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우리 할아버지는요...

트옹 |2018.10.13 22:51
조회 90 |추천 1
우리할아버지는요 저한테 아빠같은 사람이에요

어렸을때부터 할머니할아버지랑 살다가 고등학교때 인천으로 전학을 갔고
떨어져 산지 십년이 다되었는데도 할머니할아버지랑 살았던곳이 본가처럼 편하고 시골내려갈때도 기분이 좋았어요 고향내려가는거같아서

제가 초등학교때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늘 업어주시고
밖에서 일하시면서 간식으로 받은 빵은 늘 안드시고 절주셨어요 (일하면서 많이 출출했늘텐데 전 철없이 받아먹었죠)
전 매일 그빵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팥빵 완두콩빵? 등)

항상 등교는 할아버지가 오토바이로 절 데려다주셨는데
제가 언젠가부터 창피하다며 교문으로 들어가지 말고 더 멀리에서 새워달라하며 땡깡을 피우곤 했죠(가끔 경운기로도... 등교함)
그땐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할아버지 가슴이 아프셨을꺼같아요

그래서! 저희할아버지는 예순의 나이에 면허를 따서 차를 사셨어요 ㅎㅎ

일끝나고 오면 일곱시이고 식사하시고 씻으시면 밤인데 주경야독.... 다음날 일터로는 아침 일곱시에 가시구요(예순의나이에....)

집에서 학교까지 차로는 오분이고 그때 나이의 걸음으로 걸어서는 십분 십오분? 근데 할아버지는 무조건 저를 데려다 주셨어요 가끔 새벽에 다섯시쯤 일하러 가시는날엔 이웃집에 저를 데려다주시고 밥도 먹게하고 데려다주게도 하셨어요

그만큼 저를 항상 아껴주시는 분이였어요


저는 시골이라 중학교때 야자를 아홉시까지 했는데 항상 무슨일이 있어도 저를 매일 데릴러오셨어요

혹시나 제가 좀 일찍나와서 기다릴까봐 삼십분씩 먼저 오셔서 트로트테이프를 틀어놓고 항상 기다리고 계셨어요
겨울이면 추울까봐 히터 틀고 여름이면 에어컨틀고
(집에서 전기세 물세 다 아까워하시는분인데..)

또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랑 한방에서 같이 잤는데 제가 버릇이 이불을 차내는건데 항상 새벽에 일어나서 몇번씩이고 덮어주셨어요
여름에는 가끔 자다 눈떠보면 할아버지가 눈앞에 있는데 이유는 부채를 들고 제가 더울까봐 부채질중이셨어요

제가 머리아프다하면 밤새 앉아서 이마를 주물러주셨구

잘못해서 할머니한테 파리채로 얻어맞은날엔 계속 어루만져주셨어요

항상 강아지와 새, 고양이를 사랑하시는 분이였어요
고양이는 할아버지를 너무 좋아해서 항상 밭에 따라다녔구 수세식 화장실에 가면 항상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있을정도였어요
그만큼 할아버지가 동물들을 좋아하는 마음이 크기때문에 그아이들과 깊은 교감을 했었던거같아요

항상 제 운동화를 빨아주셨고
방이더러우면 할머니한테 혼난다고 대신 치워주셨고
친구네집에가서 본 책꽃이와 연결된 책상이 부러워 사달라 조르면 못이기는척 사주셨던 분이고

용돈이 적어 친구들이랑 맛있는거 못먹는다하면 몰래 용돈을 주셨고

제가 자고있으면 저를 사랑스럽게 어루만져주셨어요 발이며 팔이며 코며

인천에 와서는 매번 방학때마다 시골에 가있었고
(스무살이 되서는 조금씩 뜸했어요 )

아무래도 친구들과 조금더 놀고싶고 남자친구 만나고싶고 해서..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전화해서 할아버지 안보고싶냐며 은근슬쩍 저를 떠보시길래 그때쯤 가끔 내려갔죠

