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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마지막으로

ㅇㅇㅇ |2018.09.15 02:13
조회 1,633 |추천 2
우리가 항상 그랬잖아, 우리는 남들과 다르다고, 너무 특별하다고.

너랑 나는 뭐였길래 처음부터 남들과 그렇게 달랐던걸까. 처음 친구 소개로 연락하게 되었을 때 나는 내 전 연애 때문에 상처 투성이였어. 오랜 시간동안 나를 너무 희망고문시키고 나를 외도했던 그 사람 때문에 내 자존감은 바닥이었어. 누구한테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안하고 믿지도 않았는데 너를 만나게 된거야.

너는 처음부터 내 마음을 흔들었어. 그 사람한테서는 받아보지 못했었던 관심섞인 문자들, 말투에서 나오는 너의 친절함과 따뜻함. 그거에 나는 처음부터 너에게 흔들렸던 것 같아. 우리는 하루만에 급격하게 친해졌고 심지어 그날 밤에 전화를 꽤 오랫동안이나 했어. 서로에 대해서 아는 것도 거의 없고 만난 적도 없는데 원래 전화하는 것을 귀찮아하던 나인데 뭐 때문에 너랑 그렇게 오랫동안 전화했던걸까.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 그때부터 너랑 정말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했었어. 누구랑 그렇게 오랫동안 끊임없이 이야기할거리가 있었던게 처음이었던 것 같아. 그리고 이틀 뒤에 너랑 만나기로 한 날 느꼈던 설렘을 나는 잊을 수 없어. 처음부터 나는 너의 모습을 보고 반했고 너랑 같이 오락실도 가고 카페가서 빙수도 먹으면서 나는 정말 신기한 것을 느꼈어. 이렇게 누군가와 말이 잘 통할 수 있구나. 이렇게 누군가랑 있으면 아무 생각도 안들고 시간이 훅 지나갈 수가 있구나. 

너는 운명같은거 안믿는다고 했지만 나는 믿었어. 너랑 나랑 설명할려면 그것밖에 없는것 같았거든. 

그 뒤로 계속 연락하면서 나는 너에게 더 빠질 수 밖에 없었어. 내가 힘들어할 때 조심스럽게 전화하자 해서 내가 힘들어보여서 전화하자고 했었다는 말, 내 말투가 귀엽다는 말, 하루 일과가 끝나고 나서 집에 갈 때 누가 잡아간다고 위험하다고 전화해주던 너. 어떻게 내가 너를 사랑하게 되지 않았을 수가 있겠어. 

그래서 너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조금 이르게 나에게 수줍게 사귀자고 말해왔을 때 나는 누구보다 확신있게 그러자고 말할 수 있었어. 너랑 함께라면 너무 행복해서. 절대 나도 너같은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어서. 그 뒤로 우리 정말 행복했잖아. 적어도 나는 정말 하늘 위에 구름 사이를 걸어다니는 기분이었어, 매일매일이. 하루가 끝나고 매일 집가면서 너랑 전화하는 것만 기다리면서 하루를 열심히 살았고 힘들어도 힘냈어. 생각해보면 너랑 특별히 어디를 간적은 거의 없는데 나는 그냥 너랑 있으면 어디든 다 좋았던 것 같아. 집앞 벤치여도 좋았고, 도서관이어도 좋았고, 그냥 다 좋았어. 너랑은 딱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어딘가에 앉아서 이야기하고 장난치는 것 만으로도 시간은 정말 금방금방 지나갔거든. 오히려 나는 다른 커플들은 맨날 하는 영화 보는 것을 싫어했어. 안그래도 서로가 바빠서 많이 못만나는데 영화보면 2시간 반동안 영화만 봐야되잖아. 

물론 우리 정말 힘든 일도 많았지. 여러 사람들이 자꾸만 반대하고 그리고 계속 힘든 상황들이 겹쳐서 나 정말 많이 울었었잖아. 너도 겉으로는 안울었지만 속으로는 울었을 것 같아. 그때 당시에는 정말 너가 나만큼 힘들지 않아서 나처럼 울면서 통곡하고 하소연하지 않았던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가 나보다 더 힘들었을 것 같아. 힘든 상황이 계속 겹치는데 나는 너한테 엄청나게 기대고 의지하는데 너도 무너져버리면 내가 더 감당이 안된다는 걸 너는 알았던 거 아니야? 그래서 몇번 애써 괜찮은 척 했던 거 아니야?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너가 나보다 훨씬 더 힘들었을 것 같아.

