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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집을 나왔어요..) 결혼기념일 챙기기 vs 설거지 혼자 다 하기

어휴 |2018.12.18 23:14
조회 21,347 |추천 5
안녕하세요.

오늘 남편과 다투다 남편이 좀 떨어져 지내자고 저 보고 시댁에 가있으라는 말에 도저히 못 참겠다고 한국간다고 캐리어에 짐싸는데

말리지도 않고

‘너 지금 한국가면 이혼하자는 말이야? 너가 원한다면 내가 못 가게 할 수는 없어’하고 집 나서는데 ‘지금 너가 선택한거야’ 라길래

제가 ‘너가 선택한거야. 너가 원한거겠지.’ 라고 말하고 나왔어요.

늦은시간이라 공항버스도 끊겨서 택시타고 제일 가까운 호텔에 와 있어요.

최근 결혼기념일에 다툰 이후로 그 일에 대한 진지한 대화도 한 번 안나누고 계속 서로 감정 불편한 상태로 지낸지 3주, 거의 매일 싸운 것 같아요.

서로 감정이 불편하니까 툭하면 짜증내고 말도 곱게 안나가고 그랬어요.

나온지 3시간이 넘어가고 새벽인데 연락도 없네요.

이제 정말 끝인걸까요. 부모님께 얘기도 못하고 지금 너무 카오스라 어떻게 해야 할 지 판단이 안 서요.

어떻게 하는게 후회없는 판단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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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남겨주신 댓글들 다 잘 읽어보았어요. 

읽어보니 남편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웠을것 같고 저도 철없이 행동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때 제가 왜 그렇게까지 고집을 부렸을까 하는 생각을 곰곰히 해봤는데 제가 여기와서 정서적 결핍이 심해서 그렇게라도 남편이 저를 생각하고 신경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기적인 생각이지만요.


제가 남편과 겪었던 몇 가지 사건들 이야기 해 드릴테니 정서적 결핍을 느끼는 제가 너무 예민한건지 의견 듣고 싶어요.


제가 있는 곳은 유럽권이며 살기 좋은 나라로 손에 꼽히는 국가이고 남편은 원래 여기서 터를 잡고 살던 사람입니다. 제 직업은 대단하지는 않지만 저도 만족하고 나름 인정받는 직업이었고 남편과 결혼하면서 5년차에 그만두었습니다. 



남편 출근할 때 문 앞에서 항상 제가 안아주고 잘 갔다 오라고 하면 남편은 '잘자~'하고 출근해요. 그리고 퇴근하고 오면 '오늘 뭐했어? 잤어? 에휴~' '오늘 아무 것도 안 했네?' '니가 뭐가 힘들어~' 한숨쉬며 이런 말을 자주해요. 


그리고 가끔 학교 쉬는날에는 '내일 뭐할꺼야?' '오늘 뭐했어?' 이 질문을 한 5번은 합니다. 취조 당하는 느낌이에요. 제가 뭘 안하면 되게 한심한 사람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몇 년 동안 집에 있었던 것도 아닌데 신혼 시작 때 부터 그랬어요.


화분에 물을 안 주면 '화분에 물 안줬어? 고개를 들고 생각을 해. 집에서 아무 것도 안 하면서 화분에 물주는거 하나라도 하지.' 이런식으로 말해요.

전부 다 하고 하나 안하면 '하나라도 좀 해' 이런식이에요.



저는 한국에서 제가 일하고 남편이 쉴 때 퇴근할 때 너무 즐거웠어요. 집에서 남편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게 그냥 좋고 가끔 남편이 밥해놓고 기다리면 그게 고맙고 남편에게 청소하라거나 빨래하라거나 시킨적도 없구요.

남편이 가끔 청소나 빨래 한번 씩 해 놓으면 그것도 그렇게 기분이 좋았어요. 근데 남편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속상하더라구요.



그리고 워낙 스킨십 싫어하는 남자라 한국에서 제가 출근할 때 현관문에서 배웅 해달라고 했었는데 아침에 자다 깨서 그거 하기싫다고 해서 대판 싸우고 결국 제가 포기했었구요. 