할아버지는 저한테 전화하시는걸 좋아해서 제가 건 횟수보다 받은게 다 많았어요
스무살이되고 왜 그렇게 못했나몰라요

저는 취업을 일찍했어요 21살쯤 졸업바로전에 했어요

근데 첫 취업이고 아직 세상에 경험도 없고 사람들 대하기더 힘들고 가슴아픈 말을 들을땐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몰랐어요 회사출근하면서 아 이대로 차에 치여서 그냥 자연스럽게 회사를 그만두고싶다라는 생각까지 했었죠

근데 신기하게 그럴때마다 할아버지가 전화오셨는데 받을때마다 울컥해서 참느라 죽는줄 알았어요

전화오면 적금은 들었냐
회사는 오래다닐 수 있는 괜찮은 회사냐
한달에 얼마나 모으냐
밤에 늦게 다니지말고 일찍들어가라
나쁜 친구사귀지 마라
별별 걱정을 다하셨어요

회사를 견디기힘들어 팔구개월 정도밖에 안다니고 그만뒀어요
알바를하며 생활비를 벌었고 어린나이라 그정도로도 충분했어요

또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걱정을 하셨죠
기술을 배워라
뭐할꺼냐
맨날 알바만할꺼냐
(물론 이게 막 뭐라고 하는 기분나쁜 말이 아니라 진짜 걱정하는 부드러운 어투요 저희할아버지는 화를 안내시는 어진분이에요)

저는 괜찮다며 다 알아서한다고 짜증을내며 끊죠
철이 왜이리도 없었는지 참

명절때 내려가면 (20살 이후로는 거의 명절때만...내려가는 나쁜손녀 이게 제일 후회되네요)
또 걱정을 하시다가 그래도 너가 알아서 하겠지 성실하니까 항상 성실하게만 행동하라고 다독여주셨어요

제가 시골에 내려갈때면 항상 버스터미널로 데릴러 오셨는데 이때도 또 삼사십분씩 먼저와서 기다리셨어요

다음부터는 시간 맞춰서 천천히 오라고 해도 알았다하시고 또 똑같이 일찍와서 저를 기다려주셨어요

인천에 올라갈때는 일도 안가시고 일부러 저를 데려다 주셨는데
용돈도 주고 버스표도 끊어주시고 버스타고 터미널밖을 나갈때까지 창문에보이는 저를 계속 지켜보셨어요 (제가 손흔들면 손도 흔들어주시고 아직도 그 미소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내요)

아 버스얘기 나와서 하는말인데 어릴때 시골에살때 방학때는 항상 인천을 올라왔어요 초4학년쯤부터 혼자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어린애가 혼자 올라가니까 버스앞까지외서 버스기사 아저씨한테 돈 몇만원씩 찔러주며 잘부탁한다고 저기 저 어린이이 잘봐달라고 부탁하시고 인사하고 내리셨어요 (그 버스기사아저씨는 돈받고 뭐해주는것도 없는데... 그냥 본인 마음이 그래야 안정이되니까 그걸알아도 하셨던거같아요)






이렇게 저를 막내딸처럼 아껴주셨던 분인데

정말 애통하고 슬프게도 제작년 이맘때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집앞에서


과속차량과 부딪혀서

한 이삼주밖에 병원에 안계시다 떠나셨어요


왜 그정도밖에 안있었을까요

저는 그때당시 일하고있을 때라
쉬는날 전날 밤에 병원에 내려가 쪽잠을자고 휴일끝나면 올라오고 위급하시다고하면 택시타고 아빠나 고모들 차로 내려가고 했어요