 근데 그렇게 힘든 시기들을 같이 이겨내고 서로 많은 것을 너무 많이 함께하고 나니까 정말 내 세상은 너가 되어있더라. 정말 나는 미치도록 너를 사랑하고 있었어. 너랑 처음 하고 처음 느껴보는 것들이 너무 많았어. 나 누구한테 그렇게까지 많이 사랑받아 본 적 처음이었어. 남자랑 그렇게 오랫동안 손 잡아 본적, 안아본 적도 처음이었고 뽀뽀하고 키스한 적도 처음이었어. 예쁘다는 말, 귀엽다는 말, 보고싶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남자한테 먼저 들어본 적도 다 처음이었어. 그래서 나는 너에게 더 깊이 빠질 수 밖에 없었던건가봐. 너가 그랬었잖아.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자기는 이렇게 누군가를 많이 좋아한적이 처음이라고. 나는 평생 너꺼라고. 평생 아껴줄테니까 자기랑 영원히 함께하자고. 나는 처음으로 생각했었어. 정말 이런 사람이라면 평생을 함께하도 행복하겠다. 평생 함께하고 싶다. 

내가 기숙학교로 전학가게 되면서 우리가 기껏볼 수 있는 시간이 주말로 제한되었을 때도 우리 정말 나름 잘 지냈잖아. 서로 없는 시간 쪼개가면서 한시라도 더 오래 붙어있을라고 애쓰고 헤어질때마다 슬퍼하고. 그리고 내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기가 힘들어서 너무 힘들때마다 너는 항상 내편이었잖아. 밤마다 전화하자하고 문자도 많이 해줬잖아. 나 사실 너무 힘들어서 버티기 너무 지치고 힘들었는데 밤에 너랑 전화할려고 하루를 견디고 토요일에 너 만날려고 일주일을 견뎠어. 정말 너때문에 살았어. 너가 내 삶의 낙이었어. 

근데 우리 둘다 상황이 문제였나봐. 내가 미칠듯이 힘들 때 너한테도 더 미칠듯이 힘든 일들만 일어나더라. 너가 아버지랑 싸워서 힘들어할 때 연락을 잘 안받았었잖아. 그 날 사실 나도 너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힘들었어. 그리고 한편으로 너무 속상하고 서운했어. 나는 내가 그렇게 힘들때 너한테 그렇게 끝까지 의지했는데 너는 안그러는 것 같아서. 그래서 너가 나름 일이 다 해결되고 정리되고 나서 나한테 다시 원래대로 돌아아와서 연락이 왔을 때 나 정말 너무 안심했었어. 사실 걱정했었거든, 너의 사랑이 식어가는 것이 아닐까. 

근데 나도 정말 나쁜 것 같아. 나도 힘들었는데 너가 너 힘든대로 기분대로 행동했다고 서운했다고 전화하면서 말했잖아. 너가 그제서야 너의 상황을 다 말해줬을 때 정말 미안해서 예민해서 미안하다고 했을때 세상사람들 기준 다 필요없다고, 너는 나한테만 맞추면 된다고 했잖아. 

그런데 있잖아, 어떻게 그랬던 너가 그 다음날 밤에 갑자기 바뀔수가 있어? 몇시간전까지만 해도 보고싶다고 사랑한다고 그랬던 너가 어떻게 갑자기 순식간에 그렇게 싸늘하게 변할 수가 있어...? 나 정말 너무 두려웠어. 그리고 너무 걱정됬어. 그래도 나는 너가 변했을리가 없다고 애써 부정하면서 너가 무슨 일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근데 그 다음날에 내 연락 다 씹다가 너가 전화와서 내가 싫어진거냐는 질문에 응이라고 대답했을때 나는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어. 진짜 장난인줄 알았어. 근데 차가워진 네 목소리도 그렇게 내가 울고불면서 나한테 그렇지 말라고 제발 그러지말라고 너한테 말하는데도 울지 말라고 한마디 안해주는 너를 보니까 믿을 수 밖에 없게 되더라. 너가 그랬잖아, 나는 충분히 좋은 사람인데 자기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한결같지 못하고 마음도 되게 쉽게 변한다고 그랬잖아. 근데 있잖아, 정말 너가 좋은 사람이 아니었던 건 아니야. 너는 충분히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었어. 

나 사실 정말 미칠 것 같아. 너에게 다시 아무렇지 않게 연락오고 전화올 것 같은데 울리지 않은 핸드폰때문에 미칠 것 같아. 내가 전남친 욕하면서 내가 싫어지면 거짓말하지말라고 바로 말하라고 한적은 있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나한테 준비할 시간을 조금도 안주고 갑자기 나한테 이래? 나 정말 살아갈 자신이 없어. 내 세상은 온통 너인데, 내가 어떻게 너를 잊어. 내가 어떻게 너 없이 살아가. 그래도, 너가 아니라면 내가 더 이상 강요할 수 없는거니까, 조금씩 잊을려고, 접을려고 노력해볼게. 그런데 너가 혹시라도 너가 정말로 내가 싫어진게 아니라 다른 사정이 있었던 것일수도 있으니까 조금만, 한동안만 너 연락 기다릴게. 

그러니까 제발, 돌아와줘.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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