여기 와서도 스킨십 너무 안하니까 제가 출근할 때 서로 뽀뽀하고 헤어짐 좋겠다고 그랬더니 그것도 저한테 양치하고 오면 한다고 이런식으로 말해서 기분나빠서 또 포기했었어요.


지금도 밖에서 손잡거나 안는 사람은 늘 저고 그것도 눈치보면서 해요. 싫어할까봐.


남편은 제가 집안일을 완벽하게 하고 집에오면 마사지 해주길 바래요. 그래서 가끔 마사지해주는데 한 번 하면 30분이상해요. 팔이랑 손목이랑 가끔 저릴 때도 있어요. 그래도 남편이 좋아하니까 참고 해요. 그러면 고맙다고 어깨 토닥토닥 해주구요.


저는 남편 퇴근시간이 되면 가슴이 조마조마해요. 내가 뭐 빠뜨린 건 없을까, 안 한건 없을까 해서요. 남편이 퇴근하고 오면 집안일에 대해 '행주는 여기에다 걸어라.' '드라이기 쓸 때는 헤어오일 손에 묻히지 마라.' '밥솥은 앞으로 빼서 써라' '설거지 깨끗하게 해라' '세수할 때 바닥에 물 흘리지 마라' '수건은 100도로 맞춰서 돌려라.'등등.. 잔소리를 엄청 해요.

몇 달동안 그런 잔소리 들으니 정말 미칠 것 같더라구요. 애써도 남편에게 지적만 당하고 제가 식모가 된 것 같았어요.


평소에 스킨십도 잘 안하고 하루의 대화가 거의 저런식이니 제가 여기서 어떻게 사랑을 느끼고 무엇을 위해 이렇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남편과 사이가 좋을 때는 남편을 위해 하는 모든게 기쁘고 제가 음식을 해줄 수 있는 것, 남편에게 마사지를 해줄 수 있는 것, 기쁘게 해줄 수 있는 것 하나도 싫지 않고 오히려 기뻐요. 근데 사이가 틀어지면 대화도 스킨십도 없으니 밥하고 빨래하러 여기 왔나 이런생각이 들어요.


남편은 이렇게 자주 이야기합니다. 

 '여기는 살기 좋은 나라야. 너가 여기 온 것도 너의 선택이야. 여기 오고 싶어서 나랑 결혼하고 싶어한 사람 많았어. 다들 한국에서 떠나고 싶다고.'



저는 결혼전에 별로 요리해 본 적이 없고 남편과 같이 살림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시도하고 만들어보는데 실패할 때도 있어요. 그 때 이런식으로 얘기했어요.

남편 '이거 어디서 보고 만든거야? 레시피 보고 만들었어?
나 '응.인터넷에서 보고 만들었어.'
남편 '(의심가득한 눈초리로) 확실해? 너가 마음대로 만든거 아냐? 레시피 따라 만들어. 그렇게 만들면 거의 다 맛있는데.. 이거 맛없어. 너가 다먹어.'
나 '왜 그렇게 말을 해.'
남편 '너가 만들었으니까 너가 책임져야지. 그러게 왜 맛없는 음식을 만들어.'


한번은 출근전 샌드위치를 만들다가 빵이 다 안 익어 아침을 못 먹고 가서 너무 신경이 쓰여서 샌드위치랑 과일 도시락을 싸서 남편 직장에 갖다줬어요.

고맙다고 하더니 집에 그걸 그대로 가지고 온 거에요. 먹을 시간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제가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다음날 그 샌드위치를 꺼내서 먹으려고 하니 '그거 못 먹는다고 버리라'고 하더라구요.



한번은 저희 이사때문에 갈 데가 있었는데 남편은 출근해서 저 혼자 다녀왔었어요. 그날 복통이 좀 있어서 몸이 안 좋았는데 집에 오는 길에 밥 할 힘이 없고 남편은 늦게 들어오는 날이라 베이커리에서 머핀을 2개 사서 들어왔어요.

