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많이 해봤다고 해서 그게 답은 아니었는데
생각을 오래 했다고 해서 그게 내 마음은 아니었는데
많이 했고 오래 했으니 이정도면 정답인 것 같단 오답을 내고 입 밖으로 내뱉어버렸지
난 아직 후회하는 중이야.
우리가 남이 된지 이제 반년 아니, 잠깐 다시 만난 날을 생각하면 두달정도 된 것 같아 우리 둘다 그렇게 오래사귀어 본 적은 처음이었지 2년 다되는 시간동안 우린 많은 시간을 함께 했어
난 아직 그 꿈속에서 못 헤어나오는 중이야.
헤어지고 얼마 안돼 새로운 사람을 만난 네가 이해가 되지 않았어 오빠라는 소리가 너무 싫다는 네게 연하라니.
그래도 어쩌겠어 내가 저지른 일이었고 우린 이미 남이었는걸 처음엔 정말 화만 났어 널 원망만 했어 주변에 네 험담도 많이 했어 난 널 후회하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남이 된지 3일은 그랬어 하나도 안아팠고 내 삶을 사느라 바빴고 틈이 나면 널 미워하느라 바빴어
그렇게 열심히 내 삶을 살고 있는데, 남이 된지 3일도 채 안됐던 날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 노래를 들어도 뭘 읽어도 다 우리 얘기야 그제서야 알았어 내가 또 오답을 낸거라는 걸.
몇날 몇일을 울고 굶고 아파하다가 잠시 괜찮아졌을 때쯤 나도 새로운 시작을 했어 아직 준비가 안됐었는데 그걸 몰랐거든 근데 어딜 가고 무얼 하든 심지어 자기 직전 눈을 감을때까지 전부 네 생각, 네 흔적 이었어 너랑 사귈땐 그렇게 원해도 꿈에 나오지 않던 네가 허구한날 내 꿈에 나왔어
안그러려고 해도 벗어나려 해도 내 힘으로는 불가능해서 너한테 연락해볼까 했는데 주변에서 말리더라 그러고 몇일뒤에 그냥 저질렀어 너한테 전활 걸었지
잘 지냈어? 그 사람이랑은 왜 헤어진거야?
그렇게 너랑 다시 연락하게 됐어.
그러다 내가 정신을 차렸지만 그 후엔 너한테 연락이 오더라
다시 해보고 싶다고 다시 사랑하자고.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고 쭉 그럴줄 알았어
근데 넌 새로운 경험을 하고싶다 했고 난 알겠다 그랬지 네가 오래 걸리지 않을거라며 다독여줬어 지금 생각해봐도 그땐 내가 어떻게 기다리려 했는지 이해 안가지만 그때로 돌아가면 난 똑같겠지. 기다리다 지친 난 한번씩 변덕을 부리기도 했고 너를 볶아댔어 그땐 날 흔들어놓고 힘들게 하는 네가 원망스러웠어 그래서 힘들다 전화를 했는데 넌 내게 아직도 혼자 생각하는 버릇 못고쳤냐며 다그쳤지 난 이미 고쳤었고 힘들게 한건 너인데 하는 생각에 너무 화가 나서 널 정리하려 노력했고 결국 정리했어. 근데 몇일 뒤면 또 다시 네가 생각이 나더라 이렇게 매번 변덕스러운 과정을 반복하다가 더이상은 안되겠어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또 했어. 친구로 남자고 그래야 정리가 될 것 같다고. 정말 정리가 되면 오히려 다행이겠다 더이상 힘들진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야 또 아니었어 그래서 또 네게 전활 걸었지 지금 생각해봐도 그렇게 많은 변덕을 부렸으니 네가 지치는게 당연하다 생각해
그런데도 불구하고 넌 또 날 받아줬어 하지만 날 쉽게 생각하는 네게 난 등을 돌렸고 그 상태로 우린 완전히 끝이 나버렸지.참 이상해 남녀사이가 끝이 나야 그제서야 들려오는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다 듣고 나니까 어이가 없더라 정말 많이 화가 났고 그만큼 믿었던 네게 실망도 많이 해서 네게 직접 듣고 싶었어 넌 다를거라 생각했고 설령 맞더라도 네 입으로 직접 듣고 짧게나마 사과라도 들으면 화가 가라앉을 수 있었거든 근데 넌 나와 엮이기 싫다는 말을 전하고 끝내더라.
