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엄마가 편하지 않은 사람 있어?
마음의 골이 많이 깊어진 고민이라 주변 사람들한테 말하는게 생각보다 힘들어서 여기에 올려. 어떤 반응이든간에 내 글 읽고 댓글 달아주면 고마울 것 같아
일단 나는 어렸을 때 되게 조용하고 소심한 아이였어
친척들이나 주변 어른들이나 예뻐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계셨음에도 내가 예쁨받는다고 잘 못느끼고 시선이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아.그래서 뾰로통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었어
조잘조잘 얘기 많이하는 밝고 명랑한 스타일이랑은 거리가 멀었어
어렷을 땐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항상 울었고 유치원에 가기 싫어서 울 때가 많았고 가자마자 집에 전화하고 싶다고 전화하는게 일상 다반사였어 그래도 친구들 몇명이랑은 친해지면 잘 지내서 우리집에서 자주 놀기도 했어 또 아빠가 날 특히 예뻐해주셨었어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난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낸 것 같지만 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기분이 참 이상해
그땐 그냥 세상밖에 나가는게 무섭게 느껴질 때도 많았고 (이건 지금까지도 가끔씩 그래) 남들이 그냥 던진 말에 상처를 엄청 많이 받았던 것 같아 그냥 다른 사람들의 가벼운 말이나 가벼운 시샘같은게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나는걸 보면 말이야
우리 집안에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내 회색빛 기억의 이유는 여러가지인 것 같아
내가 3살때쯤부터 7살까지 친할아버지가 함께 사셨는데, 할아버지가 성격이 좀 맞춰드리기 힘든 성격이셔서 엄마가 자주 힘들어하셨어
그래서 아무말 없이 외가로 떠나실 때가 종종 있었고 그래서 난 잠에서 깨면 엄마가 없고, 이미 차가운 분위기에 엄마가 어디갔냐고 물어보고 그 다음엔 아무 말도 하면 안될 것 같아 혼자 그 불안함을 삭혔던 것 같아
그리고 일상 얘기나 꿈얘기를 하다가 그게 외가 친가에 관련된 이야기로 이어질 때, 엄마가 기분이 안좋으실 때면 나한테 버럭 화를 내셨던 기억이 좀 있어. 그 당시에 난 그걸 이해할 수 없어서 혼자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 또 엄마가 친구나 가까운 사람들하고 전화를 하다가 힘들다는 이야기나 그런걸 방안에서 듣게 되면 소리죽여 울기도 하고 엄마를 위로해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
나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지만 항상 불안했던 것 같아
심각하진 않아도 잦은 엄마아빠의 다툼과 집안의 분위기 때문일까? 내가 좀 둔하고 내 마음대로 하는 성격이였다면 달랐을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생각이 너무 많았고, 내 사소한 것들을 표현하는게 힘들었고 그냥 참는게 익숙했었나봐
날 불쌍하게 생각하고 남을 탓하려는 건 아니야. 난 부족함 없이 사랑을 받고 자랐는데 내가 남들보다 마음의 골이 깊은 이유를 나도 알고 싶어
서론이 길었지?
암튼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편하지 않았던 것 같아
아빠가 날 더 티나게 예뻐해주시긴 했지만 엄마가 날 사랑한다는 것도 알았어
그런데 나는 남한테 무언가를 말할 때 최대한 상처 안받게 돌려 말하는 스타일이고, 나는 누군가 그렇게 말해도 그걸 알아들으니까 그정도 말하면 알아듣겠거니 했었지
근데 우리 엄마는 직설적인 편이시고 남의 상처를 신경쓰시기 보다는 자신의 뜻대로 말하시는 편이야
난 그게 나쁘다고 생각 안해. 근데 그냥 화법이 정반대였던거지.
나는 무언가를 가족에게 말할 때도 용기가 필요했어. 그건 아직도 그렇고. 내 사소한 일상 이야기를 할 때도 난 용기를
내서 말한건데 그 반응이 부정적이거나 차가우면 상처를 받고 입을 다물게 됐었어. 그래서 성인인 지금도, 이야기를 할 시간적 여유가 많은 지금도 내 어떤 얘기를 꺼내는게 힘들어. 내 친구가 이랬다는 이야기를 꺼내는게 더 쉬울 정도로.
