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후 친구로 남자던 전애인
슬픔
|2018.10.11 08:14
조회 806 |추천 3
마음이 식어서 더 이상 나랑 있으면 전처럼 설레지 않는다는게 이유던 그 사람. 만날 땐 좋지만 집에 돌아가면 내가 생각나진 않는다며 헤어짐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친구로 지낼 수 있는 여지를 보였어요. 그러길래 저는 냉큼 그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러면 안됐었는데 말이에요 ㅎㅎ 그래서 헤어진 후 친구로 남기로 했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그래도 한 두번 친구로 톡도 하니까 크게 힘들진 않더라구요. 그런데 2주차부터 힘들기 시작했어요. 헤어진 후여도 소울메이트 같이 특별한 친구로 남을줄 알았는데 완벽하게 제 착각이었어요. 저는 그냥 알고 지내는 지인 정도로 느껴지더군요. 그 친구에게 연락을 하면 그 친구가 불편한 기색 없이 평범하게 받아주긴 핶지만 그 친구가 먼저 연락 하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그 때부터 그 사람에게 징징대기 시작했죠. 우리 친구 맞냐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한테 연락하는 거 불편한 거 아니냐. 물론 그 사람은 전혀 아니다 나한테 연락 오는 거 싫지 않다고 매번 말했습니다. 제가 불안했던 건 주변에서 자꾸만 그 친구가 불편해할 거다 이런 조언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결국 며칠 전 못 참고 또 그 친구에게 징징댔어요. 이번에는 그 사람도 불편한 기색을 참지 않았어요. 서로 불편하면 안 만나는게 답이라고 하더군요. 그 당시엔 그 말이 얼마나 미웠는지(지금은 그 사람 마음 이해합니다) 열 받아서 그럼 우리 친구로도 그만하자고 했어요.
결국 저흰 그렇게 헤어진 지 3주만에 제대로 된 이별을 했습니다. 물론 제 입장에서만 제대로 된 이별이죠 그 친구는 3주 전에 진작 이별을 했을테니. 며칠 동안 후회했어요. 내가 왜그랬지. 왜 친구로도 못 남게 행동했지 다시 연락해볼까. 정말 다시 연락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다들 말려서 참았어요. 그리고 그 사람의 sns를 저희가 헤어지던 날 올린 것부터 지금까지 쭉 훑어봤습니다. 그 사람도 나를 그리워하진 않았을까하는 제 착각과 다르게 그 사람은 헤어진 후에도( 물론 그 사람 나름대로 속으로 힘들었겠지만) 다른 사람들과 잘 교류하고 잘 지냈더라구요. 그리고 펑펑 울었습니다. 그 마음이 예전과 다르다는게 슬펐어요. 나를 아끼고 걱정하고 배려해주던 사람은 이제 없구나. 친구가 조언해준 말처럼 그 사람은 이미 죽었구나. 그냥 그 사람의 외모와 똑같은 다른 사람이 있구나. 그리고 친구가 준 책을 읽었어요.
도움이 되는 말들이 많더라구요. 그 사람과 만나는 동안 소홀히 했던 내 마음을 다독여주기로 했어요. 시간이 약이라지만 내 마음을 내팽겨치고 돌보지 않는다면 또 다시 아플 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내가 사랑에 미련이 남아 했던 행동들이 그 사람에겐 또 다른 상처와 불편함이 됐을 거란 것도 마음 깊이 깨달았습니다. 내 감정만 내세워 그 사람에게 친구 이상을 요구한 게 후회되더군요. 그렇게 마음을 정리했어요.
그게 어젯밤의 일입니다.
제가 앞으로 또 어떤 마음의 변화를 겪을 지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내 감정에 젖어 그 사람에게 연락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않을 거에요.
그래도 그 사람, 싹 다 잊고나면 연락하라고 하던 사람이거든요. 친구로 시작했던 인연이라 저도 나중에 시간이 흘러 친구가 될 가능성까지 현재 망치고 싶진 않아요.
그 사람에 대해 무뎌져도 제가 먼저 연락하진 않겠지만 지나가다가 서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할 사이 정도는 되겠죠. 이렇게 쓰니까 후련한 기분이 드네요.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