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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난 여름이 참 아프다

ㅇㅇ |2019.02.06 02:25
조회 974 |추천 1
안녕 오랜만이야
다짜고짜 이렇게 편지를 쓴다 일단 졸업 축하해 이사도 갔다며 그쪽에서도 친구들이랑 즐겁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축하해

벌써 우리가 헤어진 지 반년이 지났네 시간 참 빠르다 잘 지내고 있지? 축제 때도 잠깐 얼굴 봤는데 오빠는 참 보기 좋아보이더라
나는 아직 작년 여름 속에 살고 있어 오빠 마주칠 때마다 잘 지내는 척 하려고 애썼다 되게 ㅋㅋㅋㅋ 몇 달 힘들다 몇 달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다시 힘들어지더라고 진짜 웃겨 내가 헤어지고 나서 주변에 괜찮다고 떵떵거렸는데 아직도 나만 혼자 이러고 있잖아 신경도 안 쓰겠지만 뭐 난 이렇게 지내는 중이야

헤어지고 나서 아무리 다른 남자를 만나보고 연락 주고 받아봐도 오빠 처음 만났을 때 그 느낌을 다시 느낄 수가 없었어 그래서 금방 헤어지고 그랬던 거야 나 되게 이기적인 사람인 거 같다 그러니까 오빠랑도 헤어졌겠지? 그래도 오빠 진짜 못됐어 아무리 마음이 식어도 잘 해주다가 그렇게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는 게 어딨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최근에 내 인스타 팔로우 요청 보고 놀랐지 아 이제 아무렇지도 않으려나? 그냥 그날따라 되게 우울하고 보고싶더라고 오빠 마음처럼 닫힌 계정을 열고 싶어서 그랬어 구질구질한 전여친 받아주느라 힘들었지 항상 미안한 마음 뿐이야 왜 편하게 보내주지 못했을까 왜 만날 땐 소중함을 몰랐을까 하는 후회로 가득차 살고 있어

우리 되게 재밌고 행복했는데 그치 덕분에 롤 배우고 이젠 내가 오빠보다 티어도 높고 더 잘할걸 ㅋㅋㅋㅋ? 그건 좀 많이 고맙다 내 인생게임 찾아줘서 ㅋㅋㅋ 만나면 피시방 가는 게 거의 전부였던 게 이제야 후회가 돼 지금은 잘 놀러다닐 수 있는데 말이야 항상 저녁 늦게 데리러 와주고 데려다 주는 사람 있어서 무서운 밤길에도 얼마나 든든하고 고마웠는지 몰라 내가 지금 이러는 것도 다른 사람과 달리 쓰레기짓을 한 것도 아니고 잘못한 게 하나도 없던 사람이어서 그런가봐 오빠처럼 여자 잘 아는 사람도 난 처음 봤어 배려심 넘치고 유쾌하고 다정하던 사람이었잖아 물론 헤어지던 날만 빼고 ㅋㅋㅋㅋㅋ 나쁜놈 진짜... 할 말이 되게 많다 말이 너무 길어졌네 지금도 그렇고 예전에 만날 때도 그렇고 나는 한 번도 진심 아니었던 적 없어 모든 순간 매 순간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진심이었단 건 알아줬음 좋겠다 많이 보고싶어 혹시나 문득 내 생각 날 때면 잘 지내냐고 연락 한 번 해줘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잘 못 지내길 바라 이것도 내 진심이야
정말 많이 사랑했고 좋아했어 아프지 말고 기왕 아플 거 나 때문에 아파했음 좋겠네 보지 못할 글이지만 끄적여봤다 보고싶어 많이.

설 연휴 잘 보냈길 바라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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