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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애틋했던 엄마, 이제 그 엄마가 밉고 싫습니다.

그만아프자 |2019.02.04 21:48
조회 1,401 |추천 1

안녕하세요. 어쩌면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맨날 눈팅만 하다가

태어나서 판은 처음 써보네요.

 

혹시 비슷한 케이스가 있으시면.. 아니 비슷한 케이스가 아니더라도

인생 선배님들께 조언을 듣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어느 집이든 문제 없는 집은 없습니다만

저도 가정사에 절절한 사연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한 사람입니다.

이제는 지나간 일이지만, 서운한 마음, 상처가 남아 저를 괴롭히고 요새 들어 너무나도 애틋했던 엄마가 미워지는 제 자신을 이해하기 힘들어 남깁니다.

요새는 애틋했던 엄마에 대해 너무 혐오감과 서운함, 섭섭함이 드는데

이런 제가 이상한건지 궁금합니다.

 

 

우리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에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이런 사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번지르르한 직업을 갖고 있어 모르겠지만

속은 곪아터진 그런 집이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는 맞벌이를 하실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고

저는 어릴 적부터 남의 손에 키워져서 조금은 엄마의 부재를 느끼면서 자랐습니다.

후에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저 자신을 많이 붙들어보고 위로해보았지만

그 쓸쓸함은 어디 가질 않더군요.

하지만 이해 합니다. 너무 어려운 환경에 맞벌이로 버텨오신 엄마, 너무 힘드셨겠고 그 정신력에 존경해요. 그런 엄마가 계셨기에 제가 있는거고, 저라면 못했을 수도 있어요. 아마 이혼했을 겁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쯤일까요. 우리 집에선 늘 하던 말싸움이

슬슬 손찌검으로 번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아빠의 폭력은 제가 23-24살이 되던 해까지 이어졌습니다.

10년 이상은 되었겠네요. 예상하셨겠지만 참 불안한 환경에서 컸습니다.

 

 

오빠 하나가 있는데

저에 비해 폭력에 별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별로 막지 않았어요.

시기상 제가 고등학교 1학년~24살까지가

언어, 물리적 폭력이 가장 심했던거 같은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라

그 쯤 오빠는 군대에 가기도 했고요. 거의 나가 살아 이런 점을 모르거나

나중에 알고 보니 엄마가 끼어들지 말라했다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오빠는 끼어들지 않았대요.

 

저도 엄마로부터 아빠랑 싸울 때 끼어들지 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싸우는게 아니라

체구가 작은 엄마가 일방적으로 맞는걸 어떻게 보고만 있나요.

저희 아빠는 178은 되시고 엄마는 158이신데, 그나마 체구가 있는 제가 중간에서 막으려 노력했고 달려들었습니다.

호구같을지 몰라도 그 시절 저는 엄마를 외면할 수가 없었고 저는 아빠에게 얻어맞기 일쑤였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기억은 마지막 폭력이었는데

아빠가 절 날 잡고 패겠다며 안경을 집어던지고 죽도록 팼습니다.

끌려다니며 맞아서 기억이 잘 안났어요.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짐승같은 폭력을 꺾는다, 너 죽고 나 죽자라는 생각으로 달려들었고 그 때가 가장 크게 사건이 벌어졌던 날이자, 경찰이 오고 아빠가 한 풀 꺾여 폭력이 멈춘 날입니다.

 

 

 

그 후 저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심리 치료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상처가 심각하더군요.

그리고 심리치료를 받던 중 어느 날, 봉인해두었던 옛 기억이 떠오릅니다.

바로 친오빠의 성폭행이라는.

저도 당시에는 그게 성폭행인지 정확히 몰랐고 제게 "놀이"로 말해

놀이로 알고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기억을 돌아보니 놀이가 전혀 아니었고요.

성인이 되어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아마 저도 죽이려고 들었겠죠.

 

제가 6-7살 쯤, 그러니까 오빠는 13살 쯤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아빠의 폭력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제가 묻어뒀던 일이었는데

심리치료를 받다가 그 기억이 되살아나서

한동안 오빠를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증오심이 가득했습니다.

또 오빠도 분노를 저를 때림으로써 푼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한동안 내가 죽던지 오빠라는 놈을 죽이던지 하는 - 자살시도 혹은 오빠를 죽여버리고 싶은 증오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가족들에게 성폭행을 비롯한 모든 사실을 말했고

이미 결혼한 오빠이기에

또 어린 날에 일어났던 일이기에

사정사정하던 가족을 보아

참았습니다. 참아야했고 제게 선택지가 별로 없었어요.

