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이라고 누가 댓글 단 거 봤음.
나도 이런 글을 쓰면 뭔가 좀 속이 후련할 줄 알았는데 뭔가 정리하는 마음으로 쓰면 홀가분한 그런 기분으로 쓰는 건지 알았는데 애기 보낸 거 생각하니 울컥해서 울고 왔다.
자작이라고 한 사람, 넌 꼭 행복하게 잘 살아라. 어디 가서 자작 소리 듣지 말고.
이어서 써봄.
그 일이 있고나서 남편은 나한테 굉장히 잘함. 원래도 별로 싸울일이 없었음. 내가 바쁘고 집에서 부딛힐 일이 없어서 그랬던거 같기도 함.
그래도 애기 잘못되고 나니까 그때가 겨울이었음. 매일 추운데 새벽 시장 간다고 나가는데 알람 맞추고 일어나서 핫팩이랑 약차 끓인 거 챙겨주고 하더라. 난 또 그런 소소한데 마음이 조금씩 풀리더라고. 헤어질 거 아님 언제까지 그 일로 남편 원망 할 건가 싶었음.
난 사무실 쪽에 아파트를 분양 받아서 이사를 함. 그리고 원래 있던 오피스텔을 팔려고 했음. 남편이 지금 고점인 거 같아도 더 오른다고 말리더라. 그래서 월세를 받기로 하고 세를 놨어.
후... 또 중략하고 말하자면, 남편은 매장 알바랑 바람이 났어. 내가 새 건물 마련하고 하면서 집에도 잘 안들어가고 내가 하는 일은 즉흥적인 스케줄이 잘 없어. 내가 공장 가는 날이 있고 사무실 나가는 날이 있고 새벽에 일어나는 날이 있어서 그렇지 꽤 규칙적이야. 갑자기 오늘 시장 꼭 가야겠어 오늘 갑자기 공장 간다 이렇지 않단 말임.
그리고 부부니까 서로 언제 퇴근한다 그런 거 메세지 자주 보내고 남편이 나를 데리러 오고 데려다주는 날이 많았어. 이혼 얘기 접은 후지. 알고보니 그런 식으로 나를 자기가 실어나르면 나머지 시간에 안심하고 여자 만날 수 있잖아.
오피스텔 팔지 마라 하더니, 그동안에 그 집이 자기집이라고 여자한테 말은 했는데 내 살림이 있으니까 집에 여자를 데려올 수가 없잖아. 상간녀한테는 어머니가 자주 와계셔서 안된다고 했는데 마침 내가 이사를 가게 된거지. 그러자 오피스텔 전세 끝났는데 월세로 돌릴거라더라, 하면서 그 여자한테 너 이름으로 계약 하라고 내가 월세 내줄게 마치 여자한테 집 해주는 것 처럼 완전 생색 다 냈더라. 난 부동산에서 젊은 아가씨가 들어온다고 해서 계약 해달라고 오케이 오케이만 했음.
초반에 매장 알바 자주 바뀌고 한 것도, 내가 사장 부인인 거 아는 직원 있음 바람을 못피잖아. 그래서 단계적으로 꼬투리 잡아서 자른 거 같아. 이건 내 추측이야. 내가 지금 사는데로 완전 이사 하고 난 후로는 회사가 집 근처라 서울에 있는 카페 매장에 갈 일이 없고 남편이 아침에 출근 할 때 데려다주고 자기가 출근하고 먼저 퇴근하거나 친구 만나고 있다가 나 퇴근 할 대 데리러 오고 그랬음. 난 진짜 미안해서 노력하는구나 싶었고, 우리 남편은 우리 회사 직원들한테도 칭찬이 자자함. 사장님 진짜 남편분 자상하다고. 남편이 사기결혼 한 거는 직원들이 모르구.
하튼 상간녀는 매장에 알바로 젤 오래 있었대. 카페 사장 마누라 자리에 심취했더라구. 카페 알바들이 다 상간녀가 사장님이랑 결혼 할 사이로 알더라구. 상간녀 말은 우리 남편이 지가 자기 이상형이라고 했대. 유뷰남인 거 들키고 나서도 이혼하고 싶은데 못생긴게 집착이 심해서 자길 안놔준다고 했대. 자기가 진짜 사랑하는 거 너라고. 좀만 기다려 달랬다고 뻔한 얘기를 참.
