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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무시했던 짝사랑녀를 만났습니다

ㅇㅇ |2019.02.20 00:25
조회 6,805 |추천 17
길지만 꼭 읽어주세요..



어릴 때부터 조용하고 낯가리는 성격이라 학교에서 친구들 무리에 잘 끼지 못했습니다.
그냥 단짝친구 한 명 만들어서 같이 지내는 정도...
마냥 하얗고, 마르고, 조용하기만해서 다들 저한테 관심도 없었고 반에 몇몇 남자애들은 무시하고 절 놀리기도 했습니다.
이런생활이 익숙해지진 않았지만 그냥 무뎌지겠지 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2가 되었고 역시 저에게 새학기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제발 이번에는 그냥 조용히 무난하게 지내자라는 마음으로 반에들어가 구석에 앉아있는데... 앞문으로 예쁘장한 여자애 한 명이 들어왔습니다.
어깨까지 흘러내리는 까만 생머리에 하얀피부가 정말 잘 어울리는 애였습니다.
친구들이랑 대화하면서 웃는 모습이 예뻤고, 그냥 진짜 순수해보였습니다. 그렇게 학교생활이 시작이 됐고, 눈마주칠까 무서워 안그러려했지만 계속 눈길이 갔습니다. 그러다 한번씩 눈이 마주칠때면 심장이 절벽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에가도 생각나고,학원에서도 생각나고 이러면 안돼는거 아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도 그 여자애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압니다.. 저도 죄책감많이 들어요.)
그렇게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전 착해보이는 남자애 한명과 친구가되었고 이름은 현성(가명)이라고 하겠습니다.
현성이는 활발하고, 웃기고, 여성스러운 면이 있어서 여자애들이랑 정말친했습니다. 물론 그 여자애와도 친했습니다. 종종 옆에서 둘이 이야기 하는걸 보고있는데 들으면서 그 여자애도 천성부터 착하다 라는게 느껴졌습니다. 한번 씩 막말할 때가 있지만 그냥 착한게 보였습니다.(제가 좋아해서 그런걸지도..)
친해지고 싶었지만 여자라는 생물하고는 완전히 접점도 없던 저라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했습니다. 연예인과 팬 사이처럼.. 어차피 안될걸 아니깐요...
그렇게 반년정도를 푹 빠져서 지냈습니다. 같이 이야기하는 상상도하고, 연애하는거, 데이트하는거 진짜 정신병 걸린애처럼 그런생각만 하고 다녔습니다.(원래 생각이 많긴해요..)



그리고 이 날이 제 생에 가장 비참한 날이었습니다.
쉬는시간, 현성이는 제 옆에 앉아있었고 그 여자애는 현성이 앞. 그니까 제 대각선쪽에 앉아 있었습니다.
기억은 안나지만 둘이 대충 친구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전 이런 상황이 익숙해 둘을 보며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죠.
그 때 현성이가 왕따 얘기를 했습니다. 누가 예전에 어떻게 왕따를 당했었다 뭐 이런..
전 괜히 찔렸지만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그 여자애가 저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말했습니다.
"근데 넌 왜 얘랑다녀?"
그 당시 말의 문맥상 그 말의 의미는 왜 이런 왕따랑 다니냐라는 의미였고 저는 대놓고 그런말을 했다는 거 자체에 굉장히 충격을 먹었습니다.
그 여자애랑 눈이 마주친 순간 그애도 살짝 당황해한 것 같았지만 미안하다 그런 소리는 안했습니다.
그냥 현성이가 "와 쓰레기네ㅋㅋㅋㅋ" 하고 웃어 넘기면서 대화는 다른주제로 넘어갔고 전 그대로 화장실로 갔습니다.
마음은 그냥 어린애처럼 울고싶은데 울면 더 비참할 것 같아서 그냥 변기위에 앉아 쉬는시간 끝날 때까지 있다 다시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그 여자애를 마음속으로 미워했고 아니 사실 미워하려고 몇번이고 노력했지만 그동안 너무 좋아했어서...잘 안됐습니다.. 그래서 그냥 포기했죠.. 미워하는것도..