남편한테는 카톡으로 제가 배아프다고 얘기했었는데 퇴근하고는 제 안부는 묻지도 않고 머핀을 보자마자 짜증을 내면서
'머핀 왜 샀어? '이걸 왜 사~ 이거 맛 없다고 했잖아. 다음부터 사지마. 그리고 살거면 너 혼자 사먹어'


그러고 제가 샤워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을 열더니 (샤워커튼 있어서 안이 보이지는 않아요.)
'집에 떡있는데 머핀 왜 샀어?'
떡있으면 떡먹지 왜 새로운 걸 사냐는거에요.

그 말을 꼭 샤워하고 있는 화장실까지 들어와서 해야할 말인가 그리고 천원짜리 머핀 하나 사고도 이런 소리 들어야 하나 싶어서 너무 서러웠어요. 제 배 아픈건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서요.



여기 남편 부모님만 계셔서 시댁에 자주 가는데 그 때 김장을 했어요. 그 전에 어머니가 김장하자고 했을 때
제가 '좋아요. 가르쳐 주세요. 어머니~ 저 처음해봐요. 김장하고 수육이랑 같이 먹으면 엄청 맛있는데~ 그쵸 어머니'

이렇게 말했었는데 그 날 같이 김장을 하고 어머니가 제가 먹고 싶어해서 수육 준비했다면서 같이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아~ 정말요? 어머니 괜히 저 때문에.. 죄송하고 감사해요. 진짜 맛있을 것 같아요~'

이러고 밥 차리는데 한참 뒤에 거실에서 티비보던 남편이 부엌에 와서

'와~ 이거 너 때문에 한거야? 대박이네~ 근데 너는 고마운 마음이 없나봐??'

이걸 어머님 아버님 가족들 다 있는 앞에서 크게 얘기하는거 에요. 그래서 어머님이 '아니, 그걸 말로 해야 아나.' 이러고 저는 '뭐야~ 당연히 너무 감사하지~ 그래서 감사하다고 얘기 했어~' 이렇게 말했는데

정말 그 때 저 체할 거 같아서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생각하면 아직도 경악스러워요. 나중에 제가 왜 그렇게 말했냐니까 너를 위해서 그랬대요. 



남편이 옆에 사람이 움직이거나 소리내면 잘 깨는 스타일이라서 잘때는 침대에 혼자 자는걸 더 좋아해요. 그래도 보통은 같이 자지만 가끔 남편이 회사갔다 너무 피곤하다 하면
제가 '나 오늘 소파에서 잘게. 침대에서 편하게 자~' 이러고 가끔 제가 소파에 자요.

근데 고맙다는 말은 한 번도 못 들었네요. 처음에는 좀 미안한지 '괜찮아~ 침대에 자~ 근데 너도 소파에 자는게 더 편하지? 옆에 사람 없으니까.' 이러면서 제가 소파에 자면 둘다 잠을 푹자고 잘 잔대요.

요즘도 남편이 피곤하다고 하면 제가 소파에 잔다고 해요. 그럼 대답이 없어요. 암묵적 동의죠.

‘나를 위해 양보해줘서 고맙다' 그 한마디면 좋을텐데. 



오늘도 복통으로 약먹고 찜질팩 배에 대고 누워있는 저에게 '쉬어~ 근데 시간 있으면 청소기 좀 밀래?'하고 출근했네요.

이 상황에서 청소기 밀라는 얘기를 하는 남편이 서운한 제가 너무 예민한걸까요.


남편 자체가 나쁜 사람은 아닌데 너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면이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달라서 저랑 많이 부딛치는것 같아요. 사람 자체를 능력으로 평가하는 면도 있는 것 같구요. 


연애할 때도 애정표현 문제로 자주 다투긴 했어요. 다툴때는 엄청 강하지만 다툼이 끝나고 나면 고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계속 만났구요. 워낙 성실해요. 자기 일 욕심도 많고 해야 할 일 있으면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스타일이고 또 곧 잘하구요. 정말 제가 힘들때는 묵묵히 옆에 있어줬구요.



