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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척대는 전남친

으으 |2019.05.27 19:38
조회 2,295 |추천 2
안녕하세요. 20대 중후반 여자입니다.
모바일로 작성하는 거라 보기 불편하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제목에서 나타나있듯이
집착이 너무 심한 전남자친구 때문에 조언을 얻고자 입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나 고민이 되는데
먼저 전남친과의 관계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전남친과 저는 대학 동기이자 과동기였습니다.
스무살, 1학년 1학기 초에 만났고 서로가 첫 연애였기 때문에 뭣도 모르고 결혼까지 갈 줄 알았고 운명인 줄 알았던 그냥 평범했던 연애였습니다.


전남자친구는 자기만의 세계? 사실 그렇게 가난하지도, 불우한 가정이지도 않은데 본인을 엄청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예를 들면 이혼 가정인 것? 가난하다고는 하는데 아버지가 공무원인 것? 너무 세상을 본인 위주로 생각하는 친구였습니다.


어릴 때는 잘 모르고 자존감을 세워주려 노력했는데 우울감에 중독된 사람처럼 본인을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제게
배려를 요구하는 것에 점점 지쳤습니다.


3년이란 시간동안 맞춰주며 사귀었지만 헤어짐의 원인도 그런 것에 지쳤던 게 큰 이유고요. 헤어지자는 말은 전남친이 뱉었지만 사실 저도 많이 지쳤기 때문에 카톡으로 통보받은 이별이었지만 합의된 이별이라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제일 잘못된 것 같아요. 전남친은 본인이 제게 헤어지자고 했기 때문에 다시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거든요.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타지로 대학원에 입학했는데도 계속해서 연락이 왔습니다. 헤어지고 몇 개월동안 저도 이별을 극복하느라 힘들었고 겨우 완전히 잊게 되어 새로운 사람과 썸도 타고 있었어요.

그런데 새해가 되자마자 '새해복 많이 받아라. 너를 사랑한 것은 행운이었다.' 등의 카톡을 보내더라고요. 그 때 저는 썸남과 친구들과 함께 신년파티를 하고 있었는데 흥이 확 깨져버려 (헤어짐을 통보할 때도 카톡으로 하고 얼굴도 안비추던 사람이라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전화로 연락하지 말라고 하려고 했는데 고의로 전화를 안받더군요.


그 후로 저는 연애도 몇 번 했고 (절대 전 남친을 잊으려는 의도가 아니고 정말 진지하게 사랑했던 연애였습니다.) 시간도 3년이 넘게 흘렀습니다. 제가 남자친구가 생긴 것도 알면서도 몇 번 연락이 와서 마찬가지로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려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 받을 용기는 없다.'는 말과 동시에 '본인한테 받은 상처로 인해 남자를 못믿을까봐 걱정'이라며 어이없는 말들을 하더군요. 계속 전화하면 더 이상한 오해를 할까봐 그 뒤로는 차단하고 카톡이 오든 문자가 오든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올해 핸드폰을 바꾸게 되어서 카카오톡을 새로 만들게 됐는데 마침 장문의 카톡이 오더군요. (주기적으로 카톡을 보내왔는지, 마침 타이밍이 맞은 건지 참...) '잘지내냐', '아버지 건강하시냐' 묻는데 제가 제일 짜증나는 게 아버지 건강을 묻는 겁니다.

제 아버지가 장애가 있으셔서 몸이 편찮으신데 안부를 묻는 것이 불편하고 본인이 특별한 사람인 것 마냥 들먹이는 것 같아 정말 짜증납니다. 그래서 바로 차단을 했는데 카톡에 답장을 안하자 장문의 문자를 보내는데 아주 가관이더군요. 사귀었을 때 추억을 곱씹으며, 무슨 과거의 영광에 사는 사람처럼 그리워하더라고요.

정작 저는 그런 추억이 없고 맞춰주느라 힘든 기억만 있는데 말이에요. 쌍욕을 해도 받아주고 소리를 지르면 울고 울지말라고 하면 떨었던 기억밖에 없는데 본인은 뭐가 그렇게 행복했던 기억인지.... 전남친도 저랑 헤어지고 나서 여자친구가 몇 명있었던 걸로 아는데 왜 나한테 신세한탄을 하나, 내가 제일 만만한가? 하는 생각만 들어 다 읽지도 않고 삭제했습니다.


그 문자에 의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아직도 제 안부를 묻거나 저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제 얘기를 한다고 하는데 그 마저도 너무 소름돋더라고요. 얼마나 할 얘기가 없으면 헤어진지 3년이 넘은 전여친 얘기를 할까... 싶어 한심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제가 속한 연구실에서 나온 실적을 본인 sns에 스크랩해놨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제일 소름이 돋았습니다. 헤어진 이후에 졸업하고 이 곳으로 온 거라 제 연구실을 안다는 것은 본인이 직접 찾았다는 말인데, 왜 그런 짓을....


이렇게까지 당하면서도 전남친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말하지 못한 것은 '본인은 연락을 계속 시도하면서도 제가 대화하려고 하면 피하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서 '제가 연락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이 소름끼치게 싫어서였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제 삶을 염탐하면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제가 새로 만든 비공개 인스타그램(원래 있던 것도 자꾸 염탐하길래 아이디 새로 만들었던 거예요)까지 팔로우 요청을 하길래 기분이 상하고 힘듭니다. 현재 여자친구가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질척? 대는 게 이해가 안가기도 하고요.


학교 동기에게 듣기로는 본인이 성공한 뒤에 절 붙잡으면 붙잡혀줄까? 이런 얘기까지 했다던데 사실 저는 그럴 마음이 추호도 없습니다. 본인은 제가 헤어지고 난 후에 아직도 폐인처럼 사는 줄 아나본데... 이제 나이도 얼만큼 먹어 연애관도 확실하고 사람보는 눈도 높아져 찌질하고 우울한 사람은 거들떠도 안봅니다. 마음만 같으면 제발 연락하지 말라고 하고 싶은데 계속 무시하는 게 나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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