 

 

그저 오빠에게 숨을 참아가며 카톡하고

카톡으로 “미안하다”라는 답을 들은게 다입니다. 그걸로 종결되었어요.

그 사건을 넘기고 저는 심리치료를 계속해서 받았고

심리치료와 오랜 취준 끝에

자살 시도도 넘어

정말 정말 고생하다가 이제는 취직도 했습니다.

 

 

좋은 직업을 가진 아빠는 그저 인서울 대학교라며 무시하시기도 하셨지만

아빠는 원래 자기 열등감에 많은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이니까요. 

저는 너무 감사했어요. 제 발로 일어선 것에 대해서요.

제 발로 멀쩡한 대학에 입학하고 수많은 상처를 넘어서

대기업은 아니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일에 근접하게 하면서

생각보다 좋은 곳에 입사하여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너무 많은 상처를 가졌던 제 자신을 알기 때문에 더더욱 감사해요.

 

 

 

그런데요. 요새 들어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엄마가 밉습니다.

제가 힘든 환경에서 누구보다 믿었던, 애착을 가졌던 엄마가 누구보다 미워졌어요.

심리상담에 관심이 많이 가다보니

자연스레 여러 서적과 유투브에도 관심이 가게 되었고,

수많은 자료를 찾던 중 엄마가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나르시스트 특징은 다 갖고 있더군요.

늘 딸의 흉을 보던 엄마,

말하지 않아도 될 나의 결점까지 동네방네 소문내고 말해 나를 수치스럽게 하던 엄마,

내가 잘못된 점을 고쳐달라고 비판해도

울어버리거나 죽어버릴 거라고 대응하여 정신적으로 협박받는 느낌을 갖게 하는 엄마,

소통이 안되는 엄마, 

늘 잘해줘도 비난하던 엄마, 만족의 끝을 모르던 엄마,

감정쓰레기통처럼 부정적 감정을 나한테 전가하는 듯 했던 엄마.

지금은 정신적으로 조금 독립했지만,

사는 동안 대학교까지 저는 엄마가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고

목숨을 바칠 생각으로 폭력을 막고 뛰어들었었습니다.

그 정도로 참 많이 애틋했어요.

 

 

그런데 요새 들어 엄마가 한 것도 일종의 폭력이었구나 화풀이였구나 생각이 들면서

저는 엄마한테 무엇이었을까 회의감도 들고 너무 섭섭합니다.

섭섭함을 토로하면 가정폭력에 대해서 “내가 뛰어들지 말라했는데 말렸는데 너가 뛰어들었다”라고 말하는 엄마가 너무 미워요.

저는 그것 때문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심리상담을 받아야 했는걸요.

제가 다치는게 싫었기에 하는 말이라는데 그래도 구해준 딸에게,

보호는 하지 못할망정

어린 나이부터 엄마라는 어른을 보호를 하게 만든 딸에게 그렇게 할 수가 있는건가요.

저는 엄마에게 무엇일까요.

대학에 가서 늘 아르바이트를 한 것은 아니지만

엄마가 너무 고생해서 버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와중에

오빠는 단 한번도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없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장가를 갈 때도 큰 지원을 받았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반면 저는 딸이기 때문에 그렇지 못할 것 같기도 하고요.

 

며느리 앞에서는 너무 사람 좋은 시어머니인데,

제 앞에서는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면서 비난을 전가하고,

뭐 해라 뭐 해라 명령하는걸 당연하게 알고 간섭과 통제가 너무나 심합니다.

경계선을 긋고 끊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정말 힘드네요.

 

또 이런 점들에 대해 섭섭하다고 말하며

늘 7살부터 엄마를 위로하는 위로자 역할을 하며

애어른으로 외롭게 큰 점을 토로했는데,

나에게도 좀 잘해달라는 뜻으로 말한 것을

“옛날부터 못난 인간이 남 탓 한다더니” 너가 그 짝이라고 합니다.

저보고 남 탓이 심하답니다.

힘드신 와중에

자식들 교육 투자만큼은 아끼시진 않았고 너무 힘들게 살아오신거 아는데

너무너무 섭섭하고 서운하고

미운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피해의식에만 시달리고 있는건가요

아니면 이런 감정이 너무나도 당연한건가요.

 

 

누구보다 많이 믿었는데 엄마의 행동도 일종의 폭력이었다니

또 한발자국 나와보니 오빠와 다른 듯한 대우에 제 자신이 마음 둘 곳을 모르겠습니다.

 

 

혹시 비슷한 케이스의 인생 선배님이 계시면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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