그런 점이 좋아서 결혼을 결심했는데 외국생활 하다보니 제가 감정적으로 더 많이 의지하게 된 듯해요. 차라리 한국에서 살았다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워낙 외향적인 성격이라 활동적이고 사람만나는 것 좋아해요. 한국에서였다면 제가 남편을 좀 덜 의지했을 것 같기도 하구요. 


한국에서의 밝고 활달했던 저의 모습이 이제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아요.


참고로 여기는 영어가 통용되긴 하지만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라서 랭귀지 스쿨 다니는거구요. 랭귀지 스쿨은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다니기 때문에 무료입니다. 

저 영어는 할 줄 알아요. 남편은 모국어, 영어, 한국어 3개 국어 가능한데 한국말이 조금 서툴러서 완전 한국 사람 처럼은 말을 못하구요.

그래서 제가 한국처럼 자유로운 대화를 못 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 일 것 같아요.


저희가 지혜롭게 헤쳐나가기 위한 조언이나 의견 있으시면 감사히 받을게요.

쓰다보니 또 길어졌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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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1년 막 넘은 신혼부부에요.

저희는 남편 직장때문에 외국에 거주중이며 남편은 일을 하고 저는 랭귀지스쿨을 다니고 있어요.

문제는 결혼기념일에 발생했어요.

첫 번째 결혼기념일이니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었어요. 

평소 연애할 때도 기념일 잘 안 챙기는 스타일이라 제가 말 안하면 아무것도 안하고 지나갈 거 같아 먼저 물었어요.

나 '우리 결혼 기념일에 뭐 하지?'
남편 '뭐 하고 싶어?’
나 '잘 모르겠어.'
남편 '생각해보자~'

며칠 뒤 '뭐 할거냐'고 몇 번을 물었는데도 '뭐 하고 싶어?'라는 대답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분위기 좋은 식당가서 밥먹고 편지 교환하고 꽃 선물 받고 싶어' 이러고 대답은 제대로 못 듣고 지나갔어요.

그래서 제가 평소에 가고 싶었던 데가 있었는데 한화로 1인 15-20만원 정도 했던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에게
나 '나 결혼기념일에 여기 가고싶은데~'
남편 '거긴 너무 비싸지 않아? 우리 기념일마다 그렇게 비싼 곳 가면 돈은 어떻게 모아.'
나 '결혼 기념일이고 게다가 첫번짼데 특별하잖아. 우리 1년동안 같이 산다고 수고 많이 했잖아. 그러니까 그 보상으로 하루는 좋은데 가고 싶은데.. 원래 그럴 때 쓸려고 돈 버는거 아니야?ㅋㅋ 우리한테 소중한 날이니까 그정도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남편이 다른 좋은 식당 있나 알아봐~'이러고 넘어갔어요.

평소에 거의 집에서 밥 해먹는 편이고 남편 쉬는날에는 종종 나가서 먹긴 하는데 여기 물가가 비싸서 저렴한 곳에서 먹는 편이에요.

기념일 이틀 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아무 것도 안 알아 봤더라구요.

갑자기 뭔가 울컥하는 거에요. 그렇게 3-4번을 말하고 첫번째 결혼기념일이라서 저는 계속 그 생각만 했는데 남편은 신경도 안 쓰는 것 같고 나만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건가 싶어서 서운하더라구요.

요즘 저희가 이사준비중이라 엄청 바쁘긴 해요. 제가 언어가 서툴러서 남편이 일하랴 이사준비하랴 쉬는날에도 계속 밖에 돌아다니고 일 처리도 많이 하거든요. 

그래도 2,3번째도 아니고 바쁘고 정신없어도 첫번째 결혼기념일이니까 작게라도 축하하고 싶은데 남편은 지금은 상황이 정신없으니까 나중에 여유 있을 때 좋은 데 가고 챙기고 할 수 있지 않냐고 하더라구요.

이해는 되는데 남편이 아무런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아 너무 서러워 제가 막 울었어요. 남편은 새아파트 이사 가는일이 우리 기념일보다 더 중요한 것 같다고 하면서요.

