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24일 내 나이 스물 아홉 남자한테 채였다.
울었다. 내가 울었던 건 그를 잃어서가 아니다. 사랑... 그렇게 뜨겁던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게 믿어지지 않아서 운다. 사랑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아버려서 운다. 아무 힘도 없는 사랑이 가여워서 운다
[2]
그러다 그를 만났다.
"이런 날 남자가 다른 여자랑 호텔에 왔으면 게임 끝난 겁니다. 다음부턴 왜 그랬냐고 묻고 따질 것도 없이 정강이 한 번 걷어차고 끝내세요. 세상에 널린 게 남자고, 남자, 다 거기서 거기예요. 여자도 마찬가지지만."
저 표정. 저 말투. 저 행동 정말 왕. 싸. 가. 지.
[3]
6개월이 흘렀다. 보나뻬띠에 면접을 보러갔다.
아, 또 이건 왠 시츄에이션?
"가만 있어요 좀!"
"어머? 왜 소린 지르고 그래요?"
"입 닥치고 가만 있으라니까!"
"어머어머! 이 아저씨가 어따 대고 욕이야? 입 닥치라니, 입 닥치라니!"
"입 닥쳐, 머릴 확 잘라버리기 전에?"
"야 이 말탱구리야!!!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뭐라 그랬어?"
아~ 또 너냐?
[4]
이 싸가지가 보나뻬띠 사장이란다. 게다가 내 케이크가 마음에 든단다.
아~ 김삼순 이제 백조생활 좀 면해보자~~!!
"저도 조건이 있는데요. 제 이름을 김삼순 말고 김희진으로 해주세요"
"이렇게 하죠. 삼순이란 이름이 정 싫다면 어느 것이든 좋습니다. 단, 희진이라는 이름만 빼구요."
"이유가 뭐죠?"
"그것까진 알 필요 없습니다."
"그럼 나를 김희진으로 부르든가, 다른 파티쉐를 구하든가, 양자택일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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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씨?"
후후.. 꺄불고 있어...
[5]
계약직이지만 보나뻬띠에 입성했다.
"니들 다 죽었어~ "
아자! 아자! 아~자! [3화]연애계약서 쓰는 법을 알려주세요!
“좋아, 일단 라떼부터 끊는거야! 구닥다리 올드보이한테 집착하지 말고 살을 쫙 빼서 뉴페이스를 만나는 거야!”
.
.
“라떼 하나 주세요, 시럽 듬뿍 넣구요!”
한심해 한심해. 어떻게 이거 하나 못끊냐? 난 올드보이의 저주에 걸렸음이 틀림없어...
[2]
보나뻬띠에 취직한 첫 번째 휴일, 못 이기는 척 맞선을 보러 나왔다. 그런데 이 늑대 딱 내 타입이다. 저 입으로 희진이라고 부르니까 너무 에로틱한 거 있지? 그래, 이거야 이거! 오늘 이 분위기로 미끄러지는거야
“삼순아!!!! 너까지 이러면 나 어떡하라구~ 오늘 맞선은 그냥 형식적인 거라고 내가 말했잖아. 우린 시간이 필요해. 시간만 있으면 어머니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구. 그깟 나이차이도 극복 못하면 우리 사랑이 너무 불쌍하잖아. 나 못믿어 누나?”
아니, 이 말탱구리 같은 놈!! 같이 밥이나 먹자구? 그 놈의 밥, 너 혼자 다 쳐먹으세요. 그리구 퇴직금 정산해놓으세요, 이 사장놈아!!!
[3]
이 미지왕, 레스토랑만 그만두지 말아달라고 사정이다. 하지만 어림없다. 난 정말 결혼이 하고 싶었단 말이야, 이 미지왕아!!
“아가씨 성격 참 이상하네. 아까부터 잘못했다고 비는 것 같더만 그만 좀 해. 어린 애인 데리고 뭐하는 짓이야 이게? 이렇게 이쁜 애인 있으면 업고 다니겠네. 아 싸우지들 말고 잘들 해봐, 맨날 꽃 피는 봄인 줄 알어?”
이게 이제는 날 어린 애인 피 빨아먹는 늙은 여우를 만들어?
[5]
아~ 오늘 술 좀 받네...
“그러니까 이상형을 말해보라구요. 주변에서 찾아본다니까요.”