그렇게 내 청춘의 그녀는 비참하게 끝났고 중학교를 졸업한 뒤 전 남고에 들어갔습니다. 고2때 쯤부터 완전히 달라진 것 같습니다.
방학때부터 키가 빨리 크기 시작하더니 182까지 찍었고 살도 좀 붙어서 적당히 마른정도, 그리고 골격이 변하면서 얼굴도 많이 남자다워 졌습니다. 외모에 관심을 갖고 꾸미기 시작하니까 밖에 돌아닐 때 번호도 따였습니다.(딱 한번이지만 제 생에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ㅠㅠ)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생겼고 무리로 다니는 친구들과의 대화가 어색하지도 않았습니다. 누군가도 날 좋아해주는구나라는 걸 그때 쯤 처음 알았고 전 정말 많이 활발해지고 웃음도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전 이 번에 20살이 되었고 원하는 대학에도 붙어 애들이랑 계속 놀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2주전쯤 저희 아파트 바로 앞에 있던 마트가 망하고 편의점이 생겼습니다. 집 바로앞이라 배고플때 자주 가야지 이런생각만 하고 있다 어제 편의점이 오픈 했다길래 저녁쯤 한 번 가볼까하고 9시쯤 컵라면을 먹으러 갔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참깨라면을 먹고있는데 딸랑 하며 어떤 여자가 들어왔습니다. 그냥 우연찮게 슬쩍 얼굴을 보는데 중2 때 제가 짝사랑하던 그 여자애였습니다. 진짜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너무 갑자기 마주쳐서 벙쪄있다 그냥 빨리 먹고 가야겠단 생각에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그 여자애도 편의점 빵을 사더니 제 옆옆 자리쯤 앉았습니다.(혼자먹게 되어있는 긴 테이블이였어요) 근데 보통 앞을 봐도 시야가 넓어서 옆까지 보이잖아요? 근데 그 여자애가 자꾸 저를 힐끔힐끔 보는 겁니다.. ㅠㅠ 그래서 빨리 치우고 가려고 쓰레기를 정리하는데 그 여자애가 툭툭 치면서 "너 현성이 친구 맞지" 라고 하는 겁니다. 처음 말하는거라 너무 떨려서 마음속에서는 난리가 났는데 최대한 침착하게 "응"이라고했고 그여자애는 반갑단 듯이 "나 기억나? 우리 같은 반이었잖아"라며 제 모습이 너무 달라져서 못알아볼뻔 했다면서로 시작해서 중학교때 이야기를 조잘조잘 했습니다. 근데 그게 너무 귀여워서 멍하니 보가 가지도 못하고 그 여자애가 다 먹을 때까지 리액션을 하면서 기다려줬습니다.. 이야기 하면서 알게된건 그 여자애도 저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다 먹고 그 여자애는 캔 맥주 두개를 사면서 "너 술 마실 줄 알지?" 라고했고 저는 적잖이 당황했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여자애는 저한테 꼭 할 말이 있었다면서 놀이터 그네에 앉아 맥주하나를 건넸습니다. 오늘 처음 만났고 친하지도 않았던 애라 이런 상황이 너무 벅차고 부담스러웠지만 꼭 하고 싶던 말이 있다길래 그냥 묵묵히 들었습니다. 그 여자애는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있다고 했습니다. (순간 전도하는 건가 싶었지만 묵묵히 들었어요..) 그러면서 자기한테는 인생3대 잘못이 있는데 하나는 초등학교 2학년때 친구랑 싸우면서 확김에 너희집 가난하잖아!라고 했던거랑 두번째는 6학년때 친할머니한테 소리친거 세번째는 내가 기억할 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 대놓고 왕따라고 했던게 항상 마음에 걸렸다고 했습니다. 앞에꺼 두개는 당사자한테 사과를 했는데 이건 못했다면서 이야길 했고, 사실 저는 그 애가 그걸 기억할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너무 놀랐고 저를 보면서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실 진심으로 사과를 받은 건 아니였습니다. 마음속에서는 비참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고 그 날 집에와서도 계속 울면서 증오했고, 날 무시했단 생각에 너무 미웠습니다. 하지만 너무 좋아했어서 무슨감정인지 모르겠지만 마냥 미우면서도 순간 순간이 사랑스러웠습니다.(어째 이런 모순이 다 있나 싶습니다..) 그 뒤로 저희는 두시간 가량 더 이야기를 하고 번호를 교환하며 헤어졌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그녀에게 연락이 와있었고 새벽까지 연락을 했습니다.

사실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그녀가 저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고 이대로라면 정말 연인이 될 수도 있다는 걸요.(흠.. 너무 갔나?..) 근데 제 마음을 모르겠습니다. 한없이 밉고 싫은데 너무 좋습니다. 20살되면서 성숙해지고 더 예뻐진 그녀가 더 사랑스럽습니다. 그래서 대놓고 좋아라 하고 싶다가도 많은생각이 듭니다.
만약 내가 중학교때 모습 (못생긴모습) 그대로였으면 날 아는체 했을까? 중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그녀는 나에게 사과할 시간이 있었는데도 말하지 않고 왜 갑자기 나타나서 사과를 건네는 것인가? 나한테 건넨 사과는 진심일까? 연기일까? 이런생각이 들면서 확 우울해 졌다가도 그녀만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냥 생각이 많은 밤입니다.
추천수17
반대수4
베플ㅇㅇ|2019.02.21 11:28
만나지마 너 만나면 계속 그 때 생각할거잖아
베플ㅇㅇ|2019.02.21 09:28
근데 님 짝사랑녀 살짝 양심은 없는듯 뭔가 잘생겨져서 어떻게든 하고싶은데 그때 했던말이 맘에 걸리니까 일단 사과한거 같은디 어렸을때 니네집 가난하잖아 한것만 봐도 착한애 입에선 나올소리 아님 진짜 절대 나올수가 없음 평소에 그렇게 생각해 왔다는거ㅇㅇ 글고 밑에 댓처럼 뒤에서 님 깠을수도 있음ㅋㅋ 연애 잘 생각해 왠지 님이 되게 휘둘릴것 같으니까
베플ㅇㅇ|2019.02.20 10:58
글쎄 나도 스무살인데 사람은 쉽게 안변함. 걔가 너한테 사과했다고 해서 그때상처받았던일이 없어지는것도 아니잖아. 판단하는건 니자신이지만, 나라면 사과는 받을수있지만, 걔랑은 연락은 안할것같음. 걔도 양심있으면 상처준사람한텐 연락하지말아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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