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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둘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가나다라 |2019.04.19 00:36
조회 850 |추천 2
올해 스물둘인 직장 다니는 여성이예요다른 친구들 보면 다들 나처럼 안 사는 것 같은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네요
저희 집은 진짜 가난해요 불행부심 자랑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로 가난하게 자랐어요
6살때부터 같은 집에서 쭉 살고 있는데 일단 제 방이 없어요. 6살때부터 22살인 지금까지... 부모님 방도 저랑 성별 다른 남동생 방도 없어요. 집은 월세 투룸이고 거실 없고 있는 건 안방 작은방 화장실이 전부인데 아빠 혼자 작은방에서 자고 안방에서 저랑 동생이랑 엄마랑 셋이서 자요 참고로 동생도 성인이에요 잠잘땐 대충 이런 모습이에요


어릴 때야 체구도 작고 이성이어도 신경 안 써도 될 나이지만 커가니까 사람은 셋인데 방은 하나라 좁아 터지고 남동생이랑 저는 옷 갈아입을 곳도 없어서 옷 갈아입을때 화장실 가서 갈아입거나 다른 사람을 방에서 내보내야해요 개인 공간은 커녕 침대도 책상도 전용 옷장도 뭣도 없어요 집에 빚도 많아서 중학생때까지 집에 쌀도 돈도 먹을만한 음식도 없어서 십원 오십원 백원짜리 찾아내가지고 그거 모아서 라면 사먹고 끼니 떼우면서 지내던게 생각나요


중학생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같은 반 학생들에게 학교폭력 당하고 반 애들 전체가 있는 곳에서 저를 향해 'OO이가 카톡방에서 니 입에 OO 하고 싶대' 라는 말도 듣고 살았어요 부모님에게 물론 말 했죠 울면서 학교 가기 싫다고 나 왕따 당한다고 그치만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고 엄마는 그 날 그냥 시내에게 저를 데리고 나가서 옷 한두벌 사주는 걸로 그쳤어요


그리고 제가 집 건물에서 성인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을 때 집에 돈이 없어서 핸드폰을 갖고 있지 않아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집 근처는 유흥가라 들어갈 곳도 없고 용돈도 없어서 공중전화도 못쓰고 그래서 근처에 있는 파출소에 직접 걸어가서 신고하고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왜 동네사람들 다 알텐데 경찰에 신고하고 난리냐며 질타를 했었어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배우고 싶은 것이 생겼어요 그걸 위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반에서 1등까지 해봤는데 부모가 돈이 없어서 대학에 보내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집에 돈이 없는데 무슨 대학이냐고... 그래도 내신은 보험이라고 믿어 악착같이 공부를 했어요 밤에 공부할땐 핸드폰이 없어서 리모콘을 누를때 버튼에서 나오는 빛으로 책을 비춰 공부하거나 화장실에 아무도 없으면 화장실 불 키고 들어가서 변기에 앉아 공부하곤 했어요


그리고 고3때 정말 부모는 내 대학비를 내줄 맘이 없다는 것과 그동안 쌓여온 우울증이 터져서 도저히 이대론 못버티겠다 정신병원에라도 가서 상담을 받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집엔 돈이 없으니 청소년센터라도 가야겠다 마음 먹었죠


하지만 저는 청소년이라 지원금을 받고 치료를 행하려면 부모님 동의가 필요했고 지원금은 전액 다 대주는 게 아니라 일부는 저희측에서 지불해야했어요 결국 부모님은 지불도 안 해주고 저는 병원에도 못 가는 신세가 되었죠 당시 상담사분이 병원 입원까지 갈 것 같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네요


어떻게 그래도 화장실에서 공부하면서 좋은 성적을 유지해서 대학교에 붙었어요 전액 학자금대출이었고요 그런데 부모님은 제 생활비 대출금으로 본인들 월세 내야한다며 사오백만원을 갖고가셨어요 저는 미련하게 그 돈을 전부 다 줘버렸고요 부모님은 나중에 자기네들이 돈 갚아주겠다며 돈을 학기마다 갖고가셨어요


대학에서도 잘 지내서 어떻게 회사에 취업을 하게되었는데 부모님은 여전히 제 명의로 빌려간 돈을 줄 생각을 안 하시고 아빠는 달마다 사십 오십 육십 이렇게 제 월급날에 맞춰서 돈을 빌려달라고 하세요 지난 달에 육십만원 갖고가셔서 이번달 1일에 주겠다고 했는데 벌써 중후반이나 되었어요 핸드폰비교통비식비 달마다 갚아야하는 대출금이 남아있는데 월급날은 말일인데 통장엔 십구만원밖에 없네요 그것도 지난달에 비상금으로 아껴둔 돈 합쳐서 겨우 이렇게 나온거지만...


그냥 앞으로 인생이 막막해요 나름 힘든 환경 속에서도 살아보려고 어떻게든 버텼는데 다 큰 남동생이랑 언제까지 한방을 써야하나 싶고 나도 남들 다 있는 방 한번 가져보고 싶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싶지 않고 왜 내가 빌린 돈도 아닌데 이걸 갚고 있어야하나 싶고... 부모님이 절 먹이고 재우고 입히고 그렇게 키우신 거 감사해할 일이지만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버렸어요 초등학생때부터 엄마에게 닥쳐 병신 미친년과 같은 비속어를 이유도 없이 들으면서 자라기도했고 고등학생땐 엄마 앞에서 손목을 긋기도 했었네요


집을 빨리 나와 독립하는 게 제일이겠죠?

아직 아빠한테 돈도 다 못 돌려 받았고 학자금대출도 이제 반밖에 못 갚았는데 막막하네요

다른 스물두살 친구들 보면 엄마랑 쇼핑도 하고 가족끼리 여행도 가고 그러는데...

전 지금 왜이럴까요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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