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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키 167cm에 몸무게 87kg인 고도비만입니다.

ㅇㅇ |2019.03.24 17:55
조회 3,685 |추천 13
저는 키 167cm에 몸무게 87kg 인 고도비만입니다. 익명의 힘을 빌렸지만, 이걸 밝혀야만 이야기가 쉬울 것 같거든요..

보통 비만이면 자기관리를 못한거라고들 하잖아요. 네 맞아요. 남들보다 더 먹고 덜 움직여서 이렇게 됐으니까요. 그 말에 태클걸 생각은 커녕 격하게 동의하는 바에요.

제 문제점은 스스로도 너무 살을 빼고 싶고, 살찐 제모습이 혐오스러운데도 불구하고 지나치리만큼 합리화를 한다는 거에요. 이게 정상이 아니란걸 잘 알고. 스스로도 비만이라는 이유로 늘 눈치보고 움츠려서 사는데도 꾸역꾸역 그 현실을 외면하면서 '나만 나를 좋아해주면 된다 다른 사람은 신경쓸거 없다 ' 되새기면서 폭식하고 후회해요.

미친거겠죠? 저도 저를 이해 못해요.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에 사람이 붐비면 내 덩치가 피해주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모르는 사람들이 장난어린 눈으로 내 쪽을 쳐다보면 뚱뚱해서 조롱당하는건가 피해망상도 해요. 어쩌면 망상이 아니고 수없이 많은 시간동안 조롱당해왔겠죠.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마찬가지고요.

여기에 이걸 쓰는 이유는 이제는 제가 변하고 싶어서에요. 더이상 남들 앞에서 뚱뚱해도 쿨한척 인생 즐기는 척 그만하고 싶고요. 옷살 때도 사이즈나 남들 시선이 아닌 디자인 보고 사고 싶어요. 또 어디서든 비만이나 덩치이야기가 나왔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 않고 정말로 웃으면서 같이 얘기나누고 싶어요.

저를 한심하다고 욕하셔도 좋아요. 혹은 그냥 뚱뚱한 사람에 대한 편견을 늘어놓으셔도 좋아요. 타박해도 좋고 꾸짖어도 좋고 쌍욕을 퍼부어도 좋아요. 경험담이나 방법을 제시해주며 격려해주신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습니다.

다만 이대로도 괜찮다 혹은 자기자신을 사랑해라 같은 류의 말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셀 수도 없이 긴 시간을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았고, 그 결과가 이거에요. 많은 나날을 혼자만의 틀에 갇혀 안락하게 살아왔으니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고 조금 아파도 되겠죠.

주절주절 써내려가서 읽기 힘드실텐데,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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