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을 각오로, 그리고 이 사람의 심리가 너무 진심으로 궁금해서.. 처음으로 용기내어 봅니다.
약 1년정도 만난 남자친구가 있어요. 한다리 건너 소개로 만났구요.오랜만의 연애라 너무 설레었고 처음 만남부터 관심사/취미 등 대화 흐름이 끊이질 않았어요.나이도 나이인지라, 그리고 놓치기 싫은 마음에 3주만에 사귀게 되었습니다.
다정하고 따뜻한 그였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어요.너무 바쁘다는 것이었습니다.주 5일에서 당일 퇴근이면 빠른 것이고 새벽 퇴근을 일삼았어요.그러다보니 그의 체력적인 이슈로 가끔 주말 데이트가 당일 오전에 파토가 나기도 하고 그의 피곤하다, 힘들다 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었죠.근데 그거 아시죠? 피곤하다, 힘들다 라는 말 계속 들으면 처음엔 으쌰으쌰하다가 점점 지쳐가는거...
그의 비해 여유 있는 저는, 어떻게 보면 그를 기다리는 입장이 되어버렸어요. 그렇다고 제가 제 삶을 안 산 건 아니에요.운동도 일도 개인 생활도 다 하면서 지냈는데, 그래도 연애 초반이 주는 그런 풋풋함+설렘+안정감이라는거 있잖아요. 그런게 저는 필요했던거죠.
그의 바쁨과 저의 기대가 맞지 않아, 조금씩 삐걱거리기 시작했고연말/연초에 지속되는 싸움과 헤어짐 그리고 시간을 가졌어요.그는 제게 헤어짐을 고했지만 저는 그를 붙잡았고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일 뒤, 사건이 터져요.여자의 촉.. 진짜 있나 봐요.핸드폰은 판도라의 상자라고 생각하는 저는, 궁금해하지도 알고싶지도 않은데요잠깐 그가 PC카톡을 켜놓고 씻으러 간 사이.. 왠지 꼭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거기서 발견하게 된, '조용한 카톡방'알고보니 그는 저를 만나기 반년 전부터 여자친구(롱디로 시작한)가 있었더라구요.저랑 만나면서 종종 언급한 전 여자친구의 특징과 동일한 인물이었습니다.즉, 전 여자친구가 아닌 현 여자친구였던거죠..
연애 초반 그의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결혼을 얘기하던 모습이 다 거짓말이었나 싶으면서머릿속이 하얘졌어요.하지만, 전 왜 때문인지 그를 놓을 수 없었고 흐린 눈으로 지냈습니다.이후 그가 '쉰다'라고 했을때 그녀와 함께 있을 모습이 자꾸 상상 되었지만요..
그렇게 2달이 흘렀고, 그 사이에 저는 정말 우연히 그의 핸드폰 비번을 알게 되었습니다.이후 종종 그가 자리를 비울때 그의 핸드폰을 몰래 보곤 하였는데요,최근 그의 조용한 카톡방에 1명이 추가 되었더라구요..ㅎㅎ 그에게 새로운 썸이 시작되었고 어제 기준으로 사귀기 시작했고..내년에 결혼하겠다고 다짐한 친구와의 카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순간 별 생각을 다했습니다.썸녀/뉴비한테 연락해서 제발 만나지말아달라고 빌까..썸녀/뉴비와 롱디 여친과 단톡을 파서 다같이 죽어볼까..
롱디는 아주 글래머하고 섹시한 느낌의 미인이고썸녀/뉴비는 아주 어리고 똑똑한 이국적인 느낌의 미인이고전 그냥 평범하고 평범한.. 사람입니다.
근데 여기서 웃긴건 저는 제 이름으로 저장해놓고썸녀/뉴비는 어무이로, 롱디는 아부지로 저장해놨더라구요..
아마 저는 회사사람이 소개시켜줬기때문에, 회사사람이 다 알고 있기에 그래서 숨기지 못하는건가
지팔지꼰,개가 똥을 끊지,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한번이 쉽지 두번이 어렵냐,등등.. 지금 이 상황에 어울리는 피드백들 다 알고 있습니다.그냥 제가 끝내면 끝나는 것도 잘 압니다.
근데 못하겠습니다. 잘 안됩니다.이 사람이랑 끝내면 내 다음은 과연 있을지그냥 나만 흐린눈하고 내가 더 잘해주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람의 심리가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건지..
부끄러워서 어디에 말할 곳도 없고근데도 너무 답답해서 이 곳에 털어놓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