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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가고 싶은데 너무 가난해요

새토 |2019.05.31 20:30
조회 472 |추천 0
항상 구경만 하다 여러 의견이 들어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95년생, 올해 25살 여자입니다.
대학교가 너무 가고 싶어요.선생님이 하고 싶어요. 고등학교 이과수학이나 생물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제 이야기 좀 할게요.저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해 이과(자연계)를 갔습니다.제가 공부쪽은 과목에 좀 치우쳐져서 그렇지 못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국어 수학 생물 이런쪽은 잘했는데 영어를 못했습니다.대충 25211 정도 나왔었구요, 국어는 제대로 공부 해본 적이 없어서 1등급이 나온 적은 없습니다.집도 그냥 평범했어요.아버지가 돈을 그렇게 잘벌지는 못했지만 외가에서 항상 도와주셨고, 어머니가 항상 보조하셨었습니다. 둘이 세상에 천생연분이 없었어요. 부모님 언성 높아지는 것도 몇 번 들어본 적 없습니다. 두 분이 같이 아버지 사업 회식에 가셨었는데 친할머니가 돌보고 있던 동생이 장난감 화약가지고 놀다가 터져서 응급실 갔을 때 목소리 높아졌던 것 밖에 기억안나요.
고3, 그러니까 19살때였어요.아버지가 갑자기 시야 일부분이 안보인다고 하셨어요.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본 결과 희귀병에 뇌수술이 필요하다고 했고, 아버지는 검사를 거쳐 수술을 하러 가셨지만 중환자실에서 열흘 잠들어 계시다 그대로 떠나셨습니다.당연히 고3때 반쯤은 제정신 아닌 채로 지냈고, 수능은 어영부영 봤습니다.대학 못 갈 정도 성적으로 나오진 않았는데, 만족하질 못했어요.동네에 싸게 운영하는 재수학원에 보내달라고 했습니다.아버지 보험금으로 갔어요.20살에 2회차 수능을 쳤고, 경북대학교 생명과학 공대 쪽에 합격할 수 있는 성적이 나왔습니다.그런데 원서 접수를 못했어요.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날이 어머니가 점점 악화되셔서 도무지 돈을 벌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수능을 치자마자 저는 2교대 공장에 갔고, 12시간씩 일하고 출퇴근 2시간을 하느라 원서 시기 자체를 놓쳤습니다.
알아요. 제가 챙겼어야 했죠.어머니가 뭘 아셨겠고, 재수학원 담당 선생님이 전화해준 다는 말만 철썩같이 믿고 날짜 확인 안 한 제 잘못이죠.솔직히 재수한 것도 잘못인거 같아요. 현역에도 영남대 공대는 갈 수 있는 성적이었습니다.죽고 싶을 정도로 절망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중환자실에 계셨던 아버지께 아빠없이도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했거든요. 들으셨을지는 모르겠지만.얼추 알바를 해서 동생과 어머니 생활비를 벌면서, 재수학원에서 터득한 요령대로 독학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독하게 할 수가 없었어요.사실 재수학원다닐 때부터 어머니가 알콜 중독 증세를 보이셔서 2일에 한번은 소리를 지르고 싸웠어요.죽을 것 같다고 어머니앞에서 자해도 했는데 그걸로 안 죽는다고 하셨어요.제 어머니가 아닌 것 같았어요. 내 엄마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이미.21살 그렇게 독학을 시작했다고 해도, 알바를 하면서 퇴근하면 저는 꼭 술을 마셨어요.안 마시면 어떻게 되어 버릴것 같았어요. 미칠 것 같았거든요.
엄마는 뭐라도 해보겠다고 비트코인 비슷한 무슨 사이트에 환전해서 투자하는 걸 하기 시작했어요.결과는 손해였고, 200정도 날렸다고 미안하지만 그렇게 신경쓸 정도는 아니라고 하셨어요.아니었어요. 1500만원을 날리셨다고 나중에 들었어요. 남은 돈 계산해보다가 이상해서 캐물었더니 그렇대요.
