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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키우는 뱀때문에 미치겠어요 후기

ㅇㅇ |2018.11.13 19:09
조회 53,699 |추천 98
처음 보시는 분들은 전 글을 읽으시면 이해가 편할 것 같아요.
밑에 이어쓰기에 달아놨어요.
하루만에 후기를 쓰게 됬네요..
남편이랑은 어제 저녁에 본문부터 댓글까지 쭉 읽고 얘기 나눴어요.
굉장히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여러 조언부터 따끔한 충고까지 모두 잘 읽었어요.
우선 저희는 3년 정도 뒤에 이민계획을 하고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들과 집을 모두 정리하고 갈 생각이에요.
그래서 남편이 파충류샵을 차린다는 것도 일을 더 벌리는 꼴이니까 말렸구요.
그래서 남편한테 전부터 이민가기 전까지 뱀들을 처리하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해외에 있는 집은 주택이라서 뱀이 집이라도 나가면 진짜 일이 커지니까 그곳에선 뱀을 키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이였어요.
키우는 뱀과 지금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의견과 생각을 들은 게 처음이라 그런지 남편이 처음엔 많이 당황한 것 같더라구요.
자기한텐 10년동안 키운 뱀들이 너무 익숙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할줄은 몰랐다며 자기도 생각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결국 남편이 뱀 6마리를 지인이 운영하는 파충류 샵에 보내기로 했어요.
자신이 데려온 애들에 책임을 지고 싶다며 보낸 애들은 자기가 좋은 주인 만날 수 있도록 알아보겠다네요.
그리고 많은 분들 조언에 따라 현재 뱀이 있는 방엔 잠금장치를 달기로 했어요.
방문을 안 닫고 나가는 일을 대비해 방문이 열려 있는 일이 없게 바로 닫히도록 설정도 하기로 했구요.
또 뱀을 일부러 방에 풀어놓지도 않기로 했어요.
이민가는 집에도 똑같이 뱀 방에는 잠금장치를 달고 풀어놓지 않기로 했어요.
그리고 절대 예쁜 뱀을 봐도 한 마리도 더 데려오지 않는다고 약속도 했네요.
도어락은 다음주에 바로 설치하기로 했어요.
처음에 집 주변에 다른 공간을 마련해 그곳에서 뱀을 키우는 게 어떠냐 말을 했는데 여러모로 오히려 따로 다른 공간에 뱀들만 놔두는 게 더 불안하고 돌보는 게 번거롭다고 거절했었어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아파트 주민분들 걱정을 하셨는데요.
우선 저희 집은 꼭대기층에다가 한 층에 한 가구만 살아요.
그리고 현관문을 나간다 해도 계단 문은 항상 잠궈놨고 엘레베이터는 저희가 타지 않는 이상은 열리지 않으니 뱀들이 정말 만약에 현관을 나간다 해도 다 막혀있어서 다른 주민분들을 만날 순 없어요.
이런 구조 덕분에 청소 할 때 항상 현관문 열어놔도 강아지들이 집 나갈 걱정이 없네요..
아파트 주민분들은 뱀 키우는 걸 대부분 아시는 편이에요.
아파트 내부 카페나 수영장에서 주민분들을 자주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보니까 같은 아파트 주민들은 다들 제 상황을 아셔요.
남편만큼 파충류를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 그분한테 조언도 많이 들었구요.
건물 구조상 뱀들이 다른 집으로 내려가거나 주민들을 만날 수가 없으니까 그런 걱정은 안하시는 것 같아요.
다른 집 키우는 애완동물까지 신경 쓰시진 않네요.
뱀 13마리에 대형견 포함 개 4마리가 너무 과하다는 분들도 계셨는데 뱀은 원래 케이스 안에만 있기 때문에 그부분은 상관없어요.
남편이 약속도 어기고 저에게 말 없이 계속 데려오는데다가 뱀을 풀어놔서 문제죠..
개들은 집이 넓어서 대형견들도 키우는데에는 공간에 문제가 없어요.
개들은 거의 2층에서 움직이고 2층 강아지 방이 따로있어서 1층을 잘 안내려오니 1층에 뱀이 있는 방 쪽도 갈 일이 없어요.
뱀이 저를 문 일은 다분히 있는 일이에요.
뱀 키울 때 뱀에 물리는 일은 딱히 심각한 일이 아니라네요..
유튜브에 뱀 키우시는 분들 영상 보면 아시겠지만 사나운 뱀들은 엄청 자주 물어요.
뱀 오래 키우시는 분들은 요령을 알고 핸들링을 잘 하시니까 물리는 일이 많진 않겠지만 원래 뱀이 주인을 못알아보는 동물이고 지 기분만 안좋으면 물려고 달려드니 보통 뱀 키우시는 분들은 자주 물리면서 키우셔요.