그러자 좀 있다 와서 한 5분정도 폰으로 검색하더니 예전에 저희가 지나가면서 여기 맛있을 것 같다고 한 식당이 있었어요. '여기갈까?' 이러더라구요. 

찾아보고 예약한다고 하니 마음이 좀 풀려서 '그래 그러자.' 이랬더니 '여기 예약할게~' 이러고 '어휴~'이러면서 예약하더라구요.

그리고 기념일 전 날 남편 회사 근처에 갔다가 잠깐 얼굴 보러 갔어요. 

나 '남편 우리 내일 편지 교환 할까?'
남편 '그건 안 되지~'
나 '왜~ 우리 1년이니까 지금 느끼는 감정을 글로 남기고 싶어. 소중한 순간이잖아'
남편 '그냥 말로 하자. 1년동안 느낀거 고마운거 이런거.'
나 '말은 나중에 기억 못하잖아. 나 기념으로 하나 갖고 싶어.'
남편 '나 오늘 퇴근하면 늦는데 언제 써?'
나 '집와서 쓰면 되지. 오래 안 걸리잖아'
남편 '어휴~ 그럼 집에 편지지 사놔.'

그래서 제가 편지지까지 사서 집에 뒀어요. 그러고 퇴근하고 밥먹고 편지지 가져가서 따로 앉아서 쓰기 시작했어요. 

나 '나 노트북으로 쓰고 난 다음에 옮겨써야 겠다.'
남편 '얼마나 쓸거야? 많이 쓰지마~ 두 바닥 쓸거야? 한바닥만 써. 나 그렇게 많이 읽고 싶지도 않아.'

정말 너무 서운하더라구요. 또 저만 이 날을 소중하게 여기는 기분이 들어서요.

나 '뭐라고? 많이 읽고싶지도 않다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해? 나는 남편한테 할 말이 많아서 두바닥 쓰려는건데 나중에 내가 많이 안 썼다고 뭐라할까봐 나한테도 한바닥 쓰라는 거지. 다섯줄을 쓰든 한바닥을 쓰든 내 마음담아 쓰면 소중한 건데 왜 그런것까지 얘기해?'
남편 '아니 그게 아니라..뭐.. 할 말이 그렇게 많아..?' 
나 '난 많은데..? 그럼 남편은 알아서 써~'

이러고 각자 편지를 쓰긴 했는데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그리고 결혼기념일 당일에 낮에 이사때문에 어디 들려야 해서 가고 있었어요. 근데 제가 서로 작은 선물이라도 하면 좋겠다 싶어서

나 '남편 우리 결혼기념일인데 의미있는 선물 교환할까?' 
남편 '그건 안 돼'
나 '왜?? 싫어??'
남편 '선물을 사면 결혼기념일 의미가 더 흐려져.'
나 '아니 비싼거 사지말고 그냥 작은거 근데 의미있는거 그런거 교환하면 쓸 때마다 생각나고 기념되고 나중에 다 모아서 보면 또 기분 좋잖아.'
남편 '선물은 안 돼. 나는 싫어.너는 왜 이렇게 욕심이 많아?'
나 '내가 뭘 그렇게 욕심부렸어?'

남편 '너가 식당가재서 식당예약도 했잖아. 그리고 편지쓰라고 해서 편지도 쓰고. 그럼 그정도에서 만족해야지. 왜 자꾸 새로운 걸 만들어 내.'

나 '첫번째 결혼기념일인데 식당가서 편지랑 선물 교환하는게 그렇게 욕심부리는거야? 다른 사람들은 이런거 당연하게 해. 그리고 기쁘게 하고. 소중하게 준비하고. 근데 오빠는 식당예약부터 내가 서운해서 울 때까지 안 하고 내가 우니까 그제서야 겨우 마지못해 예약하고, 편지도 내가 편지지까지 사다 놓으니까 그제서야 겨우 쓰고, 그것도 자기가 쓰기 싫으니까 나한테 두바닥 쓰지 말라고 하고, 내가 비싼것도 아니고 그냥 간단하거 교환하자는데 그게 그렇게 돈이 아까워?'

