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다니던 회사원 회사 관둔 썰
다닐 직장이 음슴으로 음슴체-
학교급식 업계 종사자였음.
요새 학교급식보면 호텔보다 낫네, 우리학교는 맛 없는데 니네학교는 잘나오네... 등 뭐 밥먹으러 학교다닌다는 말 나올정도로 급식환경이 많이 좋아졌음.
이 업계에서 4년정도 일했는데 이 업계를 아는 사람들도 드물고 또 독특하게 굴러가는 구조라서 어떻게 설명하자니 진지해져서 그냥 썰만 풀어볼까 함.
여기는 뭐랄까 갑과 을이 명확한 업계임. 당연히 영양사들이 갑이고 납품하는 업체는 을이 될 수 밖에 없음. 그래서 영양사들이 꼬투리 잡으면 한없이 잡을수 있고 또 거래 나가리 될까봐 간이고 쓸개고 빼놓고 맞춰주는게 일상이었음.
역시 나 또한 그 짓거리를 4년이나 해오면서 나름 단련이 됐다면 됐겠지만 한편으론 마음에 점점 회의감이 쌓였나 봄.
어제 한 학교에서 연락이 왔고 서비스로 증정하는 소스양이 부족할거 같다면서 여유분을 더 요구함. 당연히 기본으로 나가는 소스도 서비스 개념으로 증정하는거라서 얼마 더 주는건 상관 없음. 기본 서비스양에다가 2봉 더 챙겨주겠다고 수치로 또박또박 말했고, 챙겨줘서 고맙다며 아주 훈훈하게 통화가 끝남.
학교 급식 검수시간은 늦어도 9시 전에는 끝나는데, 2봉 더 주기로 한거를 오전 9시 10분쯤 건네준걸로 기억함. 영양사 보고 소스 챙겨왔다고 미소 한번 날려주고 회사로 복귀했고 미팅이 있어서 준비하고 나서는데 다시 그 영양사에게 전화가 옴.
서비스로도 준것까지 포함해도 양이 부족하니 더 필요하다는, 아니 더 가지고 오라는 뉘앙스로.
우리 회사에서 부족하게 내보낸건지를 한 번 더 확인했는데 서비스로 증정하는 양 만큼보다 조금 더 여유롭게 내 보낸상황이었고 물론 나도 아침에 2봉 더 가져다 준 상황이었음.
다시 영양사에게 전화를 해서 "정책상 서비스 나가는 양만큼 내보낸거 같다"고, "시간도 50분정도 걸릴거다" 했더니 "급식 곧 시작하는데 50분이나 걸리면... 됐으니 오지마라"고 하는거임. 나 생각해줘서 오지마라는게 아니라 진짜 기분상했다는 투로.
그러면서 "신경 덜써주는거 같아서 서운하다"는 말을 하길래... 나도 빈또상해서 "신경을 덜쓰는거면 오늘 추가로 2봉도 안챙겼을거다. 신경 쓴다고 쓰는데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도 마음이 좀 그렇고 서운하네요"라는 말이 나옴.
그래도 필요하면 미팅 가는길에 들러서 가져다 주겠다고 했더니 이제 볼일 없으니 안와도 된다고 함. (그학교 시스템상 2개학교가 급식을 같이해서 내가 소스 가져다 줘도 2번째 학교때는 내가 추가로 가져다 주려고 했던 소스로도 배식이 가능했을거라 생각함)
진짜 그동안에 쌓였던게 이걸로 터졌음.나도 "알겠다"하고 전화 끊음.
양이 안 될것 같으면 아예 어제 통화에서 더 필요하다고 하던가... 몇키로가 납품 될거라고 말 했고 또 알겠다고 했으면서... 부족하다니...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건지 의문이 생김.
그동안에 회사 제품 이것 저것 개인적으로 필요 하다고해서 50분 거리를 한봉 두봉 가져다 준것, 그리고 구매한다 그래서 조금씩 내 차 기름, 내 시간 써가면서 일 이만원치 씩 가져다 준것 싹다 잊고 '신경 안써준다'고 하는거 진짜 정떨어지더라.
그리고 이쪽일이 소문이 빨라서 '어디 업체가 뭘했네', '어디업체 직원이 어떻더라', '뭐 썼는데 맛있네, 맛이 없네' 등 금방 소문이 남. 그렇기 때문에 갑은 더 갑질을하고 을은 더 할말도 못하면서 속으로 감내하면서 입막음용 보상을 해주기 일쑤였음.
나도 배짱있게 까지 할말 한건 아니지만 곧 싸가지 없는 직원으로 소문이 날거 같기도하고 이제 더이상 이짓은 못하겠어서 오늘부로 탈급식을 함.
일 하면서 적은 예산 잘 꾸려가면서 학생들을 위해서 맛있는 식단 준비하는분들 만나서 감동받기도 하고 일 하면서 잘 못 된것은 호되게 야단 맞으면서 성장해왔는데, 어제는 호호 웃으면서 필요한거 말하다가 오늘은 공짜로 더 필요하단 걸 순순히 친절하게 안들어주니 이제 볼일 없다는 듯 말하는 이 짓 더이상은 안해도 되니 너무 홀가분 함.
홀가분 한 기분이니까 이제 이력서 쓰러 가야지.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