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앞서 소개를 잠깐 할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31살 대한민국 가정주부입니다.
이쁜 아들도 한명 있는 한국 어딘가에 있을 가정주부말이에요.
결혼을 하기전 꿈까지,
모든 걸 포기할만큼 사랑했던 남자가 있었어요.
바로 전 남친이에요.
그러던 얼마전 우연히 그 사람을 보게됐었어요.
애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말이에요.
옛날 생각이 나서 서두없이 제 마음 그대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어요.
과거에 제가 사랑했던 그 사람은 같은 회사에서 만나 3년 가까이를 가족같이 지냈어요.
그 사람이 너무 좋아..
그 사람 집에 가서 어머니께 음식도 대접해드리고
친구들도 한명도 빠짐없이 소개받고
가족 경조사까지 다 같이 갔던 결혼만 안했지 가족같은 사이였어요.
명절, 제삿날, 생일, 어버이날 심지어 어린이날 조카선물까지 사다 챙겨줄만큼 말이죠..
여행도 매일 같이가고, 가족여행도 같이 갔었어요 ㅎㅎㅎ…
그런데 왜 헤어졌을까요?
전 남친은 저를 '결혼' 이라는 이름으로
하고싶었던 해외에 나가 일을 하는 거 까지 말려됐어요.
그렇게 저는 결혼을 할 줄 알았고
3년 가까이를 묵묵하게 기다려줬네요
바보같이 말이죠.
근데 혼자만 커진 사랑인지 너무 힘들었어요.
나만 아픈 사랑하는거 같아서
더 많이 사랑하면 손해라더니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이구나 할정도로
너무 힘들었어요…
결혼하자며 기다려 달라는 시간이 언젠지 모르겠고
기다리는 시간내내 저는 지쳐가고 속이 뭉그러드렀어요.
그렇게 하루는 남사친과 몰래 만나서 술을 먹는데
그 사람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고 너무 좋았어요.
아니요, 처음에는 제가 권태기가 온 줄 알았어요.
왜냐면 안보이던 단점까지 하나하나 눈에 들어올만큼
쏙쏙 들어왔으니까요 -
그렇게 우리는 6개월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사귀는 둥 마는 둥.
같이 여행갔었던 것도 가지 않고
심지어 관계마저 하지 않았어요.
전남친도 터치를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
‘니 하고싶은대로 해라’ 하는 전 남친 말에 저는 점점 심해졌어요.
‘그래,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할꺼야’
아마 서로 이별을 준비했는지도 몰라요.
그만큼 사랑했지만 그 사람의 하나하나 말에 속상하고 상처받았던 말이 힘들었는지 결혼이라는 이름에 그 단어 하나에 기다리기 너무 힘들었던건지
제가 지칠만큼 지친건지 모르겠어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참 웃기네요.
그러던 어느날,
미국에 너무 가고 싶어서 그 사람에게 넌지시 물어봤어요.
“오빠는 내가 미국가서 1년정도 있다가 오면 나 기다릴 수 있어?”
이렇게 물으니 그 사람이 바로 대답하드라구요
“당연하지”
그 순간 제 머리속에 든 생각은
‘아 이사람 나랑 결혼할 마음이 없구나..’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함께한 추억이 너무 많아서 아직도 어딜가면 생각이 많이나요.
보고싶거나 다시 만나고 싶거나 하진 않아요.
그러나 생각이 많이 나요. 참 웃기죠…
우리는 소설아이디까지 공유할만큼 가족보다 더 한 사이였어요.
하 쓸때없는 사설은 그만하고
이 익명의 자리를 빌려 그사람에게 말을 좀 전하고 싶어요.
닿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안녕, 오빠야,
오랜만에 오빠한테 글써보네?
편지만큼 펜을 잡아 쓰는게 아닌만큼 더 자유로운 거 같아.
아날로그가 좋다며 메일이나 문자보다는
늘 편지로 쓰던 나 기억해?
