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대 초중반에 11년을 만난 남편과 결혼을 했습니다.
연애를 11년을 했고 남편은 연애초기부터 결혼 노래를 불렀지만
정작 저는 비혼주의자였습니다.
정확히는 연애 2~3년차까진 비혼주의자였고
그 이후엔 결혼할 처지가 아니었죠.
아버지가 갑자기 혈관암으로 암진단후 연명술을 시도했었지만
반년만에...돌아가신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제가 책임져야할
엄마와 동생이 제게 남겨졌고
혐재 시댁에서 결혼을 반대하기 시작했었으니까요.
결혼 2년전에야 겨우 작은 빌라 하나를 다시 마련했었고 왠지 대출낀 집이라도 그거 하나
마련한게 뿌듯했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지방 공대 나와서 기술자도 아니고 뭣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기술자가 되겠답시고
열일하고 사느라
군대 간 남친을 기다려주는 것도
군대 전역후 졸업하는 학생 남친을 보는 것도
졸업후 저보다 페이가 낮은 남친을 계속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지금이나 그때나
데이트비용이나 생활비도
노동력도 제가 더 부담하고
있는 셈이지만 ..
문득...그런 생각이 듭니다.
엄마를 동생을 케어하며 저도 사느라 빚쟁이로 살았고
여전히 일을 놓을 수가 없는처지라..
백일도 안 된 애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터로 돌아갔습니다.
친정엄마가 6시에 하원시켜 퇴근후까지
돌봐주시는 은혜를 베풀어주시고 계시지만
진심 임신기간중에 친정에 돈들어가는 거 다 끊고 육아도우미를 쓸까 고민했었습니다.
엄마만큼 믿고 맡길 수는 없겠지만
지난 세월 엄마와 제게는 서로 눌려지면 안되는
감정의 버튼이 생겨버렸었거든요.
80넘은 택배아저씨가 엘리베이터없는
4층인 저희 집에 물건을 배송 안하시고
근처 편의점에 엄마 택배를 맡기고 가셨대서
60넘은 엄마가 택배를 찾으러가셨다가
2~30대 편의점 직원 혹은 점주에게 겪은 비위상함으로 인해
엄마가 문제냐고 보기싫으면 지금이라도
집에 가버리시겠다고 하시는데
....괜히 서럽네요.
엄마도 제가 자기 편 안들어준게 서운하시겠지만
그냥 자다깨서 짐결에 엄마찾는 애를 품에 안고
저도 모르게 살기싫어살기싫어를 연발해버렸습니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제 눌리면 안되는 버튼이
눌린 걸 눈치채신 엄마가 조용해지셨어요.
왠지 서럽습니다 .
애한테 미안하고요..
아이 키우며 근 2년간 그런 소리 입밖에 내 본적 없었는대요...
왜 남편의 경제력을 보지않았나-
왜 친정엄마 도움없이 애를 키울 수 없는 상황에서 애를 낳았나..
그렇게 아무도움도 안 받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친정에서 도망도 못칠거면서
왜 결혼하면 분리될거라고 막연히 기대했나..
남편도 엄마도 동생도...나도
사람은 쉬이 변하지않는데
왜 변할거라 기대하고
왜 보이는 것 이상 기대를 했는가..
지금이라도 다 외면하고 애랑 둘이서 살까?
그건 또 그대로 너무 이기적인거 아닐까?
아빠도 외할머니도 너무 좋아하는 아인대..
전 왜 지금 이 버튼이 눌려가지고..
서럽고 우울합니다.
결혼후 줄긴 했지만 이미 누적되버린 친정식구 뒷치닥거리...
매년 크고 작은 수술을 달고 사는 남편..
남편의 과소비와 식탐...
평소라면 다 그러려니 하고 제가 좀 더 열심히
일하면 되지-하는데
너무 서러움이 이상하게 몰려오는 밤..
판에 들어와서 끄적여봅니다.
그냥 임금님귀는 당나귀귀...해봅니다.