저도 탈출한 뱀한테 물린 적은 없고 남편 대신 뱀 밥주고 물 갈아주고 허물 치워주고 하다가 자주 물렸죠..
애완용뱀이고 위협용으로 물다보니 상처가 크진 않아요.
아예 별다른 상처가 안 날때가 대부분이구요.
그런데 그런 뱀이 사람이 아닌 저희 개를 물었을 땐 상황이 달라졌죠.
또, 저도 개를 4마리나 키우면서 남편 뱀은 키우지 마라하냐. 이기적이지 않냐는 분들도 계셨는데 전 남편이 뱀을 키우는데에 반대를 하는 게 아니에요.
저나 다른 분들이 강아지를 예뻐하는 것처럼 남편 눈엔 그만큼 뱀들이 예쁘겠죠.
저는 남편이 저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뱀을 계속 데려오는데다가 뱀 관리를 제대로 안해서 결국 제 개까지 물었는데 그래도 뱀은 포기를 못한다. 라는 게 화나는거죠.
정말 많은 분들이 주인 먹으려 한 뱀 얘기를 해주셨는데 다행히 남편이 그 여자처럼 뱀을 풀어놓고 데리고 자진 않네요..
그랬으면 진짜 뱀이랑 살라고 두 마리 같이 내쫓았죠..
남편이 뱀 방에서 뱀을 풀어놓는 것도 남편이 방 안에서 지켜볼때만 풀어놔요.
전 애초에 방 안에서든 풀어놓는 게 싫지만요.
거의 모든 댓글들이 이혼하라는 말씀들이 많았는데 이혼이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잖아요.
뱀때문에 스트레스도 엄청 받고 화도 나지만 남편에 대한 마음은 별개였던 것 같아요.
진짜 피나게 줘패고싶을 정도로 승질날 때도 있는데 제 인생의 절반을 함께 보냈고 좋은 날들이 많았기에 문제들도 둘이서 좋게 잘 해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혼이란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애초에 남편이 약속을 다 어기고 애처럼 때써도 제가 남편과 크게 싸워서라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다 져주고 거의 반포기 상태로 지내다보니까 일이 이렇게까지 커진 것 같네요.
걱정해주셨던 푸들은 상처에 계속 제가 약 발라주고 사료에 가루약 섞어주고있어요.
애가 이미 나이가 굉장히 많아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네요..
애가 다친 것도 다 저 때문인 것 같아 개들한테도 미안하고 파충류샵에 보낼 뱀들도 정말 안타깝네요.
남편도 제가 개들을 아끼듯이 사랑한 애들을 결국 보낸다는 게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구요.
그래도 서로를 위해서 좋은 선택이라 생각하고 뱀들은 애들을 많이 사랑해줄 사람을 만나길 바래야죠.
뱀 때문에 생긴 일들은 전 글에 다 쓰지도 못 할만큼 정말 많아요.
그래도 남편이 이제야 좀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다 댓글들 덕분인 것 같아요.
별 생각없이 어제도 남편이랑 싸우고 더이상 주변에 말할데도 없고 열받아서 쓴 글인데 너무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조언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남편이 의외로 빨리 받아들인 것도 댓글들 덕분인 것 같아요.
댓글들에서 궁금해하셨던 점들 다 이 글에서 답변드리려했는데 빠진 부분이나 더 궁금하신 점들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모두들 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는 제발 싸우지 말고 잘 좀 지냈으면 좋겠네요.
추천수98
반대수9
베플ㅋㅋ|2018.11.14 00:31
캐나다 기욤이 비정상회담에서 나와서 한 말 중에 캐나다에서 어떤 남성이 119에 전화를 했는데, 그 내용이, " 내가 키우는 내 애완 뱀이 지금 나를 잡아 먹으려고 내 목에 점점 똬리를 틀고 있어요. 살려주세요~" 하고 전화를 했다는데, 한번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베플ㅇㅇ|2018.11.13 22:12
플로리다, 집에서 키우는 뱀이 우리에서 탈출, 그집에 아기 있었는데, 잠깐 사이에 애를 또아리 틀려고 감고 있었는데 남자가 달려들어서 풀려고 해도 안풀려서 결국 뱀 죽이고 애 구했음. 부모 둘다 잡혀갔고 애는 위탁으로 보냈음.
베플코카|2018.11.13 20:05
아내분이 너무 현명하시네요. 그리고 본인이 개를 예뻐하는 만큼 남편눈에도 예뻐보이는 역지사지까지 ㅎㅎ 그러나 같이사는만큼 약속도 관리도 소홀한 남편분이 잘못이신거니까 너무 죄책감? 같은거 안가지셨음 해요..! 행복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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