좀 더 지나니 어머니는 제 정신인 날이 적어졌고, 거의 매일 취한 상태셨어요.환각을 보고 환청을 듣기 시작하셨고, 세 식구 모든 생활비는 제가 다 감당해야 했어요.나는 대학도 못갔는데.
아버지 도와주셨던 거랑 어머니 넋놓고 지내는 게 못마땅해서 외가집에서 안도와주세요.정말 죽을 것 같아서 도와달라 하려고 마음먹은 날 전화가 왔어요.외할아버지가 중환자실에 계신대요.외할아버지께서 혈관 문제로 엄지 발가락 하나를 자르시고 일을 못하게 되셔서 두분 사시는 것도 바빠졌어요.
더 있다간 자살할 것 같아서 당시 절친이었던 친구 도움으로 둘이 나와서 살게 되었어요.엄마는 더 미쳐갔고, 동생이 자꾸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어요.조금 무리를 해서 동생에게 작은 원룸을 따로 얻어줬어요.
엄마는 현재 거동자체가 불편하세요. 그냥 안움직이고 술만 마셔서 못 걸어요.저는.. 22살부터 24살때까지 정신과 치료를 동반하면서 반쯤 게임만 한 것 같아요.일주일 내내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 마신 적도 적지 않았고, 담배도 폈어요. 지금도 핍니다.자해는 중학교때부터 했던 전적이 있고, 자살시도도 했어요. 수면제 15알인가를 술에 말아서 먹었습니다.근데 다 토했대요. 아침에 일어나니 룸메이트가 말해줬어요.너무 슬펐어요. 왜 토했을까.
출근하려고 통근차를 타면, 다리를 하나 건너요.건널때마다 강에 뛰어들고 싶어요. 낙동강 지나가거든요.담배피려고 밖에 나가서 창문을 보면, 아파트들이 보여요.올라가고 싶어요. 뛰어내리게.많이 아파도 괜찮으니까 확실하게만 죽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매일 그렇게 기도하면서 죽지도 못하고 살았어요.매일 죽는 생각을 하면서 죽을 계획만 생각했어요.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도 계속 계속 그런 생각만 했어요.
제 생활 패턴은 늘 똑같이 반복됐어요.공장에서 두세달 돈을 벌면, 돈이 떨어질때까지 두세달 놀았어요. 게임만 했어요.그러다 새해가 되면 대학이 너무 가고 싶어서, 못 죽을 거면 공부하자면서 공부를 시작해요.시작할때는 항상 즐거워요. 수학문제 푸는게 너무 재미있어요.그래도 일을 다니긴 해야 하니까 이때 편의점 알바를 찾았어요.알바하면서 문제집 들고가서 공부하고 그랬어요.근데 9월달엔가 갑자기 엄마때문에 돈이 들어갈 일이 생겼어요.다시 공장갔어요. 그 해 수능이요? 못 쳤죠. 먹고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수능치러 가요.가서 잘 치면 뭐해요? 대학 갈 돈이 없는데.
이때가 23살이었던거 같아요. 시간이 지나서 24살이 됐어요.아무것도 한게 없어요, 정말 아무것도.
그리고 지금 25살, 내일이면 6월이네요.룸메이트가 모아둔 돈으로 반년을 지금 아무 일도 안하고 있어요.살도 많이 쪄서 자신감도 없어요.다이어트라도 할걸. 공부나 할걸. 아무것도 안할거면.게임만 하면서 근근히 게임머니 거래해서 세금은 제가 냈어요.그래도 아무생각 없이 놀고 쉬고 자고 하다보니 정신적으로 충당이 된 것 같아요.정신과 약을 안먹은지 3달 정도 되었는데 딱히 죽고 싶은 생각이 안들어요.많이 치료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병원 딱히 안 갔어요.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어야지 생각했어요.내가 죽음을 간절하게 바라는 건 아니지만, 굳이 살 필요성을 느끼는 것도 아니니까,대충 살다가 정 아니다 싶으면 뛰어내리자고 생각하고 있었어요.미래같은 걸 생각하기엔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나봐요.쓰면서 생각한건데 저는 아직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것 같네요.
