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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에 가까운 본능주의자 김어준 (3편)

정의로운 |2019.01.23 16:51
조회 126 |추천 0

 

 

김어준은 레디앙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_도 아닌, 엄밀히 말해 우파에 가까운 본능주의자’라고 말하고 있다. 이 역시 좌파에게만 엄청난 도덕성과 치열함을 요구하는 유파 또는 그 짐을 혼자서만 무겁게 지려고 하는 일부 좌파에 대한 냉소 내지는 위악적 태도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그는 “나는 좌파들처럼 역사가 선행의 방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는 비선형이라고 생각한다. 생태계처럼 그렇다고 우익들처럼 이익이 이데올로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좌파들은 이데올로기가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것도 아니고 난 사람이 동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극히 본능에 거슬리는 것은 대부분 옳지 않다고 믿는 쪽이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은 본능이라고 해서 뭐든지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내 본능하고 다른 사람의 본능하고 간섭이 일어날 때는 상식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그게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동성애 같은 경우처럼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반대하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그건 자기가 반대하고 말고 할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이거든요. 자기가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을 결정할 수 없다고 믿고 주장하는 것은 유아적인 발상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늘 자신이 우파이거나 우파에 가깝다고 하지만 좌파에 애정이 강하거나, 한국이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좌파의 목소리에도 힘이 살려야 된다고 믿는 건전한 우파 내지 자유주의자 중 하나일 것이다. 2002년 대선 기간에도 인기를 끌었던 딴지일보 대선주자 일망타진 인터뷰를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노회찬부터 시작했다는 것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는 진보정당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노동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이라는 질문에 그는 ‘이미지가 우울하고 비장하고 촌스럽다. 그래서 힘이 든다. 보고 있으려면’이라고 말하면서 원내에 진출한 의원들이 세비 걷어 당비로 납부하는 것을 대표적인 삽질로 꼽았다. “그 사람들이 세비를 다 받고도 오히려 난 더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모든 일에는 돈이 든다. 그 돈을 왜 걷나? 같이 고생하라고? 같이 고생 하는 게 중요한가? 아니면 원내에서 활동을 잘 하는 게 더 중요한가? 원내 활동에 동이 들어간다는 걸 왜 부정하나? 이 사람들도 생활이 있는데 왜 다 부정하나? 저 사람이 적게 받으니깐 이 사람도 죄의식을 느껴서 돈을 조금 받아야 되나? 난 그 사고방식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꼭 맞다고 할 수 없어도 생각해볼만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의원들이 활동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그러지는 못할망정 토해내라고 그러나? 그 사람들도 생활인이다. 자꾸 종교처럼 끌려내려 가지도 청빈한 사람으로만 만들려고 한다. 청빈한 사람이 아니라 활동에 제약을 받는 거다. 민주노동당 사람들은 그들이 혼자 국회의원이 된 것도 아니고, 이런 것 등등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그러려면 왜 국회에 진출 시켰나? 자기들끼리 활동만 하고 있지. 꼭 종교 단체가 선교 활동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민주노동당이 정말 시장통 아줌마를 이해시키려면 ‘가오고 나발이고 다 버리고 연기도 하고 퍼포먼스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어준은 1999년에 ‘여성단체에서 선정한 만나보고 싶은 남성 99인’에 선정된 적이 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페미니스트쪽 보다는 차라리 마초에 가깝다고 하면서 상식적인 얘기를 하면서 페미니스트인 척 하는 남자들을 경멸한다고 말한다. 그는 소위 페미니즘 논쟁에 관련해서도 ‘일부 진보남성들의 주류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틀린 것이 아니고 페미니스트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우리 현실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오버하고, 편파적일 권리가 있다. 핸들을 꺽는다는 것은 그만큼 역동적인 것이고, 동작이 커 보인다. 하지만 그들만이라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회가 제대로 갈까? 그런 큰 맥락에서 봐줘야 한다. 그들에게 정치적인 올바름을 요구하는 것은 소수자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2002년도의 발언이긴 하지만 아직도 통용되는 얘기일 것이다. 오히려 ‘조금씩 빼앗기는 것에도 광분하는 남자들이 동등해지면 느낄 박탈감은 상상을 초월 할 것이다.

그는 예전 월드컵 때 김남일 신드롬을 이렇게 해석한 바 있다. “우리 사회에 양아치 문화가 환호 받고 있습니다. 김남일이 양아치임은 만천하에 드러나 있습니다. 아무리 포장해도 너도 알고 김남일도 아는 거죠. 하지만 그게 의미가 있습니다. 양아치이라는 게 조폭도 못되고 건달도 못되는 한마디로 x밥‘ 같은 존재입니다. 조폭처럼 프로페셔널하지도 않고 건달처럼 대의를 내세우지도 않죠. 조폭이 나와바리를 위해 싸우고, 건달이 의리를 위해 싸울 때 양아치는 차비를 위해 싸웁니다. 양아치는 기본적으로 소시민입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태어나지도 않은 존재이죠. 지 한 몸 간수하는 사람이구요. 한마디로 독립군입니다. 조직을 못하죠. 폭력을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조직을 못합니다. 누가 명령하고 그런 것을 싫어합니다. 오히려 정신적으로 건강한 거죠. 근대적 자아에 가깝습니다. 조직 내에서의 포지셔닝으로 자아를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거죠.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규칙 예의가 필요한데 양아치는 본능에 충실합니다. 품위 대신 후까시를 잡죠. 솔직하고 다이렉트한 면이 정신적인 건강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칭송할만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가치들이 오래 지속해온 것에 대한 반작용입니다. 도덕주의적이고, 엄숙한 사회에 대한 반작용인 거죠.”

그는 ‘신드롬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변화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 했지만 거기까지였던 건지도 모른다. 근대적 자의식을 가지게 된 건 좋은데 기득권은 그대로 힘을 가지고 있는데 소시민들 간의 연대의식은 사라져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근대적 자아에서 현대적 자아로 넘어가기 위한 고민이 너무 없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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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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