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리짓,드디어 돌아왔군’ 출렁이는 뱃살에 터질 듯한 엉덩이,66㎏의 몸무게를 자랑하는 서른 세살의 노처녀 브리짓(르네 젤위거). 줄담배 피우기와 정신잃을 때까지 술마시기가 취미인 이 아가씨는 그러나 그녀만이 지닌 귀여운 매력으로 전세계 노처녀들의 가슴에 희망 하나를 던졌다.바로 1편에서 보기 좋게 런던 법조계의 매력남 마크(콜린 퍼스)의 여자친구가 된 것. 거의 기적으로 보이는 이 사건 후,이들은 과연 잘 살고 있을까. 멋진 마크에게 집적거리는 여자는 없는지,바람둥이 다니엘(휴 그랜트)은 브리짓을 향한 마음을 접었는지,브리짓과 마크의 결혼 소식은 없는지. 궁금하다면 브리짓존스의 일기장을 살짝 들여다보자.외로움에 몸부림치며 벽을 긁던 노처녀에서 멋진 남자친구가 있는 당당한 싱글로 위상이 달라진 브리짓. 여전히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방송에 출연하지만 ‘퓰리처상’을 꿈꾸는 방송인이다. “제 애인이 인권변호사”라는 말을 달고 다닐 정도로 행복에 푹 빠져있다. 마크와 함께 하는 중요한 파티에서 숨은 제대로 못 쉴지라도 55사이즈(실제 몸은 77)만을 고집하는 애교도 있다.마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강인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진정성을 동시에 지닌 그는 2%한 낭만 대신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섹스후 이불을 덮고 속옷을 입는 브리짓에게 “뱃살이 당신의 매력”이라고 말해줄 정도로 자상한 남자.2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열정과 애정’에선 예쁘고 날씬한 인턴사원이 마크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이 일로 브리짓과 마크가 소원해진 틈을 타 다니엘(휴그랜트)이 나타나고 다시 한번 브리짓의 마음을 뒤흔든다. 이 작품은 속편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편 못지 않은 재미를 보여주며 브리짓과 마크의 매력도 그대로다. 다만 휴 그랜트는 로맨틱코미디의 주인공을 하기엔 이제 나이가 들어 보이는데다 방탕한 이미지까지 겹친다. 중반부 휴 그랜트가 스토리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영화가 늘어지고 진부해지는게 아쉬운 점. 르네 젤 위거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영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녀의 표정과 말투만으로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만큼 언어를 초월한 연기를 펼친다. 1편을 마치고 고된 운동과 다이어트로 한때 47㎏까지 줄였던 그녀는 2편을 위해 다시 도넛을 입에 달고 다니며 66㎏까지 찌웠다. 영국식 억양도 다시 훈련했다. 영화속에서 엉망인 폼으로 스키를 타고 슬로프를 아슬아슬하게 내려오는 장면도 대역없이 직접 연기한 것.브리짓,그녀만큼 여성의 심리를 잘 대변해주는 캐릭터가 또 있을까. 스키 못타는 게 창피해서 마크에게 먼저 내려가라고 했더니 정말 먼저 가버리는 애인에게 섭섭하고,할 말 다 쏘아붙여놓고 돌아서서 후회하고,임신진단 시약을 앞에 두고 안절부절 못하면서도 확인되는 2∼3분사이 온갖 상상을 하는,남자들은 미처 모르는 여성 심리가 고스란히 녹아있다.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하고 싶다면,특히 서른세살 무렵의 독신녀라면 가슴에 팍팍 와닿는 브리짓의 모습을 보며 모처럼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힐’ ‘러브 액추얼리’ 등의 시나리오를 쓴 리처드 커티스 각본,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 타이틀’ 제작. 15세가. 10일 개봉. 한승주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