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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평범한 사람인 걸 인정 못 하는 아빠

ㅇㅇ |2019.02.15 12:37
조회 37,012 |추천 116
고등학생 때 내가 공부를 잘 했었다 근데 게을러서 시험 전날 벼락치기만 했던 탓에 내신 성적은 참 좋았지만 수능은 당연히 말아먹었다 난 나 자신을 믿지 말았어야 했는데 재수를 선택했고 끈기 없는 나는 두번째도 실패했다

그저 그런 대학을 가게 되면서 아빠는 실망했고 처음으로 나란 자식을 부끄러워하셨다 그리고 난 그 때부터 나 자신을 못났고 밖에 내놓기 부끄러운 딸내미라고 생각했고 더 높은 대학으로 편입을 준비했지만 그것마저 실패했다

난 그 때 깨달았다 나 자신도 아빠처럼 공부 잘 했던 그 시절을 못 잊고 있다는 걸 그리고 내가 너무 자만했다는 사실을 난 서둘러 복학을 했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 했고 좋은 학점으로 졸업을 했다

구직 활동은 정말 힘들었고 나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 시간동안 학원을 다녔는데 처음으로 공부하는게 재밌다고 느꼈고 어쩌다 보니 좋은 성과를 얻어 그 분야로 취직을 하게 되었다 연봉은 평균 신입 초봉으로 많진 않지만 어쨌든 난 신입이고 취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하지만 아빠는 연봉이 너무 적고 평범한 회사라는 이유로 반대 하셨고 아빠와 싸웠다 다른 곳 더 넣어보라는 아빠의 권유에 충분히 많이 넣었지만 1차 서류에서 거의 다 탈락이었다고 하자 ‘대단하네’라고 했다. 이 사람은 자기 자식 그릇이 평범한 사이즈인 걸 아직도 인정 못 하고 있구나 가 느껴졌다

보니깐 아빠는 밖에서 아직도 내가 그저 그런 대학에 간게 불만이라며 날 욕하고 다닌단다 자기 자식이 평범한 사람인 걸 언제쯤 인정할까 언제쯤 나를 본인의 인형이 아닌 사람으로 봐줄까 아빠한테 조금만이라도 빈 틈을 보이면 날 멋대로 휘두르려고 하기 때문에 이젠 무의식적으로 눈 마주치는 걸 피하게 된다 하지만 아빠에게 난 말 안듣는 실패작뿐이겠지

+) 우울한 마음에 썼던 글이 톡선에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우선 저에게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힘이 되는 이쁜 말들을 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아빠와 싸우고 나서도 울지 않았는데 여러분들의 댓글을 보고 펑펑 울었습니다 나는 왜 이럴까 자괴감에 빠져있었는데 댓글을 보고 아빠의 말 때문에 흔들렸던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

그리고 그 결과에 만족하냐는 댓글을 봤어요 제 답변은 네 입니다 제가 아직 실력이 부족해 언젠가 꼭 해야지 했던 꿈을 운좋게 올해 이루게 되었습니다 분명 제가 부족한 탓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지만 조금씩 공부도 하면서 이겨내고 싶어요 지금은 아빠가 저를 틀렸다고 생각하시지만 나는 맞다는 걸 증명해내겠습니다 자존감도 높이도록 노력도 할게요

아무튼!!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신 분들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힘들 때마다 보려고 하나 하나 캡쳐해놨어요ㅎㅎ 항상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다 잘 될거라 믿어요 적게 일하고 돈 많이 버세요~

추천수116
반대수1
베플다그렇게살...|2019.02.15 16:44
쓰니랑 비슷한 과거를 살았던거 같아 공감이가요. 저는 그냥 안일하게 어영부영 삼수까지 했어요.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내가 참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안일하고, 그때그때 대처하는 벼락치기 같은 삶을 살았구나 깨달아서 지금은 장거리 마라톤같이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우리 부모님 세대는 아쉽게도 자식이 더 나은 삶을 사는 탈출구의 전부라서 그러실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부모님세대는 어쩌면 우리 세대도 진정한 자아나 자존감 형성을 위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거 같아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아버지가 쓰니를 사랑한다는 증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사람이니까요. 근데 제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도 구상하고 밑그림을 그리고 수정하는 단계가 있잖아요. 사람들은 스케치 하기전, 채색하기전의 수많은 시행착오는 보지 못하고 완성본만 보기 때문에 그 과정이 얼마나 혹독하고 평범하기 그지 없는 선들로 매워지는지 잘 몰라요. 아버지도 그럴거에요 지금 쓰니는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글을 통해 알 수 있는 쓰니의 문장력이나, 현실 판단 능력으로 미루어 볼 때 쓰니는 개념도 있고 적응력도 갖추었고, 어느정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에너지와 실행력도 있는거 같은데, 시작은 평범해도 경험 쌓으면서 스스로 뿌듯한 커리어 분명 쌓아서 멋지고 뿌듯한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이들어요! 쓰니가 지금 평범한 회사를 다녀도 괜찮아요.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주면서 아버지랑 지금부터라도 좋은 추억 쌓을 수 있고 아버지도 쓰니를 통해 뿌듯함을 느끼는 날 분명 올거라고 믿고 응원할게요! 두서없이 주절주절 말이 많았는데 아무튼 응원한다는 거고 잘하고 있다는 말이에요 !
베플ㅇㅇ|2019.02.15 15:03
나는 정말 쓰니 마음 이해해. 결국 내 인생인데 왜 아빠가 판단하고 탓을 해... 나를 그냥 나로 봐주지 않고 자꾸 부끄러워 하는거 너무 속상할 것 같아. 나는 쓰니가 지금 들어간 직장에서 열심히하면, 쓰니 자체로 정말 멋진 사람이 될거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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