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싸운 적 없던 너와 난데, 생각보다 일찍 끝을 맺어버렸네.
이미 헤어진 지 어언 두 달이라는 시간이 다 돼가는데 왜 넌 희미해질 기색이 안 보일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 없고 선이 확실한 사람인데
유독 너에게만 물렀지.
네 일이라면 별일 아닌 일에도 고민하고 혼자 눈물 훔치고
아마 다른 사람들이 이런 내 모습을 봤다면 믿지도 않았겠지.
아무 문제 없을 줄 알았던 우리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힘들어하는 너에게 아무것도 못 해줘서 난 죄책감을 느꼈고
넌 너 때문에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죄책감을 느꼈지.
나는 힘들어도 웃으며 감정을 숨기는 사람인데
넌 왜 날 그렇게 잘 알아서 바로 알아챘을까.
차라리 눈치라도 없었으면 네가 죄책감에 시달릴 일도 없었을 텐데.
울면서 미안하다며 이별을 통보받았을 때 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내가 무슨 용기로 없는 여유까지 동원해서 너를 사랑했을까.
왜 마지막으로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너와 연애를 시작했을까.
네가 소중해서였을까, 내 마음가짐 때문이었을까?
이젠 다른 사람을 만날 용기가 나지도, 만나고 싶지도 않다.
주위 사람들은 시간이 약이라고,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 거라던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너는 이미 내 마음속 깊이 자리해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만날 수가 있을까.
만나게 된다고 해도 나는 계속해서 그 사람에게서 너의 모습을 찾느라 급급할 텐데
그건 너의 대체품일 뿐인 연애지 새로운 사랑이 아닌데.
결국 너를 잊지 못하고 다시 돌아올게 뻔하다.
하루에도 수십 번은 생각한다.
‘너에게 잘 말해보면, 진심을 말해보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라고.
헛된 희망이라는 것 즈음은 잘 안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나의 모습을 보면 넌 힘들어할 테고,
또 서툴게 힘든 걸 숨기려고 하면
너의 죄책감만 더 증폭 시킬 뿐이겠지.
지금 생각해보면 애초에 인연이 아니었던 거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너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다시 내게로 오는 꿈을 꾸는 날 보면 우습기 짝이 없다.
나는 당장 어떻게 돼도 이상한 사람이 아니지만
내 행복은 오로지 너에게서 오니까 제발 행복해줬으면 한다.
만약 너의 행복이 나의 부재에서 온다면 제발, 다시는 만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