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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인사) 불효녀입니다

ㅁㅇㅎ |2018.11.30 01:23
조회 25,141 |추천 244
아.... 한자한자 정성스러운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한분 한분께 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은데 자꾸 눈물이 나서 죄송하지만 이렇게 인사를 드리도록 할께요

오늘의 판에 부모님과 연락하기 싫다는 제목을 보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이 또 계시구나 싶어서 보니 제 글이네요.
운영자님께서 오늘의 판에 올려주신?? 덕에 마음을 담은 댓글들에 정말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한참을 울고나니 좀 후련한 기분이 드네요.

그동안 상담을 가볼까 수없이 생각은 했어도 막상 갔는데 그래도 부모인데 용서하고 받아들이라고 할까봐 역시 내 잘못이었다 탓할까봐 겁이나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혼할때 왜 연락했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쓸데없이 변명해 보자면...
뭐랄까요... 시댁분들께 정상적인 가족으로 보여지고 싶었어요. 연애할때 시댁엔 재혼가정이다 까지만 말씀드렸는데 막상 결혼이라는 큰 일이 다가오니 제 가정사를 알게 되시는게 제 치부를 들켜야 한다는게 너무 겁이 났이 났달까요...

또 한편으로는 내가 그래도 이렇게 잘 살아서 결혼한다고 당신들이 내게 그리 모질게 했어도 난 무너지지 않고 이만큼 살아냈다고 알리고도 싶었습니다. 참... 바보같죠..

댓글분들 말씀대로 그래도 그런 부모에게라도 자식이라고 인정받고 싶었나봅니다.

일면식도 없지만 제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주신 분들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신 분들 모두... 앞길은 진심으로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외부의 말들로 마음이 무너질때마다 댓글 보면서 마음잡고 잘 살께요.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0살 7살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다들 아이를 키우면 부모를 이해하게 된다는데 저는 불효녀인지 이해는 커녕 원망과 분노와 슬픔과 애증의 복합적인 마음이 드네요.
긴 이야기가 될것 같은데 좀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저와 제 동생이 10살 8살일때 이혼하셨습니다. 풍요로운 집이 아니라 두분은 맞벌이셨고 엄마는 키가 크시고 괜찮은 외모셨는데 고된 이 집에서 삶이 힘드셨던지 다른 남자분을 만나 집을 나가셨어요. 아빠는 우리를 두고 사방팔방 엄마를 찾으러 다니고 엄마는 아빠손에 끌려 2번 집에 들어왔지만 결국 다시 나가버리셨어요. 그 후 저와 동생은 할머니 손에 자랐고 그 당시의 할머니들과 마찬가지로 전 여자라는 이유로 엄마 핏줄이라는 이유로 구박아닌 구박을 받았습니다.
할머니는 고모들에게 애들이 별나다부터 해서 전화로 온갖 욕을 하시는걸 들었습니다. 물론 마지막은 친엄마에 대한 원망과 본인 신세한탄이었지요.

반에서 매년 반장 부반장 등 임원을 도맡아 하고 항상 올 수를 받아왔는데 5학년 선생님께서 반 임원 부모님은 육성회 하셔야 하는데 엄마가 안계시니 반장직을 내 놓으라고 하셨어요. 어린마음에 엄마 없는게 죄인줄 알고 그냥 알았다하고 부반장이 반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촌지가 있던때라 엄마없는 전 부당한 이유로 맞기도 했고 벌도 받았습니다.

게다가 그 당시 거의 없었던 이혼가정이라 작은 일에도 손가락질 당하기 일쑤였고 같은 동네에 살던 반 남자아이는 친구들에게 소문내고 놀리기도 했습니다.

아빠는 이혼 충격으로 출 퇴근을 핑계로 회사 근처에서 살며 한달에 한번 혹은 두번정도 주말에 오셨다 가셨습니다.

할머니도 아빠도 힘드셨던지 제가 중학교 1학년이 되던 때 새엄마가 언니를 데리고 오셨습니다. 언니는 저보다 3살이 많았는데 같은 여자라는 이유로 같은 방을 썼고 마찰이 심했습니다. 담배도 피고 노래방도 다니고(그 당시 학생은 노래방 출입금지였었어요) 언니의 남자친구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소위말해 날라리 일진이었습니다. 자기 기분 안 좋으면 저나 동생을 때리기도 했는데 제가 바락바락 싸우고 대들자 방에 가둬두고 동생을 때리기도 했습니다. 아빠는 그저 새로 온 언니 니들이 이해해줘라 니들은 둘이잖냐라고 말하셨고 그러다보니 새엄마는 자기딸과 마찰이 있는 저를 미워했지요. 새엄마가 한번 손찌검을 시작하니 두번 세번은 쉬웠습니다. 아빠한테 이혼하면 안되냐 해도 어떻게 두번 이혼하냐며 안된답니다. 공부는 계속 상위권 이었는데 언니 잔다고 방에 불 끄라고 하고 공부는 저렇게 티내고 해야하냐고 하고 못생긴게 공부해서 어따쓰냐고 하며 자존감을 무너뜨렸지요. 안경도 쓰고 짧은 단발의 전 제가 진짜 못생기고 못난줄 알았어요. 저만 사라지면 행복한 가정인가 싶었습니다. 자존감이 무너질대로 무너지자 자해를 하고 자살시도도 해봤는데 그것도 쇼라고 생각하더군요. 치욕스러웠어요. 도시락도 남은 반찬으로 제가 싸다녔어요. 언니랑 동생 도시락만 싸주셨구요. 그나마 남동생이라 좀 이뻐하셨던지 동생한테 잘 해주시는 것 만으로 만족했습니다.
학원이나 과외같은건 꿈도 못 꿨고 가끔은 학교가는 차비가 없어서 친구들한테 회수권 한장씩 꾸기도 했어요.
교복은 같은 학교를 졸업한 새엄마딸 교복을 물려받았습니다. 여름 와이셔츠가 누런것을 보고 고모가 새로 사주셨구요. 겪은 일이 참 많지만 많이 맞았고 언니때문에도 맞았고 맞다가 눈물도 안흘리는 독한년이라고 더 맞았던 기억만 생생하네요.

