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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를 위한 디렉터 (가난한 약혼자편 4)

Yuri |2018.08.29 16:11
조회 358 |추천 3

가난한 약혼자 4

 

강남의 한 고급레스토랑. 온 몸을 명품으로 치장한 남자가 두터운 고기를 아무렇게나 썰더니 입안에 ‘게걸스럽게’ 넣었다. 그리고 이름도 알 수 없는 와인을 앞에 있는 여자에게 따랐다.

“프랑스의 유명한 와인회사에서 삼년마다 한 번씩 한정판으로 만드는 와인입니다. 딱 팔천오백 병만 생산하죠.”

 

그걸 받은 여자가 주저했다.

“이 귀한 걸 왜?”

“제 이름으로 차린 첫 회사에서 가장 열심히 일을 하신 아주 성실한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어딜 내려가셨다고 해서 이렇게 급히 호출한 겁니다. 물론 그동안 월급이 좀 적긴 하셨겠지만, 수당제는 어쩔 수 없어요. 국내 경기가 원체 안 좋잖아요. 드세요.”

 

하지만 여자는 스테이크와 와인에 손도 대지 않았다. 개기름이 잔뜩 흐르는 앞의 남자를 보니, 바늘방석 같은 그곳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다.

“근데 경미씨 아버지께서 심마니셨다고? 약초는 경미씨 같이 타고난 혈통이 있으면서 또 젊은 분이 캐셔야 해요. 잘 아시겠지만, 우리가 자연산만 취급하는 회사다보니, 중간에 공급이 잠시도 멈추면 안 됩니다.”

 

여자는 앞의 사람의 말에 기가 막힐 뿐이었다.

앞의 남자는 그의 부친이 차려놓은 회사 밑으로 자신의 새로운 개인회사 하나를 만들어놓았는데, 그 회사는 산약초를 캐는 사람 십여 명을 형식적으로 고용을 하고, 실상은 중국산을 몰래 수입해 국산처럼 속여서 판매하는 불법 저질회사였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앞의 여자를 포함해 약초를 공급하는 네댓 명 정도였다. 공급되는 양을 뻔히 알고 있으니, 애초에 숨길 수도 없었던 것이리라.

헌데, 결탁이라도 한 건지, 공무원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원산지 확인을 한다고 하는데도 신기하게 단 한 번 걸리지 않았다.

 

문제는 이놈의 회사가 약초장이를 월급제나 연봉제가 아닌 수당제로 고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약초가 거의 나오지도 않는 민둥산을 지목해놓고, 약초를 캔만큼만 돈을 준다고 하니, 당연히 돈벌이가 되지 못한 것이었다. 앞의 여자도 회사에서의 본인 역할이란 것이 법망을 피하기 위한 형식적 업무에 불과하단 걸 깨달았고, 그 밖에도 다른 여러 사정이 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그만두었던 터다.

앞의 남자는 그 점이 걸렸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인간망종 중에서도 최고레벨의 망종임을 알려주려는 듯 침 흘리며 여자의 옷매무새 등을 힐끔힐끔 쳐다보다가 계속해서 자기 인성에 딱 맞는 말투와 주제로 떠들어 댔다.

“나이 드신 분들이 약초를 잘 구분하시기는 한데, 그 양반들을 고용하면 갑자기 아파서 그만두질 않나, 한 번은 한 달 동안 연달아 둘이나 죽었네? 참네. 그래서 회사에 피해가 아주 컸는데도 난 사람을 시켜 십만 원씩 부조도 했어요. 팔만 원짜리 조화도 보내드리고... 칠만 원짜리도 있는데, 꽃이 후졌어.”

 

여자는 빨리 벗어나고 싶어, 그의 말을 끊으며 극히 사무적으로 말했다.

“개인사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사표를 냈습니다.”

“흠, 그러셨구나. 근데, 뭔 사정이요?”

“그런 거까지 말씀드릴 수는 없네요. 그만 일어나도 될까요?”

 

그러자 남자가 갑자기 자기 앞에 있던 와인을 벌컥벌컥 원 샷을 하더니 잔을 탁 내려놓았다. 그리고 메뉴판을 펼쳐보였다.

“백이십만 원짜리 와인을 시켰는데, 맛도 안 보실 건가?”

“최근 제가 받았던 수당에 딱 두 배 군요.”

“에계? 한 달에, 육십씩 받았어요? 진짜 작았네. 미안합니다. 난 몰랐네요.”

 

돈 관리는 자기 혼자 하는 사람이었다.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그 남자에게 쌍욕이라도 하고 떠나고 싶었지만, 여자는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 몫의 와인 값은 나중에 벌어서 갚을게요. 이만 가겠습니다.”

