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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초반에 불탔던 사랑이지만 이제는 식어가나봐요.

Hello |2019.07.03 22:33
조회 692 |추천 0

안녕하세요.

맨날 눈팅만 하다가 글은 처음 써보네요.

사실 글쓰려고 네이트 가입했어요ㅋㅋㅋㅋㅋ

공개된 곳에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게 무섭고 두렵긴 하지만 요새 고민되는 일이 생겨서요.

한번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혹시 이런 게시물은 19를 달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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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남친은 모두 대학생이고, 친구 소개로 만났어요.

다른 학교 다른 학과지만 서로 첫 눈에 반해서 썸탄지 일주일만에 사귀게 됐어요.

여느 커플들이 그렇듯 매일 눈뜨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전화하고, 시간 날 때마다 데이트하고 그러면서 지냈어요.

진짜 행복했습니다. 나를 아껴주고, 내가 아껴주는 한 사람이 있다는 건 매일의 일상에 큰 활력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각자의 생활을 영위하고 주변 사람과도 시간을 보내면서 적절히 균형을 맞춰서 연애하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서로를 믿었기 때문에 사생활 간섭 없었어요.

사귄지 한달이 넘어갔을 때는 남친 자취방에서 사랑도 나눴고요. 운 좋게도 속궁합도 좋았어요.

 

그러다가 일이 터졌습니다.

생리예정일이 다가오는데 이전과는 다른 생리전 증후군이 나타나더라구요.

사람마다 증상이 다 다르겠지만 저는 보통 생리전에 가슴이 심하게 뭉치고 허리가 아파요.

그런데 이번에는 계속 37도대의 미열이 있고 아랫배가 아프더라구요.

 

물론 생리전 증상과 임신 초기 증상이 비슷해서 증상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어요.

그런데 거의 십년 가까이 생리 전 증상이 비슷했는데 처음으로 사랑을 나눈 후 갑자기 증상이 달라지면 누구라도 '이상한데..?' 하며 의심이 들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그랬구요.

 

아직 생리예정일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너무 불안해서 가만히 있지를 못하겠더라구요.

이전과는 다른 증상이 나타난지 3일째 남친에게 연락을 하고 그때쯤이 마지막 관계일로부터 10일이 지나서 산부인과에 가서 임신피검사도 받았어요.

젊은 나이에 산부인과를 찾은 저에게 간호사들과 환자들, 방문객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하게 느껴졌습니다. 기분 탓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랬어요..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때만해도 누구에게나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누가 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요..

 

검사 결과는 다음날 나왔어요.

상당히 낮은 수치로 비임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결과를 받자마자 불안해하던 며칠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더라구요.

임신을 걱정하며 산부인과를 알아보고, 밥도 제대로 안 넘어가고, 자다가 계속 깨고, 악몽 꾸고, 가위 눌리고, 계속 눈물 나고, 후회하고, 끊임없이 생리 전 증상과 임신 전 증상을 비교하면서 찾아보고, 수정부터 착상까지 기간을 알아보고..

착상혈이라는 것과 임신피검사도 이번에 찾아보면서 처음 자세히 알았어요.

 

물론 남친은 제 연락을 받자마자 한 걸음에 달려와서 같이 걱정했어요.

울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피임을 한 적도 있고 안 한 적도 있어요..남친 잘못만은 아니죠. 쌍방 잘못이죠.), 검사비도 본인이 내고, 끊임없이 연락하면서 상태 물어보고, 혹시라도 안좋은 상황이 된다면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하고..

 

그렇지만 정말 딱 거기까지였어요.

 

저는 당연히 제 몸이니까, 그리고 앞으로의 제 미래가 걸린 일이니까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남친은 알아본 제 정보를 아가새가 어미새한테 먹이받아먹듯이 그저 받기만 했어요.

본인이 알아보진 않아요. 저만 알아봐요.

 

위기감이 다른거죠.

임신 가능성은 제 몸에 있지 남친의 몸에 있지  않으니까요.

저는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몸의 반응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지만 남친은 신경 쓰지 않고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몸상태였으니까요.

 

그리고 걱정의 포인트가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제가 임신의 가능성을 걱정할 때, 남친은 저와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걸 걱정하더라구요.

헤어질지도 모른다고 걱정한건 갑자기 달라진 제 태도(카톡 말투, 전화 말투, 만났을 때 태도) 때문에 그런거 같은데 그 때 저는 남친한테 대하는 태도를 신경쓸 정신이 없었어요.

당장 임신했을지 안했을지도 모르는판에 그런건..사소한 문제였어요..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데 싸움 안 난 게 오히려 다행일 정도로요..

 

결국 곧 생리가 시작되었고, 마음 졸이던 시간들도 지나가고 지금은 많이 안정되었어요.

그렇지만 마음이 전과 같지 않더라구요...

남친이 손을 잡으려고 하는 등  단순히 몸에 손을 대면 화들짝 놀라면서 피하게 돼요. 

남친은 그럴 때마다 이해한다면서 터치를 안합니다.

 

물론..남친 아직 좋아해요.

외모 보고 좋아했다기 보다는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의 행동, 말투, 표정, 웃는 소리나 모습같은 걸 보고 좋아했기 때문에, 그런 모습들은 여전히 그대로라 좋아하는 마음은 여전한데..

잘 모르겠어요..

남친만 보면 자꾸 그때의 상황이 떠올라서 힘들어요.

남친과 다시 관계할 자신도 없어요. 언제까지 그럴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지금은 잠시 남친과 시간을 갖고 있어요.

우리 그때 일 때문에 아직 힘들다고 제가 잠시 시간을 갖자고 했고, 남친은 알겠다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다시 잘 사귈 수 있을까요..?

아니면 헤어져야 할까요..?

헤어진다면 가끔씩 외로움이 찾아오긴 하겠지만 외롭다고 사람 못 사는 건 아니기 때문에 잘 지낼수는 있을거 같기도 해요.

다시 사귄다면 안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기약이 없고, 그전에 남친이 지쳐서 떠날수도 있고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며칠째 고민 중인데 어디 털어놓을 사람도 없고 너무 답답합니다.

익명이라도 좋으니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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