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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인복이 너무 부럽습니다 + 감사합니다

ㅇㅇ |2019.07.04 23:23
조회 104,750 |추천 265

글을 쓰기에 앞서 방탈 죄송합니다.
오랫동안 고민하다 연륜이 있으신 분들의 조언이 필요할 것 같아 결시친 카테고리에 올려봅니다.

전 22살 대학생이고 대학교는 다르지만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가 1명 있습니다.
이 친구와는 조부모님께도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못한 집안 문제나 개인 고민까지도 털어놓는 그런 정상적인 친구 관계라 하긴 좀 애매한 사이입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의 집안 사정까지도 잘 알고있습니다.
어제는 부모님이 싸우셨다. 자매와 문제가 있었다. 등등 시시콜콜한 문제서부터 입에 쉬이 올리기 힘든 문제까지 서로 꿰고 있습니다.

저와 이 친구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다릅니다.
성격부터 가치관 성장환경까지.. 어떻게 이토록 오랫동안 친구관계를 유지했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전 가정학대를 받으며 자랐습니다. 남아선호사상이 있는 집안에서 자라 심한 차별을 받았으며 어머니께는 어렸을 때부터 정서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를 하셨고 아버지께서는 방관하시며 가끔씩 신체적 학대를 하셨습니다.
칼, 아령, 목 조르기, 구타 등 기억에 남는 것만 수십가지 입니다. 그때마다 전 근처 이모댁에 도망쳐서 지냈고 학교를 가지 못한 때도 보호 시설을 알아본 때도 있었습니다.
정신과를 다니고 있으며 우울증과 불안증세를 앓고 있습니다.

반면, 이 친구는 가정이 너무 화목합니다.
사랑을 받고 자라서 그런가 사람 자체도 무척 밝습니다.
부모님과 다정하게 통화하고 부모님께서 자주 안부문자를 하십니다. 전 부모님과 다투지 않고 말을 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고요.
사랑을 받아서 사랑을 주는 법도 알고 마음이 너그럽습니다. 배려를 할 줄 알고 여유가 있습니다.
좋은 사람에게는 주위에는 좋은 사람만이 있는 것처럼 인간관계도 하나같이 자기 같이 좋은 사람만 있습니다.

저는 제가 이 친구의 결점이 될까 두렵습니다.
인복은, 특히 가정환경은 타고나는 것이고 바꿀 수도 없기에 아무리 질투하고 부러워해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을 알기에 이래봤자 바뀌는 것은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요.
어느순간 제 열등감이 저도 모르는 사이 친구에게 보여질까봐 두렵고 저 같은 사람이 제 친구와 친구라는 관계로 지내도 될까 고민됩니다.
이렇게나 좋은 사람인데 제가 친구에게 상처를 줄까봐 두렵습니다.

이 친구와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까요.
제가 마음가짐을 똑바로 먹으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태어난 것이 못나게 태어나고 자라난 환경도 바르지 못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조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길고 두서없는 글일수도 있기에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이 감사함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전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렇게 몇자를 또 적습니다.

이 글을 올리고 넌 어차피 나(어머니)랑 똑같은 인생 살거고 너 같은건 너랑 똑같은 자식 낳아서 고생해봐야 해 라는, 몇년동안 숱하게 듣던 말들을 다시 들을까봐 겁이 나서 들어오지 못하다가 하루가 지난 지금에야 들어왔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네요.
달아주신 따뜻한 댓글들 하나하나 읽으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특히 제가 바뀔 수 있다고, 저도 좋은 사람이라고,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주신 댓글들을 읽을 땐 더 울컥했습니다.
몇년동안 계속 고민해도, 보고 자란게 이런것밖에 없으니 노력해도 벗어나지 못하지 않을까하며 좌절한 적이 참 많은데 주신 말씀들이 제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런 친구를 둔 것도 제 인복이라 생각하며 주신 따듯하고 따끔한 조언들 하나하나 맘에 깊이 새기며 살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가정에 안녕이 깃드시기를 바랍니다.

추천수265
반대수7
베플|2019.07.04 23:48
그런친구가 있다는건 글쓴이역시 인복이 있다는거야 가정이 불우했다고 다 불행하게살지않아 나역시 불우한 환경에서 살았지만 세상 나살기나름이더라 식상한얘기지만 내 마음가짐 긍정적인생각 억지로라도 웃고 미소짓다보니 진짜 웃음도 많아지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더라 어른들 하던말, 모두가 아는 식상한얘기들이 정답이더라 ㅎ 긍정적으로 살아 글쓴아 저런친구를 둔것도 너의 인복이야 글쓴이가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래..
베플ㅇㅇ|2019.07.05 07:46
친구의 밝은 기운만 받아 님도 밝아질수 있어요 님이 우울한 그림자만 갖고 다닌다면 친구가 곁에 오지도 않았겠죠 앞으로가 젤 중요해요 지난 과거 힘든일 잊기 힘들겠지만 생각 너무 많이 하지말고 비교도 하지말고 친구랑 잘 지내 봐요 님도 좋은 기운이 있으니 저런 친구도 있는거에요
베플ㅇㅇ|2019.07.05 17:44
남편이 언젠가 나한테 나쁜길로 안빠진게 용하다?는 식으로 말한 적 있을 정도로 유년기 힘들게 보냈어요. 삶이 삼류영화같다는 소리도 여러번 들었어요. 우울증도 심하게 앓았는데, 근데 나는 나를 정말로 사랑했거든요. 이 거지같은 주변환경이 내 탓은 아니잖아라고 생각하고, 이 세상에 내가 태어난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하며 버텼어요. 저 초6 졸업하고부터 부모님없이 떨어져 살았는데, 어디가서 가정교육 못받았다 소리 한 번 안듣고 자랐어요. 엄마, 아빠한테 배우진 못했지만, 책 많이 읽고 스스로 옳은걸 배우며, 남에게 피해입히면 안된다 생각하며 바르게 살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스무살 넘는 성인이 되도록 발톱 깎는법 같은 기본적인거 잘 몰라서 내성발톱으로 아주 오랫동안 고생도 했네요. 말하기 부끄러울만큼 기본적인 거, 스무살 넘도록 모르고 자란것도 많아요 사실 ㅎㅎ 성인이 되어서 만난 사람들은 내가 유복한 집에서 사랑받고 자란 줄 알더라고요. 나는 가난했고,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았지만, 나 스스로를 사랑했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려 노력하니 주변에 좋은 사람들만 남더라구요. 글쓴님 글만봐도 심성이 참 고운 거 같아요. 글도 차분하고 지적이에요. 분명히 그 친구에게 글쓴님은 자랑스럽고 소중한 친구일 겁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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