이번엔 내 잘못이 아닌데 난 용서할 수 있었고 그러고 싶었는데 넌 용서받을 생각도 미안하단 말을 할 생각도 아예 없더라
괘씸했어 사과받을 생각으로 네게 연락하려 했는데 무엇이 목적이든 넌 더이상 내 연락을 받지 않을게 보이더라
그래서 포기했어 시간이 약이겠지.
너도 알잖아 나 힘들거나 슬프거나 아무리 좋아도 금방 잘 잊는거.
늘 해왔던 대로 조금만 아프면 또 잊힐거라 생각해서 묻어보려 했어 근데 중간에 네가 껴있어서 그런가
너와 관련된 좋고 나쁜 모든 기억들 하나도 빠짐없이 가슴속에 아주 깊이 박혀서 안빠져
그래서 결국 매일매일 네 소식을 확인해 잘 지내는지 문제는 없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마음 한켠에선 너도 나때문에 조금이나마 힘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더 유심히 봐.
근데 넌 조금도 힘들어하지 않고 잘 지내더라. 다행이었지
너도 힘들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지만 그 힘든 이유가 내가 아니라면 안힘들어하는게 차라리 나았으니까.
그렇게 거의 매일 네소식을 보다가 몇일 전 네게 새로운 사람이 생겼단 걸 알아버렸어. 우린 이미 끝난 사이고 더이상 내가 관여하면 안되는걸 너무 잘 아는데 마음이 아프더라. 그치만 나도 새로운 사람이 생겼던 터라 미워할 자격도 없더라 다만 너도 나와 같을까, 난 널 잊기위해 만났는데 너도 그런 이유일까, 난 누굴 만나도 네 생각에 헤매는데 걱정도됐고 궁금하기도 했어. 아직 너에게 내 자리가, 내 흔적이 남아있을까? 우리가 약속했던 그 7년이 지켜질까? 예상도 안되더라 만일 그 약속을 못지키고 훗날 네가 결혼한단 소식을 듣게되면 얼마나 가슴이 찢길지.
어딜 가고 무엇을 먹고 무슨 일을 하고 뭘 만지고 느끼던 항상 네가 내 옆에 있었고 없는날엔 너에게 시시콜콜 다 말해주며 같이 공감했었는데, 결혼하면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남들 다 하는 미래 이야기들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너랑 그렇게 진지하게 말하고 생각하고 꿈꿨었는데, 결국은 내가 그 자리에 있어야만 했고 훗날 쓰여질 청첩장 속 네 옆 공간은 내 이름이 있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 결국은 내 잘못이었지 후회할 짓은 하지 말자는 말을 밥먹듯 했던 나였는데 앞으로 평생을 후회할 것 같은 짓을 했어 고작 말 몇마디가 이렇게 될 줄 꿈에도 몰랐지
후회 안할 것 같냐며 자신 있냐며 다시 돌아와달란 너를 차갑게 밀어낸 내 마지막 결말은 후회와 아픔이었고 아마도 이 결말은 미래형일 것 같아.
잘 지내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겠지? 넌 날 잊고 잘 지내고 있을거고 그렇게 보이니까.
나도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근데 날 지우지는 말았으면 해
혹시 모르잖아 내 빈자리가 너무 커서 다시 한번 네가 뒤를 돌아볼 날이 있을지도.
그때 쯤 이면 네게 받은 상처들도 많이 아물어져 있을거야
그러니까 우리 약속한 것 처럼 힘들고 고민있을 때는 연락해
그렇게 연락하다가 자연스럽게 다시 사랑해보자.
그 누구에게도 솔직하지 못했던 우리가 유일하게 서로에게만 솔직했던 그 날로 돌아가자.
둘도없는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힘들때나 슬플때나 기쁠때나 모든걸 함께 나누고 공감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길 간절히 바라.
이 글이 돌고 돌아 네게 보여질때 쯤, 혹시 네가 나를 잊었다면 이 글을 보고 조금이라도 생각나길.
그때쯤 이면 우리 둘 다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사람이 되길.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