남자가 손을 뻗어 여자의 손목을 잡았다.

“잠깐, 돈을 아주 많이 벌게 해줄게. 앉아 봐요.”

“괜찮아요.”

여자가 매정하게 뒤로 돌아서는데, 남자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곧 결혼할 남자가 아주 엉뚱한 곳에 투자했다가 돈을 다 날렸다면서요? 그래서 시골로 쫓겨 간 거라면서? 쉽게 그 돈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했는데, 그 좋은 말도 안 듣고 그냥 가실 건가? 촌 동네가 그리 살기 좋아요?”

 

 

***

다음 날, 등산복장을 차려입은 두 사람이 어떤 깊고 험한 산 앞에 도착했다. 남자가 먼저 올라가면서 계속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여자는 남자의 그런 행동이 의심스러웠지만, 약초장이들은 뒷산에 올라서도 버릇처럼 산을 두리번거리는 것이 일이기에 그냥 그 사람을 따라서 올랐다.

헌데, 이상하게도 그 산에 도착했을 때부터, 오르는 동안에도 어찌된 것인지 마주치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는 것이었다.

“인적이 없네요?”

“당연하죠. 여기는 아무도 모르는 곳이에요. 근방에 등산로 같은 것도 애초에 없죠. 사람 발길이 없으니 대충 봐도 하수오나 상기생 같은 자잘한 약초들은 여기저기 널렸어요. 그것보다...”

 

남자가 주머니에서 작은 포장을 꺼내 여자에게 보여줬다. 포장 안에는 족히 삼십 삼령은 넘어 보이는 지종산삼 하나가 들어있었다.

“여긴 생자리입니다. 제가 찾았죠. 운 좋으면 천종도 있을지 몰라요. 그래서 ‘우’ 산삼골이라고 내 이름자 하나 따와 나름대로 명칭도 붙였습니다. 당분간 비밀로 하려고 둠막은 안 만들었어요.”

 

하기야 이런 지역은 친한 심마니끼리도 비밀이었다. 여자의 눈이 커졌다.

“그런데 절 왜 데리고 왔나요?”

남자는 여러 가지 변명을 늘어놓았다.

“저 같은 사람은, 유통경로는 잘 알아도 캐는 건 아마추어라 발밑의 삼을 그냥 지나쳐버리기 일쑤고, 발견을 한다고 해도 캐는 것이 아무래도 서툴러요. 잔뿌리가 상해 상품가치를 떨어뜨리죠. 요즘같이 흙이 딱딱한 계절엔 더욱요. 게다가 바위도 탈 줄도 모르니, 석삼은 꿈도 못 꿔요. 그렇다고 심마니 중에 믿을 만한 사람도 없고 해서 물색을 해봤는데, 정직하고 입도 무겁고 한...”

 

남자에게 받은 산삼에 묻은 흙을 보고 그 냄새를 맡은 여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여기에서 캔 것이 맞나요?”

“당연하죠! 경미씨 같은 프로인 경우, 잘하면 하루에 오백만 원어치 이상도 캘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어인마니 역할이지만, 무조건 캔 사람 입장에서 칠대삼으로 배분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산삼 이외의 것들은 캐면 그냥 가져가시는 걸로 하시고...”

“정말 그래도 되나요?”

남자의 파격적인 조건이 이상할정도로 황당했지만,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생각에 여자는 남자보다 먼저 산 위로 올라갔다.

 

그렇게 산의 이곳저곳을 훑으며 얼마나 올라갔을까? 삼은 고사하고 더덕하나 발견할 수가 없자, 여자는 그에 대한 의심이 점점 커졌다.

“조금만 더 들어가면 됩니다.”

“그런데 사장님, 제 생각으론 저 위쪽 지형에선 삼이 잘 자라지 못할 거 같은데요. 대부분의 나무가 이쪽으로 뻗었는데...”

“제 말을 못 믿으시는 겁니까?”

남자는 주머니를 뒤지더니 좀 전에 보여줬던 산삼을 꺼내 보란 듯 아작아작 뜯어먹었다.

“이런 거 진짜 많다니까요?”

 

허세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수백만 원은 호가할 거 같은 산삼을 바로 앞에서 뜯어먹는 남자를 보니 믿지 않을 수가 없어 여자는 그가 가리킨 더 험하고 깊은 곳으로 열심히 올라갔다. 그런 여자를 뒤쫓으면서 남자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참, 말씀드린 대로 전화기는 아까 끄셨죠?”

여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대답했다.

“무슨 이유인진 몰라도 사장님이 시키니 어쩔 수 없이요.”