남편 '돈이 아까운게 아니라 나는 원래 이런거 챙기는거 싫어해. 그리고 선물 같은거 주기 시작하면 선물때문에 결혼기념일 의미가 다 없어지는거야. 근데 너가 원하니까 식당이랑 편지랑 다 했잖아. 근데 너는 끝이 없어. 계속 나와. 내가 이거 들어주면 너는 다른거 또 하자고 할거야.'

나 '거짓말 하지마. 돈 아까워서 그러는거 다 알아. 첫번째 결혼기념일에 와이프한테 작은 선물하나 주는게 그렇게 돈 아까워? 그렇게 돈 벌어서 어디다가 쓰게? 이사갈 집에 놓을 물건은 심사숙고하고 사면서 (남편 성격이 물건 하나 사면 세상모든 리뷰 다 읽어보고 한달은 고민하고 사는 성격이에요.) 정작 제일 중요한 와이프와의 결혼 기념일에는 아무 것도  준비하지도 않고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이사가는 것도 다 우리가 결혼했으니까 하는거잖아. 우리 결혼 한 날이 이제 우리 1년 행사중에서 제일 중요한 날이 될거잖아. 생일은 원래 잇었지만 결혼기념일은 우리가 만나서 생긴 소중한 날잖아. 그러면 이런 날을 챙기는게 이사가는 것 보다 더 중요하지 않아? 오빠의 우선순위는 이사야?'

남편 '지금은 이사가는게 중요하지. 그리고 내가 일하고 이사준비까지 다 하고 있는데 너는 학교갔다오면 시간도 많으면서 그럼 니가 좀 알아보지. 왜 내가 준비해야 돼.'

나 '내가 식당 알아봤는데 남편이 싫대서 그건 남편이 알아보라고 한거고. 편지지는 내가 사다놨고, 선물교환하는 것도 내 아이디언데, 남편은 아무런 계획 안 짤거면 내가 짜논 계획대로 따르기라도 해야 되는거 아니야? 따르기 싫으면 남편이 계획을 짜던지.'

이런 식으로 한참을 싸웠어요. 그러다 너무 기분이 상해서 이사고 뭐고 다 하기 싫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냥 식당예약 취소해. 나 이런 기분으로 식당 가기 싫어.' 이랬더니 '알겠어.' 하고 바로 전화해서 취소하더라구요. 

그러고는 저한테 '너는 너무 욕심이 많아. 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이러더라구요.

제가 대단한 걸 원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싫다고 하고 이렇게까지 싸울일인가 싶어요.

저는 빼빼로 데이에도 기분 좋게 작은 빼빼로 하나라도 챙겨주는 스타일이고 상대방도 비싼거 아니더라도 그냥 주는 것 자체가 나를 생각해주는 기분이 들어서 좋더라구요.

근데 심지어 결혼기념일인데 남편이 준비도 없고 싸우고 이렇게 되니 정말 속상해서 미칠 것 같았어요.

제 소중한 날이 인생에서 아마 제일 소중할지도 모를 날이 이렇게 통째로 날아가버린 것 같아서요.

그러곤 집에와서 또 한참을 더 싸웠어요.

남편은 초지일관 '넌 고마움을 모른다. 내가 이 정도 했으면 고마운 마음으로 너도 양보해야지. 왜 너 원하는 대로 다 하려고 하냐. 넌 너무 욕심이 많다'

저는 '우리 1년중에 제일 중요한 날인데 식당가서 선물 편지 교환하는게 뭐가 그리 욕심이 많은거냐. 남편한테는 이사가는 집이 나보다 100배는 소중한 것 같다. 뭐가 더 중요한 가치인지 모르고 사는 것 같다. 난 남편에게 아파트보다 못한 존재냐.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할 일이냐.'

그러다가 남편이 그러면 이렇게 하자고 하더라구요. 규칙을 정하자구요.

결혼기념일은 식당가서 편지랑 선물교환하기
생일은 식당 가지말고 집에서 상대방이 음식 만들어주고 꽃이랑 선물주기

대신에 자기보고 절대 설거지를 시키지 말래요.