그런데 며칠 전 룸메이트 어머님께서 같이 살자고 하셨어요.룸메이트랑 룸메이트 동생, 그리고 저. (룸메 동생은 중간에 합류했습니다.)아무것도 이룬게 없고, 항상 불안정하게 산다고.식주 부분을 도와주시겠다고, 이참에 자격증 공부나 전문직 공부 같은 걸 하라고.1년 정도 살자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그러겠다고 했구요.저희 집 상황도 다 말씀드렸어요.
엄마는 정신병동에 입원하셨고, 동생은 이제 20살인데 중졸이고 (고1 중퇴하고 알바다녔어요) 엄마가 살던 집 월세는 300만원이 밀려있으며, 그 집을 정리해야하고 아버지 물건 하나도 안버렸기 때문에 그것도 버려야 한다고.그리고 저는 핸드폰이 정지되었고 110만원 연체되어 있다고.저는 일단 돈을 벌어야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당연한거잖아요. 그 돈을 빌려주시는 것도 말이 안된단 거 알아요.근데 문제는, 저걸 정리할 동안 교대나 12시간 일하는 곳에 가서 몰아서 일하고 정리한다고 칩시다.
... 이후에 저는 무얼 해야 하죠?자격증.. 뭐 회계 이런것들.. 길은 많아요 많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더 늦으면 안될 거 같아요.대학 가는건 더 이상 늦으면 무리인 것 같아요. 정말 이대로 평생 저는 이렇게 살게 될 것 같아요.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사실은 생명 유전공학 연구가 하고 싶었어요. 고2 올라오면서 천직을 찾은 것 같았어요. 주변 모든 어른들이 장래희망 잘 정했다고 하셨어요. 아무도 저랑 안어울린다는 얘기도 하신 적이 없었어요. 그게 아니라면 교사라도 하고 싶다고 했었고.
연구원은 이제 못해요. 알아요.꼭 고등학교 선생님일 필요 없어요. 그냥 학원 선생님도 좋아요.그냥 내가 좋아하는 공부 계속 하면서, 그걸 어려워 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걸로 돈을 벌고 싶어요.평생 그렇게 살고 싶어요.제가 살면서 공부를 안하고 살거라고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재학생때는 영어가 너무 싫었는데 이제 영어마저도 너무 재미있어요.공부가 하고 싶어요, 평생 공부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런데 저는 친척이 아무도 없고, 남은 거라곤 어머니, 동생, 외가 두분 뿐인데.당연히 돈은 한 푼도 없고, 아, 생명보험도 70만원인가 밀려있네요.주변 지인 어른도 없어요. 아버지 돌아가신 뒤로 천천히 다들 연락이 끊어졌거든요.
25살이고 올해는 밀린 돈들을 해결한다고 생각해야 할거고,그럼 26살에 준비해서 27살에 입학을 하게 될 텐데요..이게 잘하는 짓일까요?동생도 하고 싶은 공부 시켜줘야 할텐데.계속 돈을 벌면서 공부하고 대학을 가고, 대학에서도 틈틈히 일을 하고.당연히 그때면 룸메 어머님하고 사는것도 끝날테고, 그럼 나와야 할거고.우울증 때문인지 오래 공부를 안해서인지 머리가 굳은게 느껴지는데 그 상태로 돈을 모으면서 수능을 준비한다?대학에서도 계속 돈을 벌고?학원에는 쉽게 취직이나 할까요?아님 임용고시에 합격할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만약에 엄마가 정신병동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돌아가신다면?동생이 공부하고 싶다고 하면?동생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데 동생마저 저랑 같은 삶을 살다 만약에 자살해버리면?
이게 단순히 제가 하고 싶다고 해도 되는 일일까요?솔직히 답정너 같아요. 해도 된다는 확신이 듣고 싶어요.근데 그 누구도 저한테 확신을 줄 수 없다는 걸 제 자신이 너무 잘 알아요.
그냥 죽었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못하고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게.다 끝났으면 좋겠어요.
살거면 공부하고 싶어요. 이게 정말 미친 짓인걸까요? 너무 불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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