여자는 주머니에서 분홍색 케이스의 폰을 꺼내 남자에게 흔들어보였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만약을 위한 것이니까요. 정말 극비인 곳이라 어쩔 수 없네요. 뭐 그렇다고 제가 경미씨를 못 믿는 건 아닙니다. 저기 바위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가세요.”

 

그렇게 이백여 미터는 족히 더 올랐을 것이다. 산짐승소리도 들리지 않는 아주 깊고 적막한 산중턱이 나오자 남자가 배낭에서 돗자리를 꺼내 바닥에 깔았다. 남자가 자리를 깐 곳은 절벽 근처라서 아래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지형이었다.

“경치 좋은 곳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씩만 하고 갑시다.”

 

산삼이든 뭐든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거 같은 지형의 산중에서 이상할 정도로 여유로운 남자를 보니,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든 여자는 그냥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아무리 따져봐도 이곳에서 삼을 캐긴 어려울 거 같습니다. 있다고 해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 수준일 거예요. 그냥 하산을 하는 게...”

“분명 근처에서 일곱 뿌리를 캤었다니까요. 이걸로 일단 추위라도 피하고...”

남자는 금방 따른 따끈한 커피를 여자에게 내밀었다. 여자는 주저하다가 그가 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추위 때문인지 액체가 목을 감싸는 기운이 컸다.

“맛이 좀...”

“비싼 거라 그래요. 물 건너 온 거. 그런 거 못 마셔봤죠?”

남자가 조롱하듯 말하자, 여자는 오기가 생겨 다시 한 모금을 마셨다. 목구멍이 알싸하면서 정신이 몽롱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몇 분 후, 여자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이 들자 여자의 몸 위에 어떤 육중한 것이 있었다. 그것이 위아래로 들썩거리며 여자의 몸을 마구 흔들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는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눈을 떠보니 개기름이 좔좔 흐르는 역겨운 얼굴이 보였다. 그 남자였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는 바지를 입고 있지 않았다. 그가 여자의 몸 위에 올라타 그 짓을 하고 있던 것이었다. 남자의 눈빛을 보니 그는 이미 사람이길 포기한 악마와 다를 바 없었다.

결혼을 일주일 앞둔 여자는 자신의 몸이 순식간에 더렵혀졌다고 생각했다. 눈앞이 컴컴했다.

‘아, 안 돼.’

몸부림을 치며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했지만, 그녀의 양손과 양발은 근처의 커다란 나무들에 사방으로 묶여있었고, 입에는 커다란 테이프 같은 것이 붙어있는 모양이었다.

여자가 정신을 차린 걸 알았는지 남자가 그 짓을 하다말고 입을 열었다.

“아주 오래간만에 처녀를 만났네. 요즘에도 이런 계집이 다 있네. 후후.”

“우우욱 우욱!”

“너도 좋지? 그게 남자의 맛이야.”

 

그제야 여자의 몸에 감각이 조금씩 돌아왔다. 찢어질 거처럼 아팠다. 아니 아프다기보다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것들을 모조리 뒤집어쓴 기분이었다.

“걱정은 하지 마. 그걸 꼈어. 뭐 그게 없어도 어차피 임신은 할 수 없겠지만...”

“우욱!”

여자가 버둥거렸다. 몸을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팔과 다리를 둘러싼 끈이 팽팽해지면서 온몸이 더 아팠고, 남자의 것이 들어온 그 부위가 무척 아렸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약혼자에게 대한 미안한 감정이 가장 컸다.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려는 순간, 위의 짐승이 이야기했다.

“너무도 깊은 곳이라 발견될 리도 희박하겠지만, 발견된다고 해도 넌 약초를 캐러 산림보호구역에 무단으로 침범했다가 누군가에게 기습적으로 겁탈을 당하고 죽은 거야. 알아들어? 그렇게 그럴듯한 이유가 있어야 완벽한 스토리가 되지. 단순하게 그냥 아무 일도 없이 죽은 시체가 발견되면, 고용자였던 내가 용의자가 될 확률이 조금 더 커질 거 아냐? 이건 어디까지나 알리바이용이야.”

“우우, 욱욱!”

“네 년이 회사 컴퓨터에서 기밀을 몰래 빼돌린 거 다 알고 있어. 대체 누구한테 어떤 걸 불려고 그랬던 거냐? 그 짓만 안 했다면...”

여자를 사력을 다해 고개를 좌우로 움직였다.