평소에 남편이 일하는 날은 제가 학교갔다와서 (마치면 대략 12시-1시 사이에요) 도시락싸고 요리하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집안일 도맡아 하구요.

쉬는날에는 음식준비는 같이 하고 설거지는 제가 거의 하는 편이긴 한데 지금까지 제가 도와달라고 해서 2번 정도 도와 준 적 있고 원래 거의 잘 안해요.

제가 설거지 같이 하자고 한 적이 2번인가 밖에 없었는데 그게 너무 스트레스 받았대요.

남편 '나는 밖에서 10시간 동안 일하고 와서 너무 힘든데 설거지까지 해야 돼? 너는 집에 오면 할 것 없잖아. 집안일도 별로 할 것도 없고, 청소도 잘 안 하고. 그거 힘들지 않은데 너가 좀 할 수 있잖아.'

나 '일하는 날엔 내가 하지. 근데 쉬는 날은 같이 하면 안 돼? 며칠 되지도 않잖아. 같이하면 빨리 하잖아. 그리고 나는 같이 있는데 나 혼자 일하고 남편은 누워서 티비보고 있으면 내가 여기에 청소, 빨래하러 온 사람 같은 기분이 들어. 내가 여기 남편이랑 살려고 왔지 청소, 빨래하러 온 거 아니잖아.'

남편 '그럼 니가 나가서 돈 벌어. 10시간 동안 일해 그러면 내가 집안일 다 할게. 남편이 일하고 오면 좀 웃고 응원해주고 서포트 해줘야지 계속 뭐 하라고 하고 시키고 진짜 스트레스 받아.'

이런식으로 제가 집에서 설거지 도와달라고하면 한숨을 푹푹 쉬면서 '나는 일하는데~~'로 시작해요. 

그렇다고 안 도와주는 건 아니에요. 설거지 말고 요리나 빨래할때는 '나 혼자 해?' 이러면 투덜거리면서 도와주고 쉬는 날 컨디션 좋으면 가끔 남편이 요리할 때도 있어요. 근데 설거지는 죽어도 하기 싫은가봐요.

'지금 일을 안하는게 아니라 언어도 그렇고 사정이 있어 못 하는거 아니냐'고 하면 '그럼 나가서 청소라도 해. 그런거라도 하면 되지.' 이런 말을 해요. 남편이 화나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온갖 말도 안되는 말로 방어하는 성격이라 진짜 피곤해요ㅠㅠ 그냥 알겠어.를 잘 못해요. 

그럴수록 점점 제가 드는 생각은 나는 집에서 '뭔가를' 하거나 일을 해야만 존중받을 수 있는 사람인가,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 소중한건데.. 내 욕심인가..싶기도 하구요.

외국에 있어서 친구도 가족도 없이 남편만 믿고 따라온 저에게 집안일 제대로 안 한다고 잔소리하고 '너는 집에서 하는게 뭐냐'는 식으로 말하는게 너무 자존감 떨어지고 서럽고 속상하기도 하구요.

결혼 후 잠깐 한국에서 살다가 넘어온 터라 제가 살던 오피스텔에 남편이 같이 살았었는데 그 때는 제가 일하고 남편이 집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때는 제가 일해도 집안일은 반반이었어요. 제가 요리하면 남편이 설거지, 남편이 요리하면 제가 설거지였어요.

그 때 저는 그래도 집안일은 반반으로 하는게 공평하다고 생각해서 그랬어요. 청소 같은 건 남편이 집 정리 정도 하는 편이었구요.

그 얘길 했더니 남편이 '그 때는 너가 나한테 돈을 안 줬잖아. 그러니까 다른 상황이야.' 이러는 거에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한국에 있을 때 신혼 생활은 1개월 정도 밖에 안 됐어요. 그 때는 잠깐만 있을거라 아무 것도 안 사고 그냥 제가 2년전부터 살던 집 그대로에 동거 수준이었기 때문에 연애 때처럼 돈은 각자 썼거든요.

