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가 없어서 써봐요.
사실 저흰 아직 결혼전이구요 올 11월 예정입니다.
그런데 상견례앞두고 시어머니되실분이 돌아가셨어요.
지병이 있긴했지만 그래도 위험한 정도는 아니었는데 순식간에 병세가 악화되서..
남편될사람은 외동인데도 부모님과 데면데면하고 사춘기시절 불화가 있어서 별로 애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도 마지막 어머니 가시는 길에 끝까지 간병하고 마음쓰고 힘들어 하더라구요.
저도 성인이 되고나서 바로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어도 돌아가신뒤에 그립고 슬픈 마음 잘 알아서 장례식 내내 떠나지 않고 예비시댁이 될 가족분들과 함께 자리 지켰습니다.
상조회사에선 두 명이 나왔는데 전담이라고 해야할지??
경력 1년도 안되었다는 여직원이 늘 도와줬습니다. 싹싹하고 일도 잘하고 인상도 좋았어요.
나보다 나이는 어린데 이미 애엄마고.. 열심히 사는 것 같았죠. 상조회사 사람인데 분위기도 밝고 잘 챙겨줬구요.
일도 잘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어머니 발인하고 우는 남편옆에 딱 붙어서 어깨를 끌어안고 토닥토닥해주는 걸 보기 전까진요.
남편될사람이야 당연히 시어머니 발인이니 맨 앞에 서 있고 상조회사 직원은 일 돕느라(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뭔가 할 일이 있으니 옆에 붙어섰겠지 하고 따라잡지 않았어요) 그 옆에 붙어서고 전 바로 뒤에 따라가고 있는데
내 코앞에서 둘이 지금 뭐하는건가 멍했습니다. 한 5분? 정도 그러고 있었나봐요. 전 더 길게 느껴졌지만 시간상으로는 그 정도.
뒤에서 사촌들도 당황한 것 같았고..
그게 뭐라 하기에도 슬픈 분위기라 조용히 있었는데 남편이 울다 옆을 보고는 흠칫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까 그제서야 상조 직원이 비켜주더라고요.
비켜서면서 저보고 상주님이 많이 슬퍼하시니까 위로해 드리라고..
아니 그걸 왜 자기가 저한테 하라마라에요;
나중에야 얘기지만 남편은 누가 자길 와서 안아주기에 당연히 저인줄 알았다고.
발인 나갈때부터 옆에 발소리가 저일거라 생각했대요.
상조 직원일거라 생각도 못했다네요.
그러고 내내 둘이 당황했어요.
그 사람은 대체 왜 그런건지..
다들 슬퍼하는 와중에 그냥 뒷일도 정신없고해서 지나갔는데 다 끝나고 생각해봐도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이런 거 겪어보신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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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실까봐 추가하는데
사실 저보다 남편이 더 기분나빠했어요.
가족끼리도 스킨십 별로 없는데 저 말고 다른사람이 옆에 와서 안아주고 토닥거렸다는게 기분나빠서 저보다 더 당황했었고요.
이 일로 남편될사람을 의심하진 않습니다. 그냥 이런일이 일어난 거 자체가 황당할뿐이에요.
다른 상조회사 직원들도 이러나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