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부터 안면이 있었고 3월까지는 인사만 하는 사이였습니다. 인사할 때도 받을 때도 우리는 어색했고요..어쩌다가 마주치면 너무 어색해서 서로 못본척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겁니다.
그 사람이 저한테 도움을 줬는데 제가 이성한테 도움을 받은 적이 딱히 없었거든요. 그 배려 뿐만이 아니라 모임에서 새로 들어와서 혼자 겉돌 때 대화에 끼어들 수 있게 말 걸어주는걸 보고 성격 좋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티도 못내보고 끝낼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제가 생각하기에 최대한 덜 부담스럽게 다가갔는데..
그냥 눈 마주치면 웃어주고, 웃으면서 인사하고, 가끔씩 말걸고, 초콜릿 넌지시 내밀고, 그냥 선톡하고 이정도?로만 했는데
부담스러웠을까요... 말걸면 대화가 잘 안 이어집니다...제가 과제 했어?라고 물으면 보통은 "어..했긴 했는데 시간 많이 걸리더라.." "아 그거 했지! 너는 그 과제 어땠어?"이렇게 해주는데 그 사람은 "응" 한 글자로 끝났습니다. 머쓱했죠..
항상 말을 걸면 반응이 어. 응. 맞아. 그렇구나. 이게 끝입니다. 대답이 4글자 넘어가는걸 들은 적이 없어요.
근데 그렇게만 했으면 내가 귀찮나보다, 하고 넘길텐데, 갑자기 와서 뭐 공부하냐, 프로그래밍 이 부분 뭐 해야할 것 같다. 공부이야기 하길래 와봤다. 필기 잘한다. 이러더라고요...
솔직히 그 친구는 공부 열심히합니다. 진짜 대단해요. 그 부분에서는 저도 배우고 싶은데..
제가 자꾸 말 걸면 방해될까봐 말도 제대로 못하겠습니다.
근데 제가 그 친구랑 눈 마주칠때 웃어주는건 그냥 습관이라는거죠... 사람을 대할 때는 웃어야 한다는 관념이 있어서 항상 웃는데 그게 부담스러웠을까요..
톡을 넣어도 저만 신나게 떠들고 그냥 귀찮아하는 것 같습니다. 답도 늦게오니까 톡을 더 넣고 싶은데 공부를 방해하는 것 같고.
걔가 저를 좋아하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대화가 잘 이어질 정도만...근데..사실 그 친구가 다른 친한 친구랑 길게 대화하는 걸 본 적이 없네요...항상 공부하고 있어서..하..
그래도 다른 사람들한테는 가끔씩 말도 걸어주고 웃으면서 말하던데 제가 말걸면 무표정에 단답이니까 자꾸 내가 싫구나 하고 위축됩니다..
그냥 둘이 마주치면, 걔가 저를 어색해해서 저도 어색해지는 것 같고, 제가 걔를 좋아하기 때문에 제가 의식하니까 걔도 어색해하는 것 같기도 하는데 그냥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걔랑 어쩌다 있으면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에요... 너무 적막하고 어색해서 활기차게 있다가 갑자기 어린왕자 별에서 혼자 일몰 보는 느낌...하..
이렇게 구구절절 적어놓았는데 결론은 제가 자꾸 인사하고 말걸어서 귀찮았을까요..인사도 자꾸 피하고 대화도 끊겨서 물어봅니다..
그냥 저는 제가 항상 웃고 말걸고 간식 주는게 좋아하는 티 많이 내는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솔직히 웃고 인사하는건 그냥 사람을 대할 때의 예의(?)라고 생각해서 모든 사람한테 하는건데 좀 슬프네요.. 걔가 제가 웃는게 싫다고 해도 이미 습관이라서 관둘 수는 없다는게 문제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