근데 이 말은.. 제가 돈 받아 쓰니까 집안일 해야 한다는 뜻 아닌가요..? 그럼 저는 돈 받고 일하는 사람인가요..? 그렇다면 청소부보다 월급도 적은 것 같은데. 제가 이걸로 엄청난 걸 사는 것도 아니고 음식 밖에 안사거든요. 그것도 우리 둘이 먹을 것. 남편 도시락 쌀 것.

여기와서 4개월동안 산 옷이 딱 2장인데 한 장은 흰 긴팔티, 한 장은 검은 목티. 그것도 제일 저렴한 가게가서 샀어요. 

한국에서는 제가 쇼핑 좋아하는 편이어서 갖고 싶은 것 있으면 몇 달동안 이라도 모아서 사고 그랬거든요.

근데 남편이랑 같이 살게되면서 그런거 사는게 미안해서 아무 것도 안 사고 산 것도 흰티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샀고 검은 목티는 겨울이라 추워서 하나 샀어요. 안에 받쳐입을 검은 티가 없어서요.

남편이 일을 하니까 제가 집안일 더 많이 당연히 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랑 지금이랑 입장 바꿔 다른 태도와 저를 집안일 제대로 못하면 무시하는 태도를 보면서 제가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 거죠.... 

내가 뭔가를 잘 해야만 존중받을 수 있고 못 하면 무시하는 그런 존재고 집안일 못하면 무시하는 존재가 되버린 것 같아서 하기가 싫어요. 이런 대접 받으면서까지 이런 허드렛 일 하고 싶지 않아요. 차라리 한국가서 일을 하면 했지.

그래도 여기 오자마자 제가 할 수 있는 일 찾아 조금이라도 남편 부담 줄이려고 여기서 유명한 브랜드들 알아보고 블로그 만들고 홍보해서 구매대행 하면서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 돈도 벌어 보태고 있구요.

집안일도 할 수 있는데까지 한다고 노력해도 인정도 못 받고 실수하고 잘못한 것만 지적받으니까 자존감만 떨어져요.

좀 더 따뜻하게 말해주고 제가 외로울까 좀 더 걱정해주고 좀 더 챙겨주는거 그거 하나면 우리를 위해서 가정의 일을 하는 거니까 하나도 안 힘들어요.

근데 우리라는 느낌이 없으니까 내가 아무런 목적도 기쁨도 없는 이런 일을 뭘 위해 하나 싶어요.

제가 결혼 전에도 '사랑받는 느낌, 인정받는 느낌'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라 그거 없으면 나는 당신과 헤어질거라고 얘기했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이별위기가 2번 있었는데 이유는 동일했구요. 항상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기까지는 제가 엄청 애쓰고 울고 그러다 헤어지자고 하면 그 때마다 남편이 찾아와서 울고 사과하고. 그래서 안 헤어지고 지속됐었어요.

그런데 아직도 모르는 것 같아요. 제가 뭘 원하는지. 그걸 채워주면 우리 관계가 어떻게 될 수 있는지.

전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싶은데 정말 남편 말대로 제가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은 걸까요..??? 

제가 욕심을 버리면 남편과 잘 지낼 수 있는 걸까요..??   
추천수5
반대수137
베플|2018.12.19 13:44
중간까지 읽다가 스크롤 내림 아 같은여자지만 개피곤스타일,
베플|2018.12.19 14:00
읽다 피곤해서 관뒀는데 같은 여자인데 왜케 피곤하고 질리는지...숨막힌다
찬반ㅇㅇ|2018.12.19 13:54 전체보기
댓글들은 다 아닌가 본데 난 이 분 이해됩니다. 타지에서 둘이 살면 서로 더 의지하고 싶어하는데 남자는 바쁘고 여자는 그렇지 않다보니 더 틀어지는 것 같네요.그리고 입 꾹 다물고 혼자 기대하다가 실망하는 것도 아닌데, 결혼기념일 하루 정도는 뭘 요구해도 괜찮은 거 아닌가? 그걸 못 받아들이는 건 잘못 된 게 아니라 그저 가치관 차이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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