“우리 부모님이랑 언니들한테 자랑스럽게 내 남자예요, 말할 수 있는 사람... 자기 부모님이랑 친구들한테 내 여자예요, 하면서 자랑스럽게 나를 소개시켜줄 수 있는 사람”
“쉽네”
“뭐, 쉬어? 야 이 쭈꾸미 같은 놈아. 그게 얼마나 어려운 건 줄 알어? 무지무지 어려워. 왜냐, 그 자식은 안그랬거든 끅... 그 자식은 날 꽁꽁 숨겨놓고 아무한테도 안보여줬다구!”
“그래야 바람 피기 좋으니까. 바람둥이라고 얼굴에 써있던데, 그걸 못알아 본 사람도 잘못..... (아차)”
모시라? 작년 크리스마스의 일를 기억하고 있었던거야? 그래, 전부터 수상했어. 기분 나쁘게 쳐다보고, 기분 나쁘게 웃고. 알고 있는 게 뭐야. 어디서부터 기억하는 거야!!
[6]
황홀한 꿈을 꿨다. 잠에서 깨고 싶지 않은 기분 좋은 꿈....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내 방이 아니다! 어디선가 물소리까지 들린다. 뭐지? 여기가 어디지?
“댁이 왜 여기 있어요?”
“?... 내 집이니까.”
이 해삼 멍게 말미잘 고등어 갈치 며루치! 감히 니가 나를 능멸해? 니가 뭔데, 니가 뭔데에에엥?? 게다가 갑자기 들이닥쳐 날 잡아먹을 듯이 취조하는 이 메기여사는 또 모야? 그런데다가 뭐? 연애를 하자구? 오~ 신이시여... 제가 싫으신 겁니까?? [3화]연애계약서 쓰는 법을 알려주세요!쇼콜라가 가득 든 초콜릿 상자입니다
"왜 하필 난데요?"
"어쨌든 어제 보니까 주제파악을 잘 하더라구요. 자기 처지가 어떤지, 어떤 남자가 어울리는지... 혹시 나중에라도 나한테 흑심 품을 일 없으니까 당신 같은 여자가 적역이지."
"!... 그 말은, 나중에 내가 당신을 좋아할 거란 얘긴가요?"
"네"
와- 정말 미지왕이네. 제대로 미지왕이야.
[2]
시집가서 잘먹고 잘 사는지 알았던 이영언니가 돌아왔다. 그것도 싱글로...
"내가 왜 돌싱을 환영해? 경쟁자가 하나 더 늘었는데!"
"얘가 살 쪘다고 간까지 부었네? 야, 아무리 그래도 넌 내 상대가 못돼지."
못살아 정말. 언니같은 이혼녀들까지 덤비니까 나같은 노처녀가 느는 거야, 알어?
[3]
잘난척쟁이 채리가 보나뻬띠에서 약혼식을 한다구? 야아~ 축하한다. 드디어 경쟁자가 하나 없어지네?
"삼순언니, 언제부터 여기서 일한 거야? 나 여기 사장오빠랑 잘 아는데 언닌 한번도 못봤다?"
"사장오빠? 근데, 신랑은 뭐하는 사람? 연애? 중매?"
"그건 언니가 알아서 뭐하게? 어, 아저씨~ 언니, 우리 아저씨야. "
서..설마.. 현우씨? 나 이제 현우씨 약혼식 케익까지 만들어야 하는거야?
그땐 몰랐다. 그가 나에게 했던 많은 약속들이 얼마나 허약한 것인지... 그 맹세들이 없었더라면 지금 좀 덜 힘들 수 있을까? ... 허튼 말인 줄 알면서도 속고 싶어지는 내가 싫다. 의미없는 눈짓에 아직도 설레이는 내가 싫다. 이렇게 자책하는 것도 싫다. 사랑을 잃는다는 건 어쩌면, 자신감을 잃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빨리 봄이 갔으면 좋겠다."
[5]
아버지가 작은 아버지 빚보증 서준 거 알고 있었냐구? 엄마도 까맣게 모르던 사실은 내가 어떻게 알겠어..
아부지... 이 집 넘어가면 내 꽃밭은 어떡하냐? 내 나무랑 그네는...
가만있어보자...
"사장님. 그때 그 제안...아직도 유효한가요? 그럼... 제가... 받아들이면..."
"얼마면 돼요? 돈 필요한 얼굴이잖아요. 얼마 필요해요?"
"... 오천..이요."
"다 됐어요. 그럼 오늘부터 우린 연애하는 척 하는 겁니다. "
사기연애 만세~! 만만세~!! ㅠ.ㅠ
[6]
첫 번째 미션, 진헌의 어머니를 속여라!!
"우리 진헌이, 사랑하나?"
"제가 만들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