어렸을 때, 엄마가 오빠를 공부시켰을 때부터 나는 같이 그 분위기에서 살았어. 내가 이런 친구들하고 이런 이야기를 했어~ 하고 이야기를 하면 엄마가 공부할 생각을 안하고 그런 생각을 하냐고 반응을 하실 때가 많았어. 또 이성친구 있는걸 들키면 많이 혼났고.. 그냥 모든 방면에서 눈치를 많이 봤어.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입을 더 다물게 됐나봐
또, 엄마가 무언가를 나한테 이야기하면, 내 솔직한 마음을 얘기하는게 어려웠어. 그냥 지금도 자동적으로 해야하는 반응을 해야하는 느낌이야. 그냥 공감에서 끝나는 반응? 난 이런데~ 이런 반응이 안나와. 지금도 그래
나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이런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저런 프로그램에서 나와 엄마의 관계를 다뤄줘야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아
어렸을 때도 편하지 않았으니까. 책이서든 티비에서든 나오는 엄마의 이미지가 있는데, 나한테의 엄마와는 달랐으니까.
아무튼 그런 어린 시절을 지나 내가 한창 사춘기였을 중학생 때, 오빠의 공부 문제로 집안은 자주 살벌했어. 사춘기였던 내가 한번 그만 좀 싸우라고 성질을 냈을 법도 한데, 난 그냥 혼자 소리죽여 자주 울었던 것 같아. 그래놓고 티도 못내고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오빠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 이렇게 편지를 써서 자주 줬었어. 그래서 우리 가족은 내가 수호천사 같다고 얘기를 가끔 해줬었어. 나 덕분에 집안 분위기가 나아진다고. 그 땐 그게 내 기쁨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 속만 썩어들어가게 했던 것 같아.
그러다가 아빠 회사가 잘못되면서 아빠가 빚도 지게 될지도 모르는 위험에 처하고, 일을 그만 두셨었어. 그때부터 나는 철이 확 든 것 같아. 아빠가 일을 다시 구하지 못할까봐 심각하게 걱정을 하게 되면서 공부를 훨씬 열심히 하게 됐고, 오빠가 그 당시에도 철이 덜 들어서 엄마와 또 싸울 때면, 그 소리를 못듣겠어서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했어. 그런 시간들이 대부분이였어. 주말에 친구를 만나면 아.. 친구들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나이에 비해 애늙은이같고 모든 것에 절실해졌던 것 같아. 내 사소한 학교생활 , 내가 누굴 좋아한다, 이런 이야기는 스스로 잘 꺼내지 않았고, 내 사소한 고민들은 얘기하면 안될 것 같았어. 모든 일엔 경중이 있으니까, 그 당시엔 나에게 정말 중요했던 친구 문제나 내 마음의 상처들을 가족한테 말하는건 사치같았달까.
사실 지금 돌아보면 그정도로 심각했던 상황은 아닌데, 내가 너무 눈치를 보고 예민하게 받아들였었나봐
오빠의 입시가 잘 안되면서, 내가 공부를 할 때도 항상 오빠의 사례가 내 상황에 빠지지 않았어. 너희 오빠 이런거 다 시켰는데 소용 없었다. 너도 굳이 할 필요 없다. 이런 말들.
오빠를 대치동으로 학원을 보냈었는데 내가 필요해서 그 쪽 학원을 다녀도 되냐고 물어보면 대치동 근처는 가기도 싫다고 자주 하셨었고.. 독서실 보내달라고 하면 너네 오빠가 독서실 가서 공부 제대로 하는 걸 못봤다..이런 말들.