저는 일어나실줄 알았어요

왜냐면 사시고 싶어하시는 마음이 큰 분이고
건강하셨고 지병도 없으셨고
지금은 잠깐 휴식을 취하느라 주무시고 계신다고 생각했어요

중환자실에 계속 계셨는데 면회도 잘못해요 가면 한번 보고 문밖에서 할아버지 모습만 지켜보고 있었죠

할아버지가 수액을 너무 많이 맞아서 몸이 퉁퉁 부어있고 가끔 손가락이 살짝씩 움직이고 몸은 따뜻했어요


그러고 수술이성공적으로 끝났다했고 이제 기력을 찾아서 일어나기만 하면된다해서 안심을 하고 다시 일을나갔죠
(그땐 전화만 오면 깜짝깜짝 놀라서 눈물이 났어요)

저녁에 갑자기 아빠가 전화가 오더라고요
울면서
내려가야겠다며 마음의 준비하고 아빠있는쪽으로 택시타고 오라고
근데 저는 안믿었어요 우리할아버지 일어날거라고 생각했어요

짐을 챙기는데
속옷도 한벌만챙기고 병원에서 돌아다니기 편하게 슬리퍼 신고 양말을 챙기려는데 망설여지는거에요 검은양말과 흰양말사이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얼마 못버티실꺼같다해서)


저는 할아버지를 믿어서 검은색들어간건 하나도 안챙겼어요 저한테 있는 흰양말은 다 챙겼어요 일부러 할아버지를 믿어서

택시를 타고 아빠한테 가는내내 울어서 택시기사아저씨가 급한거같아서 빨리가고싶은데 너무 슬프게 울어서 마음이 아프다며 다독여주시더라고요 (머리에 하나도 들어오진 않았지만)

아빠를 만났고 비상깜박이를 키며 달려갔어요 병원으로
그러고 힘든시간이 찾아왔고 실감이안났고 꿈같았고 눈물이 오히려 안났고 허탈했고 머리가 맹했어요

장례식장은 처음가봤어요
할머니도그렇고 엄마도 어린나이에 가지말라해서 갈일도 없었고

상복을 입었고

할아버지 사진을 찾으러 집에 들어갔는데 그때서야 뭔가 눈물이 터지더라고요

사고로 돌아가신거고 수술도 성공적이라고 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경찰이랑 병원이랑 뭐 하느라 오일장을 지냈어요

할아버지 사진앞에 앉아있으면 멍해졌고
눈물은 참았어요

제가 울면 삼촌 아빠 고모 할머니는 더 마음이 미어지니까

조용히 화장실가서 문잠그고 주저앉아 울고
밖에 나가서 벽을 치며 울었어요

실감도 안나고 현실이 너무 힘들어서 할아버지 따라가고싶었어요


왜냐면
너무 후회되요

한번도 키워준거 고맙다고

나대신 희생해준거 고맙다고

할아버지 사랑한다고

또 결혼식때 손잡고 들어가달라고

이걸 한번도 말해본적이 없는데

나중이 해야지해야지 했던 말들인데

왜 벌써

가셨나




지금 이 글은

할아버지제사가 한달넘짓 남았는데
항상 집에 오면 요즘은 매일 울어요
할아버지랑 추억들이 떠오르고 더 잘해드리지 못했고 투정만부려서
할아버지가 영원히 있을꺼같아서 하지 않았던 것들이 생각나서 미뤘던것들이 떠올라서
너무 힘들어서 어디 말할곳이 없어서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며 써봅니다
그래도 쓰면서 또 한바탕 울고나니까 기분이 좀 나아졌네요
무척 긴글인데 다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냥 저와 할아버지와의 추억노트였다 생각해주세요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고 따뜻했고 행복했던 추억이였고 그런 추억을 만들어준 할아버지 엄청 고맙고 행복했어요 사랑합니다 나의 아버지 -막내딸같은 손녀딸

ps, 저는 이 노래만 들으면 할아버지가 떠올라 눈물이나요
김건모-어제보다슬픈오늘
그냥 이거 들으며 시원하게 울고 털어버리려고 들어요 일부러
저와같은 아픔을 가진분들도 이 노래한번 들어보셨음 좋겠어서..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