다 녹음했고.
나는 상간녀한테 알았다고, 삼자대면을 하자고 했어. 너가 불러달라고. 너 보는 앞에서 이혼 도장 찍는다고.
사람이 한번 발등 찍을 때는 죽을 거 같은데, 두번째가 되니까 다르더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가 쫙 빠져나가는 느낌이 드는데 아 그래 넌 원래 내 발등을 찍을 수 있는 도끼였지 그런 생각이 듬. 애기 보내고 아파트로 이사 하고 한게 아이 키울만한 집 단지 좋은데로 간건데 이상하게 애기가 안오더라고. 걸리는게 없어서 그런지 이혼 결심이 확 들었어.
상간녀가 부르니까 좋다고 텨 나오더라고. 유부남인 거 알면 자기랑 헤어질 생각 할텐데 어리고 예쁜 애가 자기랑 헤어질 생각이 없으니 얼마나 고맙겠음. 전전날 밤까지 나한테는 무릎꿇고 매장 접고 집에서 살림만 해도 좋다고 빨리 애 갖자, 이혼 말만은 하지 말아달라더니 어린 애가 부르니 바로 텨와.
상간녀가 도끼눈 뜨니까 세상 꿀떨어지는 눈 하면서 달래주려고 끌어안더라구. 난 구석 테이블에 앉아서 구경하다가 이혼 서류 들고 갔는데 아무렇지 않은 거 처럼 하려고 했지만 일어날 때 떨리고 눈 앞이 캄캄하더라고.
쨌든 상간녀 옆에 앉아서 도장 찍으라고 서류 내밀었더니 남편이 시뻘개져서 말을 못하더라. 거기에 상간녀가 남편 도장 손에 쥐어주고 오빠 빨리 찍으라고 지가 손 눌러서 도장 찍음.
난 도장 찍힌 거 재빨리 서류 챙겨 일어나는데 남편이 상간녀 밀치고 일어나려고 하더라구. 상간녀가 오빠 하고 팔 잡으니까 어찌나 세게 뿌리쳤는지 여자애가 의자 채로 넘어졌어. 근데 난 바로 불러놨던 택시 타고 호텔 갔어.
그 후로 이혼 못한다고 전화하고 문자 보내고 회사 찾아오고.
우리 회사 직원들은 진짜 내가 영세할 때 택배 알바 왔던 친구, 사입 가방 져 나르던 때 부터 같이 일 하고 해서 진짜 의자매 같은 사람들이라 남편이 나 찾는다고 회사 찾아와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함. 남편 바람펴서 이혼 할거라 하니 다들 무섭다고, 남자 못믿을 거 같다고 함.
난 카페 매장을 팔아버렸어.
그 여자애는 카페가 내 껀 줄 몰랐나봐. 매장 팔았더니 걔한테도 한동안 전화가 엄청 오더라고. 무슨 말 하려고 전화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듣고 싶지 않고 알고싶지도 않음.
회사는 신혼여행 때 말곤 쉬어 본 적이 없는데. 애기 갔을 때도 이틀 쉬고 바로 나갔는데 삼주 넘게 못갔어. 온몸이 아프더라고.
남편은 합의이혼 안하면 시댁에 너가 한 짓 다 까발리고 소송 가면 위자료 청구 할 거란 말에 같이 법원 가주더라. 시부모님은 점잖으신 분들인데 저런 아들이 나왔는지? 의문이야.
이번에 이혼 하면서 느낀건데 숙려기간 왜 있는지 모르겠어. 이혼 소장 쓰는게 쉽나. 거기까지 가게 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거지.
아까도 말했지만 좀 홀가분 하고 싶은데, 별로 글을 써도 그렇진 않네.
내가 써놓고 보니 네이트 판에 사이다글 후기글 보면 좀 재밌기도 하고 남일이라 그랬었는데 왜 자작이라고 댓글 달리는 지 알 거 같아. 내가 봐도 내가 쓴 글이 사이다가 아니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