 

그녀는 약혼자와 함께 귀농을 한 후, 개인적으로 캘 약초 등을 팔기 위해 몰래 사무실에 들어가 회사의 거래처 명단을 복사한 적이 있었다. 그걸 앞의 남자는 중국산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서 사업을 했던 각종 증거자료를 모았던 걸로 오해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사이 절정에 달았는지, 남자의 허리 운동이 점점 빨라지더니 이윽고 남자의 몸통이 여자의 몸 위로 축 처졌다. 남자는 그렇게 한동안 여자를 안고 있었다. 여자는 그를 밀어낼 힘도, 정신도 없었다. 남자가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관계로 만나지 않았다면, 정말 좋았을 건데. 그치? 궁합이 아주 잘 맞아서 매일 침대에서 함께 뒹굴었을 텐데... 그럴 때마다 내가 명품백도 사주고...”

 

남자가 몸을 일으키더니 바지를 주워 입고는 단서가 될 만한 것을 모조리 정리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여자는 자포자기를 한 표정으로 멍하니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가 여자를 바라봤다.

“너도 네 약혼자 볼 면목이 없지? 그래서 도와주려고...”

 

남자는 배낭에서 어떤 물통을 꺼내 그 안에 들어있던 액체를 수건에 묻혔다. 그 수건을 반항도 하지 못하는 여자의 코에 들이댔다. 그러자 여자는 금세 정신을 잃고 말았다.

남자는 여자의 몸을 묶고 있던 끈과 입에 붙였던 테이프를 뜯어 배낭에 넣었다. 그리고 여자의 속옷과 하의를 절벽 위 아무데나 집어던졌다.

다 끝나자 남자는 축 늘어진 여자의 몸을 번쩍 안아 들었다. 그녀의 하의는 여전히 벗겨진 그대로였다. 남자는 여자를 안고 천천히 절벽 앞으로 걸어갔다.

그 앞에서 몇 분 간 주저하며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던 남자는 결심을 한 듯 여자를 절벽 밑으로 휙 던졌다. 잠시 후, ‘털썩’하는 소리가 들리자, 남잔 잠시 미간을 찡그리더니 곧바로 그쪽을 향해 엎드려 절을 했다.

“그러게 왜 날 건드렸습니까? 쯧쯧...”

 

남자는 가방에서 스프레이 통에 담긴 닭피를 꺼냈다.

“이렇게 하면, 예방이 되죠. 대신....”

남자는 여자가 떨어진 쪽을 향해 스프레이를 뿌렸다. 그리고 가방에서 향을 꺼내 피우며 주절거렸다.

“이렇게 향도 피워주잖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죠? 그러니 억울하게 죽었다고 날 원망하진 마십시오.”

남자는 오만 원짜리 두어 장를 꺼내더니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이건, 여비. 빨리빨리 올라가세요. 없는 사람만 개같이 불쌍한 이 세상에 미련은 버리고...”

 

준비한 것이 다 끝이 나자 남자는 절벽 위에 남은 흔적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정리했다. 그리고는 누가 볼세라 재빨리 그 산을 내려가며 중얼거렸다.

“장소 참 잘 선택했어. 백만 년 동안 절대 발견되지 않을 거다.”

 

산에서 내려온 남자는 숲속에 숨겨놨던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렸다. 그러다가 CCTV가 없는 서울 근교에서 차를 멈췄다.

“이제 완전한 이별이네.”

남자는 배낭에서 분홍색 케이스의 핸드폰을 꺼내더니 전원을 넣었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문자를 보냈다.

[ 내 돈까지 몰래 가져다 망하다니, 당신 같이 무능력하고 어리석은 사람 싫어. 결혼을 한다고 한 것도 죄다 거짓말이었어. 날 찾으려고 하면 그냥 죽어버릴 테니, 날 찾지 말아줘. 영원히... ]

 

그걸 다 보낸 남자는 핸드폰의 배터리를 빼고는 그걸 주머니에 넣었다. 다시 차를 타고 수 킬로를 더 달린 남자는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더니, 분홍색케이스 핸드폰을 강의 한복판에 내던졌다.

그제야 남자의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나중에 시간이 좀 흘러서 내 회사가 잘 되고 당신 실종사건도 묻히게 되면, 당신을 던진 곳으로 찾아가서 아주 큰 제사를 지내줄게. 그때까지 거기서 잘 지내. 참 좋은 사장 아닌가?”

 

서둘러 차에 탄 남자는 좀 더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한강 CCTV 사각지대에 또 차를 세웠다. 그리고는 번호판 위에 스티커처럼 붙어 있는 가짜 번호판을 뗐다.

“휴, 역시 사업은 쉽지 않아.”

 

- 계속

 

 

 

Yuri 알림

여기 올라가는 모든 글들은 제가 창작한 작품임으로 

절대로 표절, 도용, 불펌 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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