너무 힘드셨겠지 부모님도. 그 많은 돈 들이고 기대만큼 안됐으니 큰 스트레스셨으니까 그런 말들을 하셨겠지만 나는 너무 힘들었어. 내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 그리고 나와 오빠는 다른데 내가 받을 수 있던 지원이 오빠 때문에 끊기는 느낌까지 받았어. 입시 결과에 힘들어하던 오빠를 보고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고 나인데도, 오빠를 나도 모르게 원망하게 된 것 같아
오빠가 군대에 가면서 오빠와 엄마의 사이가 엄청 좋아졌어. 내가 고3이였던 때, 오빠는 군대에 간 지 얼마 안되어서 진심으로 좋아하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됐어. 난 여태 이성친구 사귀는걸 정말 싫어하던 분위기 탓에 정말 눈치만 보면서 공부에만 매진하려고 정말 노력해왔는데, 학창시절에도 여자친구로 엄마와 자주 다퉜던 오빠가, 정말 좋아하던 여자친구에게 차인건 나도 마음이 아팠지만, 난 공부하기에 급급했고, 엄마가 오빠 걱정을 피곤하고 힘든 나에게 계속 이야기하는게 너무 힘들었어. 처음엔 같이 걱정해주고 엄마를 위로해주고 오빠도 위로해주려고 노력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뭔가 싶더라고.. 난 항상 집안에서 누가 되지 않게 눈치를 봤는데, 정말 그 결과 들러리가 된 기분이였어. 넌 오빠와 다르게 스스로 잘 하니까.. 라고 하던 칭찬이 싫었어. 내가 정말 눈치보고 혼자 노력한 결과 난 정말 스스로 내껄 챙겨야 했고, 내 짐은 오로지 내 몫이였고, 남의 짐까지 짊어져여 할 것 같앗으니까. 그리고 그냥 칭찬해주고 나라는 짐을 덜어내는 느낌이였어 나한텐. 그렇게 입시를 치뤘고, 결과는 원망스럽게도 날 많이 힘들게 했었어. 입시 결과가 나오면서 받은 갑작스러운 차가움은, 날 더 처참하게 했어. 부모님도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으셨겠지.
그리고 성인인 지금. 우리 집안은 분위기가 화목한 편이야. 그런데 난 가족과 있을 때 별로 행복하지가 않아.
딱히 큰 일 없는 지난 시간들임에도, 난 여전히 많이 힘들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우울에 한 달에 한번쯤은 항상 소리죽여 울다가 잠에 들고, 중학교때부터 그래왔던 것 같아. 차라리 생리 전이여서 우울할 때와 겹치면 차라리 위안을 삼는데, 생리하기 전도 아닌데 그럴 때면 정말 내가 우울증을 앓고 있나 싶어서 마음이 더 괴로워
엄마와 오빠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티는 안내도 화가 나. 내가 커오던 시절을 힘들게 해놓고, 이제와서 나는 가족한테 표현을 잘 안한다느니,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방에 들어와서 혼자 울어. 표현을 잘하는 성격은 아니여도 사실 그럴 마음이 사라졌어. 날 아직까지도 붙들어놓는 아픔의 원인에는 그들이 있으니까
근데 이런 얘기를 엄마한테 못했어 지금까지도.
어떻게 꺼내야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큰 환경이면 내 주변 친구들처럼 난 잘 자랐어야 하는데 내 성격이 유별나서 이런 것들을 품고 사는 것 같아서 더 표현을 못하겠어.
내가 남들보다 훨씬 더 여렸고 더 생각이 많았고 더 예민햇던건 진짜니까.. 남들이 나한테 다 맞춰줄 수 없으니까. 내 주변에는 이런 경우가 없어서.. 그걸 주변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느낄 때마다 좀 많이 슬퍼
난 주변에 좋은 사람들도 있고, 조용하고 소심했던 성격도 바꿔서 가끔 벅차도 밖에서 밝고 명랑하게 잘 지내. 그런데 몇년 째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마음이 힘든데 어떻게 해결해야할 지 모르겠어.
다들 바쁘고 힘든데 이렇게 긴 글 읽어준 사람이 있을까 싶다..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정리가 안돼서 써봤다고 쳐도 될 것 같아
혹시라도 읽은 사람이 있다면 그냥 어떤 생각이든 남겨줬으면 좋겠어. 몇 년을 고민해오고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문제니까, 상처 주는 말은 안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