고등학교때 친엄마 소식이 들려 왔는데 그 바람나신 분 가정에서 그분 애들을 키우고 있으시다더군요. 본인 둘 문제로 난 이렇게나 불행한데 다 싫고 다 밉고 죽으면 다 해결될까 그런 생각만 하고 살았습니다.

어찌어찌 인서울 대학에 합격하여 그 길로 집을 나왔고 그 후 다시 발걸음 하지 않았습니다. 대학 입학금 학비 생활비 단 한푼도 보조받은 적이 없습니다. 새엄마딸이 대학을 안갔기 때문에 저도 공평하게 대학 학비는 대 주실수가 없다기에 알겠다 했습니다. 대학을 휴학할까 자퇴할까 수없이 고민했지만 그래도 졸업한건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다시 연락드린건 그 후 10년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정말 연락하기 싫었던 마음도 있고 그래도 딸이 결혼한다는데 축하받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대번 들려온 말은 기껏 대학가서 남자랑 붙어먹었냐였지만요

애 둘을 낳을 동안 친정이 없는 저는 정말 홀로 애를 키웠습니다. 시댁은 멀어서 도와주시기 힘들구요. 고되고 울기도 하고 우울증도 오긴 했지만 이 아이가 기댈곳은 나뿐이라 생각하니 더 힘을 냈습니다. 남편은 한창 직장에 자리를 잡을 나이라 야근도 많았지만 그래도 일찍 오는 날이나 주말엔 같이 육아에 동참해 주는 든든한 남편입니다.

흔한 말이지만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프고 애들이 아프면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고 어디 다쳐오기라도 하면 이렇게 속이 상한데 아빠는 아빠앞에서 새엄마한테 두들겨 맞을때 어떤 생각이었을까요? 새엄마와 새엄마딸이 못생긴년이 어쩌고 지 엄마 닮아서 남자만 밝힐년이라던지 그런말 들을때 아빠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을까요?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새엄마와 새엄마딸이 죽도록 미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이를 낳고 키우면 키울수록 아빠에 대한 원망이 커져만 갑니다.
남동생은 이제 두분도 늙고 누나가 이해해주라는데 뭘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빠가 가끔 술마실때마다 제가 어찌사냐 물으신다는데 뭐가 궁금한지 모르겠습니다.

친엄마는 사시던분과 헤어지시고 혼자 지내신다는데 아프답니다.
다른 딸들은 병원에 음식싸들고 찾아오는데 저보고도 좀 오랍니다.

마흔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아직도 부모에 대한 원망으로 부모와 만나기도 연락하기도 싫습니다.
저희 친가쪽 사람들에게 전 그래도 딸년이 아빠 이해 못해준다고 제가 나쁘답니다. 밥먹고 재워줬는데 은혜를 저버린 머리검은 짐승이랍니다.

제 어린시절은 제대로 된 가정교육이 없었기에 그걸 홀로 익혀나가며 욕 먹으며 깨닫고 배우고 남들 흉내도 내며 그렇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학창시절에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고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전 그저 못나고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지금도 가끔 아이들 엄마를 만나거나 해야 할 일이 생기는데 참 어렵습니다. 내 과거를 아는 사람이 어디 있진 않을까 누가 나와서 저 엄마 어렸을때 부모 이혼하고 맞고 자랐다고 얘기하진 않을까 별별 생각이 드니 사람과의 관계도 깊지 않습니다.

이게 다 정말 제탓인데 제가 나쁜 년이라 부모탓을 하고 있는걸까요.
앞으로 전 나이드신 저 두분을 보면서 그래도 효녀인척하고 살아야 하는 걸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244
반대수3
베플ㅇㅇ|2018.11.30 06:22
감히 누가 불효녀라 해요 행복하시길 바래요
베플ㅇㅇ|2018.11.30 03:30
성장기에 부모로서 제대로 해주지 못한것들이 도리만 더 따지는 천하에 염치 없는 것들임. 님 마음 가는대로 해요. 도리는 개나 줘 버리고. 어릴땐 절대 권력자 처럼 부당한것들이 성인 자식에게 무슨 염치로 기대고 바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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