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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이것저것 숨겨온 남친 어떻게 생각해야...

ㅇㅇ |2018.08.27 11:09
조회 573 |추천 0
남자친구가 꽤 외로운 길을 걸어온 사람이에요.

아버지의 외도와 어머니의 정신과행으로 할머니에게 키워지며 이 단칸방 저단칸방 많이 다녔고
동생은 암투병을 하는 등 힘들었다합니다. 지금은 평생 약을 먹어야하는 몸이라네요.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고등학교부터 오만 노력다하다가
다행히 스무살에 고졸입사로 공기업에 들어갔고
돈만 벌겠다는 생각만 하다가 이제 숨좀 돌리고 취미생활 해볼까 하니
주위엔 열살이상 차이나는 회사분들 빼고는 친구가 단 한명도 없었답니다. 연애도 해본적이 없대요.
군대도 다녀오고 하다가 대학학위와 자격증을 따기 위해 스물넷에 야간대에 들어왔다 합니다.
저랑은 제가 스무살이던 작년, 그 대학의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났구요.

문제는 1년 넘게 사귀면서 이 모든 사실을 엊그제에 알았다는 겁니다.


첫째로, 직장다니는 야간대생인걸 처음에 회피하다가 숨길수 없는걸 알았던지 관계가 진전될즈음 이실직고했는데
뭐 이건 야간대가 창피할수도 있겠거니 해서 넘겼구요.

둘째로, 직장이 어딘지를 계속 숨겼어요. 물어봐도 말을 안더라구요.
공기업이고 벌이 괜찮고 복지도 좋아~까지만 얘기하고 그래서 어딘데?하면 말을 안해요.
제가 나는 우리 부모님이 젊을적부터 별일을 다해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 생각하는 주의라고 추궁하면
말하기 싫다는데 왜 기어코 물으려하냐고 예민해 지니 벙찌고
그러다 이번에 알게되었는데 정말 이름만들으면 알곳 맞네요.
차(일할때 쓰라고 사촌형이 쓰던 아주 옛날차를 줬다합니다)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못알아본 제가 등신맞긴하죠.
차 서랍도 여니 다 나오던데 프라이버시 지켜준다고 안열어본것도 문제일까요.
왜 숨겼냐니까 요즘 우리회사 논란도 많고 욕도 좀 듣고 뭣보다 상사분들이 네 여친 이런회사 다니는
남친만나고 횡재했다고 놓치면 안되겠다고 떵떵거리는 모습을 보고 생각해보니
다들 회사빼곤 볼게없는 사람같아 그런 사람이 되기 싫었다나요.
아예 이해가 안가는건 아닌데 백퍼 수긍도 힘들더라구요.

마지막으로 나이를 숨겼습니다. 사실 이것때문에 위에 적은 것들이 다 밝혀졌어요.
무심코 열은 차 서랍의 어느 서류에서 주민등록번호가 나왔고
그간 저와 동갑이라 생각했는데 4살많은걸 알았어요.
손이떨리더군요. 대체 이게뭐냐하니 계속 망설이다가 제가 묻는 족족 눈물 뚝뚝 흘리면서 얘기하더라구요.
가정사도 이렇게 처음알았어요.

너무 외로웠고 친구가 고파서 대학들어왔을때 동생들이 날 어렵게 생각하는게 싫어서 스무살이라 거짓말했고
그러다가 널 만났는데 처음엔 너도 그냥 지나가는 사람중 하나였고 심지어 타과생이니
그렇게 말했을 뿐이었다.
그러다 운전때문에 술 마실수없어 혼자있는 나를 네가 너무 잘챙겨준것에 감동받아서 만나다가 연인이 되었다.
너는 날 만나는 동안에도 이사람 저사람에게 고백받았지만 네가 늘
"내취향은 동갑이고 오빠들은 싫다."라고 해서 내 나이를 밝히면 헤어지자 할까봐 얘기하는게 무서웠다.
라는데...

정말 가정사부터 모든 얘기를 다 듣다보니까 만나면서 이상하다 싶었던 모든것들이
놀랍도록 앞뒤가 맞고 수긍이 가서 저것들을 다 못믿는건 아닌데
연민이 가면서도 1년간 저 모든걸 숨겨온 이사람 말을 믿어야할까란 맘도 있어요.
뭐 결론적으로 거짓말한건 나이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묵비권으로 있다가 들킨거긴하지만...
머리가 어떻게 될것같네요.
정말 잘해줬는데...한결같이 매일 만나러오고 여왕모시듯이 다 해주고 말도 너무 예쁘게했고
(말은 인성을 보여준다는 이론을 믿어서 더 믿은것같아요.)
해달라는거 사고싶다는거 장난조로 흘리기만해도 다 해줘서 놀래키던...

아 정말...
너무 많은것들을 갑자기 알아버려서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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