl(간접광고)로 얼룩진 전지현 화보집, 또는 120분 cf라는 비난을 받으며 120표를 획득했다.
드라마 1위는 mbc ‘논스톱’(276표). 현실성이 결여된 억지 에피소드, 대학생들의 사치와 나태함 등은 그만 스톱해 달라는 요청이 주를 이뤘다.
그 뒤를 이어 mbc ‘황태자의 첫사랑’(220표) sbs ‘천국의 계단’(197표)이 2,3위로 뒤를 이었다.
예능프로그램도 안티의 칼날을 피할 수는 없었다.
x맨과 반전드라마로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일요일이 좋다’는 일부 게임이 인신공격적이며 반전드라마에 반전이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sbs ‘실제상황 토요일(리얼로망스 연애편지)’는 여자 출연자가 매주 바뀌는 가운데 고정 게스트인 신화 및 가수들이 일제히 고백하는 형식으로 ‘가벼운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티중에는 익명성을 이용해 스타 개인에 대한 심한 욕설이나 음해성 글을 올리는 이도 적지 않지만 또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의견을 적는 이도 많다.
단지 싫어하는 연예인에 대한 반감의 표시라기보다는 가수에게는 가수다움을 연기자에게는 연기자다움을 원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대부분 톱스타나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에 안티들의 반발이 몰리는 것이 그 근거다.
수상자 후보에 오른 이들에게 꺼림직한 뉴스가 될 수도 있으나 자신의 부족함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면 입에는 쓴 만큼 몸에는 좋은 효과를 볼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