얼마전 우연히 오빠가 새로운 사람하고 있는 걸 봤어.
좋아보이드라 –
있잖아 오빠야, 이제는 행복할 수 있겠어?
나랑 오빠랑 만날 때,
오빠는 결혼하자던 나보단 가족이 먼저라 내가 다 안고 가자니까
그거마저도 싫어했었지.
그래서 나도 알았다고 묵묵하게 기다렸는데
주위에서 누르는 압박감이 너무 힘들어 말하니 오히려 오빠는 화를 냈지.
처음부터 기다리기로 했으면서 왜 그걸 못 참냐고..
그래 나 성격 급해, 성격 급하고 못됐어.
근데 참 오빠도 웃기드라 –
오빤 내가 먼저 헤어지자 말하니 대성통곡 했었지?
그래, 미안해
근데 있지 3년이라는 시간동안 기다리는게 너무 힘들었어.
하고싶은일, 좋아하는 옷, 보고싶은 친구들도 못 만나고 너무 힘들었어.
내 나이는 먹어가고 오빠 나이도 먹어가는데
오빠는 무조건 명목없는 기다림만
나에게 주고 아무것도 못하게 하니까
너무 답답했어.
사람에게도 꿈이란게 있는거잖아?!?
이어지질 않드라 마음이.
나는 결혼해서 내 가정도 가지고 싶고
퇴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을 위해 술상도 차리고 싶었는데
오빠가 그런 말 하니까 나한테 화내면서 이랬잖아.
“너도 결혼해서 애 낳으면 다른 여자들처럼 애 맡기고 나가 놀꺼지?
요즘 여자들 다 그러드라, 돈은 돈대로 버는데 신랑이 애봐주고, 너도 그럴꺼잖아”
하하..
나는 우리가 만난 시간 속에 날 그런 사람으로 본다는 오빠가
너무 화가나고 어이가 없었다.
아마 그 때 부터 내 콩깍지는 벗겨지기 시작했나봐.
그래, 지금와서 말해봤자 소용없는거 다 알아.
있잖아 오빠,
나 결혼해서 애도 생겼고 그 아이 가정보육해.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서 아플 때 빼곤 다른 사람한테 맡겨본 적 없어.
그리고 오빠야,
여행가고 그런거 반반부담해서 갔을 때,
오빠는 나보고 결혼자금도 안 모으냐고 그랬지.
그래 오빠는 차도 있고 집도 있었으니 좋았겠다.
근데 놀러가자고 했던 건 오빠였고
처음에는 프로포즈받고 우리 엄마, 아빠 찾아뵙고 하니.
몸만 오라며 ㅋㅋㅋ
결혼만 안했지 오빠의 집안에 뭐가 있고 없고 다 알고 있던 나였고,
친척까지 알고 있던 우리였고..
심지어 회사내에서 전부 알고 있던 공공연한 사이였는데
그 말 들으니 나랑 결혼할 마음이 없다는걸 확실히 알겠드라.
오빠도 권태기였어?
웃긴다 참.
아니 사실 이 글을 쓰는 건 이런게 아니야.
있잖아, 내가 살면서 길 가다가 생각날정도로 사랑한 사람인 오빠야.
지금 그 옆에 있는 그 사람하고는 꼭 결혼해.
결혼이라는 이름하에 묶어두지 말고
꼭 결혼해서 이제 행복해지길 바랄게.
내가옆이 아니건 상관없어.
나는 지금 행복하거든.
근데 난 단지 그 여자분이 상처 안 받길 바래.
보고싶거나 좋은기억보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한만큼 그 사랑이 큰 만큼 상처도 많고 나쁜 기억만 생각나는 오빠야.
꼭 그 사람한테는 잘하길..
오빠 자존심 세워가면서 맞는걸 아니라며 우기지 말고
이번에는 결혼해서 그 여자분 행복하게 해주길 바랄게.
과거였던 내 추억 이제 안녕.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